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는 '인연'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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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는 '인연'이어라
  • 한울안신문
  • 승인 2013.07.2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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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하, 경계로구나! ... 영등포교당 유원정 교도

소년은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저만치서 돌 위에 앉아 있는 고등학교 1학년 선배가 보였다. 소년이 다가가자 선배가 물었다.


“너 종교 믿는 게 있니?”


“아뇨, 없어요.”


“그럼 나 따라서 원불교 가자.”


그때 소년의 나이 14살, 중학교 2학년이었다.


“불가의 진리로 보면 신앙도 인연이 있다고 합니다. 왜 두말없이 따라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나하고 맞았습니다. 교무님들이 정말 진솔하셨고, 원불교를 믿는 선배들을 보니 보통 사람과는 달리 맑고 깨끗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인연이었습니다.”



# 경계를 당하여


“경계를 당할 때 처음에는 경계인지도 모릅니다. 차츰 연마해가면서 아는 거죠. 아는 순간 마음이 멈추면서 중생심이 아닌 마음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결국 원인은 나에게 있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러다보면 눈 녹듯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 교도는 솔성요론 1조의 말씀을 꺼냈다.


“저는 학생 때부터 마음에 새긴 솔성요론 1조의 말씀 ‘사람만 믿지 말고 그 법을 믿을 것이요.’를 가지고 경계를 헤쳐 나왔습니다. 못된 사람이 있으면 저 사람 못됐네. 이렇게만 보아야 합니다. 요즘은 이런 생각을 합니다. ‘처처불상 사사불공’, 모든 사람이 부처입니다. 눈에 안 차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아이고 저 부처님 왜 저래’하면 훨씬 마음이 부드러워집니다. 그런 다음엔 내가 불공을 잘못하고 있나 보다. 어떻게 불공할지만 생각하자. 있는 그대로 보자! 그렇게 마음공부를 했습니다.”



# 환경운동과 봉사하는 삶


유원정 교도는 원불교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 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창립총회를 원만히 마치는데 큰 힘을 쏟았다. 종교계에서는 처음으로 햇빛발전을 하게 된 거룩한 불사이다. 그래서 어서 빨리 다른 종교에서도 햇빛발전에 동참하고, 원불교가 환경종교라는 것을 알렸으면 한다며 환경운동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개인적으로는 무아봉공이 교도로서 실제 생활을 하는 모습이기에 나머지 삶은 봉공사업을 하고 싶다는 속내를 비쳤다. 또한 원로(영등포교당 상임고문)로서 교당이 지역사회의 문화원 역할을 했으면 좋겠고 다른 종교처럼 더 많은 개방 공간이 펼쳐져 원할 때 언제든 마음 놓고 기도할 수 있고 만남의 장도 되는 교당 모습을 보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는 교당 통폐합과도 맞물리는 이야기이다.


인터뷰가 끝난 후 유 교도와 교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다가 독경이야기가 나왔다. 기자의 지인 중에 위력이 특히 강한 독경이 있다고 믿는 분이 있는데, 기자 개인적으로도 끌리는 독경이 있어서였다. 유 교도의 답은 명확했다.


“모든 독경은 합일로 가기 위한 방법입니다.”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사람마다 근기와 경험이 다르니 다르게 느껴질 뿐 경지에 오른 사람은 어느 독경이나 똑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기자만의 독단일까. 오랜 경험과 연륜을 가진 분은 법복을 입지 않았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가 법문이었다.




이정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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