"빠질래야 빠질 수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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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질래야 빠질 수가 없지요"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12.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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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요공부방 7년, 정례법회 6년 무결석 ... 이현도 인사동 한의원장



일하는 아주머니들을 도와 손님상 치우는 게 소년의 주말이었다. 수입도 많았지만 베푸는 마음도 넉넉했던 부모 덕에 소년은 남을 미워할 줄도 몰랐다. 허나 거짓말처럼 집이 망하고, 마당 딸린 2층집에 살던 여섯가족은 남의 집 귀퉁이 월세로 옮겨야했다. ‘남을 돕다보면 내가 어려울 때 도움을 받는다’고 배웠지만, 언젠가부턴 누가 찾아오기는 커녕 얼마 안되는 돈까지 탐하려 들었다. 경제적인 어려움보다 더한 배신감과 쓰라림 속에 자란 소년은, 돈을 벌겠다, 믿지 않겠다, 독해지겠다는 결심으로 청년이 됐다.



# 겁도 없는 입교 2년차 회장직


“가장 달라진 거라면 그거죠, 독기가 빠졌달까요. 특히 일에서 유독 독해 주변 사람까지도 숨막히게 했었는데, 신기하게 교당만 가면 저절로 유연해지더라고요. 원불교에 마음 붙인 데 그 이유도 크겠지요.”


저 야무진 알짜배기 안암교당 청년회 회장을 입교 2년만에 맡아 화제가 됐던 이현도 교도(호적명 현배, 인사동한의원 원장). 원기 89년 동기 서도안 교도를 따라 화요공부방(당시 전농교당)에 왔던 이현도 교도, 첫날 김제원 교무의 강의 ‘불교와 원불교의 관계’를 듣고는 그 자리에서 홀딱 반해버렸다.


이듬해 법회에 나가면서 법명도 받았다. 그냥 다닌 것이 아니라 화요공부방은 7년 무결석, 법회는 6년 무결석. 몸과 마음 이 회상에 못박은 뒤, 그 세월동안 명동, 논현, 신림 등 한의원을 옮겨다니면서도 어쩌면 ‘급한 일 한번 없이’ 교당을 찾아온 것이다.



# 지도자를 키우는 한의사


유연해지고 부드러워진 것, 가족에게 감사를 표현하게 된 것, 그리고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한 답이 내려진 것이 이현도 교도가 진리로부터 얻은 큰 결실들이다. 이렇게 ‘아낌없는 나무’ 같이 퍼주기만 하는 원불교니 ‘출석은 최소한의 의무’라고 힘주어 말하는 그. 진리에 진정 감사한다면 교당에 빠질래야 빠질 수가 없다는 게 그의 무결석의 명쾌한 논리다.


“솔직히 한의사를 선택한 건 돈을 많이 벌어 어렸을 때처럼 망하지 않겠다는 이유도 컸어요. 그런데 이제는 대신 우리 교단을 위해 올바른 지도자를 키우는 꿈을 꾸고 있어요. 안암교당의 마음공부학사도 그런 의미고요, 교화사례발표나 강의 등 교육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늘 노력할 계획입니다.”


올해 4월 인사동에 ‘인사동한의원’을 열어 한참 입소문을 타고 있는 이현도 교도. 일만 하는 한의사가 아니라 병원의 진짜 주인이 되는 한의사, 환자의 말못할 비밀까지도 들어주는 큰 귀와 넓은 어깨의 한의사, 꾸준함과 정성심이 쌓이고 쌓여 결국 기적을 낳는 한의사가 그가 꿈꾸는 미래요, 벌써부터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우리 교단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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