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봉공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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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봉공의 마음으로
  • 한울안신문
  • 승인 2013.09.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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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를 이은 일원가족 ... 개봉교당 한은남 교도



올해로 13년째 봉공회 활동을 하고 있는 한은남 교도를 서울회관에서 만났다. 봉공회 부회장이라는 직함을 가진 분이다 보니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봉사로 이어졌다.


“아무래도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 100일이 넘게 그 먼 길을 달려가서 캠프를 설치하고 봉사자들에게 점심식사와 간식을 제공하고 기름 제거하는 일을 한 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주저 없이 태안 봉사를 꼽는 한은남 교도.


“거기서 만났던 분들이 종교와 지역에 상관없이 무아봉공 하는 것을 칭찬하고 격려해주었던 것이 제 개인적으로 값진 경험이었어요.”


오랜 시간을 봉사하다보면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을 것 같은데 계속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자 웃음부터 터뜨린다.


“솔직히 귀찮은 면도 있었지요. 그게 말만큼 쉬운 것 아니거든요. 하지만 교법에서도 봉사하라고 했고 저 개인적으론 책임감이 더 컸던 거 같아요. 임원분들이 이런저런 일로 그만두시니 나마저 빠진다면 안 되겠구나 생각했죠.”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이제는 새로운 후진들이 들어와서 봉공회 일을 이어주고 재기발랄한 사업아이템도 개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어머니는 나의 힘


“친정어머니가 젊었을 적 임실교당을 다니셨어요. 저와 형제들도 자연스럽게 입교했지요.”


그렇게 원불교는 안 교도에게로 왔다. 그 인연으로 지금의 남편(개봉교당 교도회장)까지 만나 일원가정을 이루었으한 어머니가 장래의 남편감까지 골라준 셈이다.


올 2월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한은남 교도. 일요일 아침에 어머니와 마지막 통화를 했던 오빠가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한다.


“오늘 일요일이니 교당 가는 날이네” “예 어머니, 교당 가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교당 가서 마음공부 잘 해라”


그 말씀한 후 채 10분이 안 되어서 어머니는 열반하셨단다.


“가시는 날까지 기도생활 놓지 않으시고 끝까지 챙긴 것이 일생 동안 보여준 어머니의 모습이에요. 그런 어머니의 신앙과 모습을 보면서 제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었고 내게는 기준이 되었어요.”



# 내 인생의 모토는


“인생을 살아가는 모토는 일상수행의 요법9조와 솔성요론 13조예요.”


원불교 교도라면 누구나 아는 일상수행의 요법 9조 ‘공익성 없는 사람을 공익심 있는 사람으로 돌리자.’ 솔성요론 13조 ‘정당한 일이거든 아무리 하기 싫어도 죽기로써 할 것이요.’


이 두 가지만 잘 따른다면 다른 것은 아무 말이 필요 없는 것 같다는 한 교도. 어머니의 유훈을 전할 때 떨리던 목소리는 정전 두 말씀을 이야기하며 비로소 평온하게 잦아들었다.



이정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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