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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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힘이 있다
  • 이정안
  • 승인 2015.01.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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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들의 큰언니 … 오세형 정토(서울정토회)



그땐 법회가 밤에 열렸더랬다. 어머니와 캄캄한 밤길을 걸어오면서 어린 오세형 정토는 제법 깜찍한 생각을 했다. “난 이제 다시 태어나는 거야.”,“ 지금부터 착하게 살아야지.”그 기억이 반석 되어 이 법으로 살아왔고 정토의 삶을 꾸렸다.



# 차라리 교무를 할 걸
오 교도는 결혼 후 전셋집을 총부 옆에 구했다. 총부를 지나야 집이 나오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저기서 교무를 하고 있어야 하는데 왜 정토를 했나!”하고 가슴을 쳤다. 하지만 쓰디쓴 인내의 시간은 달콤한 열매를 선물하기에 지금은“따봉, 따따봉”이라며 웃는다.



“정토나 일반인이나 결혼생활은 다 힘들고 경계가 있지요. 다만 우린 힘든 중에 확실히 공부할 수 있는 여건과 도반이 있어요.”그러기에 흔들리지 않는 힘을 갖고 있는 게 정토라는 것이다.


선배정토로서 후진을 다독이는 것 또한 그녀의 몫.“ 후진들이 교무는 일반인과 다르다는 생각으로 결혼을 하지만 교무님도 집에 돌아오면 일반남자예요. 쉬려고 오는 거예요.”하지만 이상(理想)과 결혼한 젊은 정토들은 집에서도 자신을 끌어줄 스승을 원하고, 그 세월을 살았기에 이미 알고 있는 오 정토는 선배로서 젊은 정토가 모르는 부분을 이야기해주며 손 내밀어준다.


“자신의 어려움에 갇혀 안 보이던 교당까지 살펴볼 여유가 생기면 정토는 교무와 같이 성장하고 여물어가요. 그러다 어느 순간이 되면 교무님이 정토보다 위에 있다는 걸 알게 돼요”거기서 다시 존경심이 나오고 도반 같은 관계로 접어들 수 있는 것이다. 정토로서의 생활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교법은 큰 힘이 된다. “굉장한 거죠. 아이들 마음을 상대하는 것이기에 그걸 알아주니 나도 공부가 되고 아이들도 변해요. 감동이죠”


당연히 경계도 있었지만 정전 뜻을 새기고 마음공부를 하며‘동아줄 잡듯이, 벼랑 끝에 선 사람처럼 매달렸다’는 그녀. 다시 힘을 얻었고 이젠 외롭다는 마음이 들면‘이것이 어디서 왔을까? 아, 외로운 사람을 한 번 더 봐라는 신호구나’라고 여기고 움직인다.


# 자타력 병진공부
“원기백년을 앞두고 뭔가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그렇게 찾은 것이 카카오톡을 이용한 자신성업봉찬과 교화대불공. 달리는 기차 안에서 선물로 받은 대산종사법문을 읽고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았다는 오 정토. 지금 이걸 덮으면 몇 쪽 읽고 말 것 같은 느낌에, 다음날 당장 한 공간에서 정토들이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공고를 정토회 공식 카톡방에 올렸다.



먼저 만든 것이‘법문읽고듣기방’.“ 정토 각자가 한권씩 책을 정해서 어디까지 읽었는지를 알리고 가장 마음에 와 닿는 법문과 다짐의 글을 올렸어요.” 많은 정토들이 동참해주었고 같이 공부하니 그들은 타력이 되고 자신은 자력이 길러지는 효과를 얻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홀로가 아닌‘같이’하기에 이 공부가 힘들지 않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얻어 기운이 팍팍 생겼다. 그 외 좌선시작과 끝 시간을 올려주는 좌선방, 조석심고방, 상시응용주의사항방, 정기일기방, 원불교수행일기방 등 오 정토의 스마트폰 바탕화면은 공부앱으로 가득 차 있었다.


교당이 거기에 있어서 교당이 아니라 내가 공부하고 있기에 지금 바로 이 순간, 이 카톡방이 바로 교당이라는 산 공부법을 오세형 정토는 보여주고있었다.


이정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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