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가 함께하는 천년 신앙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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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가 함께하는 천년 신앙의 가족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12.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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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부모 , 친정어머니 , 남편 , 언니 , 조카 등등 열다섯명 한 교당 ... 원남교당 이정도 , 강진형 가족



대를 이어온 가족들의 신앙년수 합이 무려 1천년을 넘는 가족이 있다. 1백년이 열 번 지나야 오는 이 긴 세월을 5대가 오롯이 채워온 이정도·강진형 부부 가족(원남교당). 각각 2남 1녀의 아들과 4녀 1남의 딸인 두 사람이 청년회에서 만나 결혼을 함으로써, 언니 동생 형님 아우 하던 두 집안은 사돈으로 맺어진다. 허나 이 집 몇 째가 군대를 가며, 저 집 몇째가 대학에 들어가는지 30년 넘게 알아온 두 집안이자 또한 한 집안. 사돈이기 이전에 숟가락 개수까지 속속들이 알아온 이웃이자 법동지인 이 오묘한 관계.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사돈 이전에 법동지


“어머니(김은신 교도)께서 항상 그러셨어요. 교도 아닌 사람과는 결혼할 생각도 하지 말라고요. 그런 분위기가 있다보니 비교도라도 언젠가 교도가 되긴 되더군요.”


일요일이면 17년째 모셔온 시부모님(정희선·이양덕)과 한동네 사는 친정어머니(김은신), 남편(이정도)과 아들 치용·민용이까지 7명이 함께 법회에 오는 강진형 교도. 교당 문 열자마자 큰언니 내외(강진옥·한원덕)와 조카(한나은·한황은), 남동생 내외(강성기·김효신)와 조카(강상용·강상철)들과 인사를 나눈다. 친정과 시집 다 합쳐 총 15명이 원남교당 소속. 여기에 시아주버님네와 작은 언니네는 각각 용인교당과 대치교당에서 각각 주인 역할을 하는, ‘일원가계도’만도 한참을 그려야 하는 알짜배기 일원가족이다.



# 1대 선진부터 5대 원남키즈까지


이 집안과 원불교와의 인연은 교단 초기부터 출발한다. 남편 이 교도의 어머니인 정희선 교도는 어머니 故 이성일행 교도로부터 ‘아버지 덕분에 내가 입교했다’고 들었다. 원기 41년 입교해 전무출신을 원했지만 오빠의 반대로 결혼을 했고, 남편 이양덕 교도와 함께 진주에서 서울로 와 원기 59년 원남교당으로 적을 옮긴다. 두 아들(성재·정도)은 물론, 큰 며느리(김의경 교도)도 입교시켜 못 이룬 서원이던 전무출신을 손자(이화용, 원불교학과 1학년)가 이루고 있다. 올해 77세, 원남교당 역사 이래 최초로 16년 무결석상을 받은 정 교도, 며느리와 함께 번동복지관 설거지 봉사활동만 십수년째다.


그런가하면 아내 강 교도 역시 증조모가 일찍이 산서교당에 입교, 아버지가 전주교당 학생회를 다녔던 뿌리깊은 집안. 원기 60년 열반한 아버지 강경진 교도는 정산종사 열반 당시(원기 47년) 영정사진을 들었을 정도로 인연이 깊었다. 열반하며 ‘음식제사 지내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 아버지, 이후 강 교도네는 모든 제사와 차례를 교당에서 지내고 있으며, 6명 손주들 모두가 한 형제처럼, 특히 첫째집 나은이와 넷째집 치용이는 한 살차이 누나 동생, 꼬마 때부터 교당 문턱에서 놀며, 어른들 조석심고 따라하다 이제는 스스로 하는 오리지널 ‘원남키즈(Kids)’다 .



# 열다섯의 마음공부, 열다섯의 기도


“갈등도 있고 힘든 상황도 오지요. 그런데 늘 종교적으로 해석을 하고 마음공부로 결론이 나요. 모태신앙은 사고구조, 틀에 영향을 주거든요. 그러니 경계를 알고 대처하는 생각의 틀이 같아 늘 쉽고 명쾌하게 결론이 나요.”


남편 이정도 교도의 말대로, 원남교당만 열다섯인 이 가족의 갈등이나 서원은 씨앗이 올라오자마자 열다섯개의 마음공부, 열다섯개의 기도로 풀어내진다. ‘이모의 시아버지’, ‘아들의 처조카’ 등등 여느 집안이라면 얼굴 한번 보기도 어려운 특별한 관계가 이 집안에는 있다. 비교도 새 가족도 자연스레 교당으로 이끄는 가풍 원불교, 오라가라 따로 없어도 늘 마주하는 따뜻함, 가족이자 교당 선후배로 서로 기도해주는 애틋함. 그러니 이 가족 모두가 힘주어 얘기하는, 교단 1백년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바로 ‘가족교화’다.


“부모님만 나오고 자녀들은 안 나오는 가족 많거든요. 내 아이들 교화를 할 수 있어야 해요. 원불교 부모님들, 이 좋은 법 자녀들에게 안 전하는 아쉬운 면들이 있어요. 모태신앙은 뚝배기 같이 한번 뜨거워지면 식지도 않고 오래 따뜻합니다. 어린이회, 학생회 때 활동했던 자녀들은 금세 이처럼 따뜻해질 수 있거든요.”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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