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땅에 뿌린 일원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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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땅에 뿌린 일원의 씨앗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12.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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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키스탄에 ‘원광한글학당’ 건립 / 광주 비아교당 이진선 교도



인연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겠지만 종종 거꾸로 올라가는 인연도 있다. 입교에 관해 물었을 때 당연히 ‘할머니’, ‘어머니’가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저 스스로요”였다.


“광한루 건너편에 남원교당이 있었어요. 거기서 새벽에 원불교 청년들이 검도를 하는데 어찌나 멋있던지…”부러운 마음에 일주일 따라 했다. 그랬더니 형들이 “운동했으니 이제 원불교 다녀야 돼.”그래서 법회에 참석했고 입교했다. 그 후 아버지, 어머니, 누님이 줄줄이 원불교에 들어왔으니 누가 알았으리요?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따라 부모, 누이가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올라올 줄을.



# 멈춤없이 계속


올 연초에 이진선 교도는 좌산상사님을 뵈었다. 그때 상사님 말씀 “이제는 이슬람국가에 원불교 씨앗 하나 던져놓아야 하지 않겠느냐.” 이 교도 역시 십분 공감했기에 본인의 의료기 사업체가 있던 파키스탄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한국어능력시험. 한국에 산업연수생으로 갈 사람을 뽑는데 천명 모집에 만팔천 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걸보고는결정을했다. “한국어 아카데미를 세우자. 여기서 한국어를 가르쳐서 한국에 보내면 10년 정도 지나면 파키스탄에 원불교 팬이 생기지 않겠나.”


당장 건물을 임대하고 일을 저질렀다. 말이 쉽지 무슬림이 98퍼센트인 나라에서 말 못할고충도 많았을 터. 처음 같이 참여하겠다던 몇몇 대학에서 ‘원광’이란 이름 때문에 발을 뺏고 돈줄이 막혀버렸다.


속을 끙끙 앓고 있는 그에게 부인이 덜커덩 하는 말 “집 팝시다.” 사업하는 남편보다 더통 큰 부인의 제안에 살고 있던 집을 팔고 이사, 남은 돈으로 결국 ‘원광한글학당’을 올렸다.


현재 가등록한 파키스탄인이 80명, 2층 건물에 3개의 강의실을 만들고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원불교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불문가지. 봉고차와 스마트 티비, 한국어 교사 등 여러 가지 필요한 것이 많단다.



# 그가 꾸는 꿈


“어학당에서 양성된 인원이 한국에 갔을 때 우리 조직이 지속적으로 관리를 하고 이들이 한국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원불교가 뒷받침한다는 걸 보여줬을 때 큰 힘을 발휘할겁니다.” 현재 그의 목표는 삼년을 목표로 파키스탄에 종교법인으로 등록하는 것. 현재 파키스탄 정부의 종교장관에게 이미 내락을 받았다. 원불교 이슬람 교화의 요람이 파키스탄에서 움트고 있는 것이다.


“내 생에 씨앗을 뿌려놨으니 서서히 달구자. 여기 들어온 학생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자. 지금 바로 결론을 보려하지 말고 백년을 보자. 원이백이면 우리 교당 한두 개 되게끔 바라보자. 거기 학교 하나 만들어놓고 그 안에 교당 하나 만들어서 서서히, 가랑비에 옷 젖듯이 그렇게가자.”


사업가로서 돈 벌 기회도 많았지만 지금까지 삶 자체가 양보하며 살았다는 이 교도. 그 때문에 원통해 하고 가슴 아파하기도 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머릿속에 인과관계가 들어와 있었기에 경계가 생기면 미리 답을 찾아서 간 것 같다는 이진선교도. 그의 마음속에 일원상 보름달 하나 휘영청 떠 있었다.


(이진선 교도는 오랫동안 신림교당 교도로 공부했었다.)



이정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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