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때문에 즐거운 그녀
상태바
일 때문에 즐거운 그녀
  • 이정안
  • 승인 2015.01.29 0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교당의 팔방미인 … 강남교당 이여진 교도



가끔씩 그런 사람이 있다. 맥도 빠지고 기분까지 안 좋은데 얼굴을 본 순간, 반 감겼던 눈이 떠지면서 나도 모르게 정신이 번쩍 드는. 이여진 교도가 그랬다.


학교(청담고등학교) 윤리 교사와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봉사활동, 강남교당의 재가교역자 훈련진행에 서울교사회 회장, 게다가 얼마 전 EBS 교육방송에서 함께 강의했던 선생님들과 펴낸 3번째 책(대학으로 가는 길, 풀빛출판사)까지. 다른 사람 같으면 벌써‘애고고 나 죽네’소리가 절로 날 것 같은데, 지친 기색 하나 없이 토요일 오후 시간을 내주는 그에게‘슈퍼울트라에너제틱’이란 단어가 그냥 붙은 게 아니구나 싶었다.



# 이제 시작


그는 얼마 전 신임 서울교사회 회장으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신임회장으로서 회원증대와 교사회 활성화라는 두 가지 중책을 맡긴 했지만 그의 관심은 뭐니뭐니해도‘인성교육’이다.


“요즘 인성, 인성하잖아요. 원불교법이 인성교육과 접목할 부분이 참 많아요.”그래서 매주 첫 번째 토요일에 다함께 모여서 아이들의 인성을 함양하기 위한 방법을 개발하고 어떻게 현장에 적용시킬지에 대한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낸다. 자연히 원불교 공부법인 마음일기와 사례담발표를 통한 경험의 공유는 덤이다. 뿐만 아니라 향초와 천연비누 만드는 법을 참가 선생님들에게 가르쳐서 학교에서 써먹을 수 있게 도와줄 계획도 짜놓았다. 원래가사람과 함께 일하는 걸 좋아하는 그의 성격이 이런 일을 하게도 하지만 사실 그의 왕성한 활동은 소문난 강의실력만큼이나 오래 되었다.


“문제학생이 징계 받는 경우 거의가 청소로 끝나요. 저는 그 대신 머리띠나 삔 등 헤어악세사리를 학생이 만들게 해서 그걸 보육원에 보내고 그 사실을 알리지요.”벌 대신 봉사로 죄를 뉘우치게 하는 그만의 방법인데 보육원 아이들도 반응이 너무 좋고 학생들이 느끼는 보람도 크다고 한다.


이런 그를 남들이 먼저 알아봐서 강남구구청장상에 교육부장관상, 모범공무원상까지 받았으니 할 것 안할 것 다하고 누릴 것 다 누리고 사는 분 같다.



# 일은 나의 것


어디서 그런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기냔 질문에 “타고난 거죠. 태생이 쾌활해서 묻어두질 않아요”한다. 오히려 옆에 있는 사람들이“힘들지 않냐, 이제 그만 일 벌려라”고 말리지만“오늘을 즐겨라. 오늘 할 수 있는 만큼 여한없이 하자 ”학교든 교당이든 어디서든 일하는 게 좋고 이젠 쾌락주의가 이해될 정도라고. 그렇기에 매순간 자신을 돌아보는 원불교 법은 그의 정신을 돌보는 또 다른 축이다.



“원불교에서 경계가 생겼을 때 멈추라고 하잖아요. 스스로 왜 흔들리지? 어떤 게 안 돼서 이러는 거지? 어떻게 하면 이 문제가 해결될까? ‘성찰’을 하게 되는 거죠.”그런 무수한 살핌 속에서 나를 괴롭히는 사람은 결국‘나’라고 방점을 찍게 된다고. ‘별거 아닌 걸 가지고 그걸 이루려고 내가 이러는구나’하고 툭 거울 속에 던져놓고 바라보는 것이다.



그래도 정 안 된다면? “그 상황을 피해야 해요.”이여진 교도가 쌩긋 웃으며 말했다.


아 그렇구나. 부처님도 그랬다고 들었다. 수행을 하다 잠이 오면 어떡하냔 제자의 질문에 이 방법 저 방법 쓰다가도 안 되면 그냥 자라고. 그게 답이라고.


이정안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