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살고 법에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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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살고 법에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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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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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악으로 교법 실천하는 … 분당교당 조대근 교도



종교와 음악의 결합은 오래되었다. 음악은 종교에 성스러움을 더해 주었고 신앙은 음악에 깊이를 더해주었다. ‘초월’을 지향한다는 공통점이 있기에 그 둘의 결속이 오래도록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서양음악이 카톨릭의 세례 속에 천년의 시간을 넘어 현대음악의 뿌리가 된 지금, 이제 갓 100년을 맞이한 원불교 음악에 대해 분당교당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조대근 교도와 이야기했다.


# 성가는 법과 열


성가에 대해 정의해 달라고 하자“법과 열이지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법과 열이라니, 무슨 말인가 했지만 제대로 핵심을 짚었다. “성가는 그날 법회의 설법의 핵심을 농축한 에센스입니다. 그런데 그걸 교도님들이 잘 못 느끼세요.”쉬었다 가는 코너 정도로 생각하는 교도들에게는 정신이 번쩍 들 죽비였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두번의 유학에서 각각 성악과 합창을 수학한 조 교도가 비전문가 교도들을 이끌고 음악을 한다면 말 못할 고충도 부지기수. 초기에는 자신이 원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할지 아니면 교도들이 행복해하는 것으로 양보할지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을 했다. 이젠 시간이 흘러‘물처럼 부드럽게 흘러가야 한다’ 는데 공감하게 되었고 지금은 열성적인 몇몇 교도분을 보면서는 스스로의 모습을 뒤돌아 보기도 할 만큼 여유가 생겼다. “어떤 교도분이 밤늦게 전화를 했어요. 어디에 가서 누구의 노래를 듣고 왔다. 그 사람 발성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그 소리가 어떠냐?”듣고보니 그런 열정이 젊은 시절 자신의 모습이었다고. 타성에 젖은 자기를 채찍질하고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 음악에도 원불교인의 특징이



합창단을 꾸리면서 발견하게 된 원불교인의 특징 하나. 어느 합창단이나 연습을 하다보면 파열음을 내기 마련이지만 원불교 합창단은 물처럼 두리뭉실하게 부드럽게 흘러간다고했다. “일반합창단은 내가 잘하니 돋보여야겠단 생각으로 튀어나오는 소리도 많고 지휘자가 지적하면 난 잘했는데 오케스트라가 못해서 그렇다며 인정을 안 해요.”그런데 원불교합창단은‘내가 못해서 어떡하죠’로 시작하고 지휘자를 중심으로 뭉치려는 경향이 강해서 같이 묻어가려 한다는 것이다. 그걸 장점으로 생각한다면


‘화합이 최고의 재주’라는 대종사님 말씀대로 큰 힘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진취적이지 못하단 약점이 되기도 해서 그 둘을 잘 조율하는 것이 중요한 일일듯 했다.


# 원불교 음악의 정체성


“우리 음악엔 국악적 요소가 있어요. 원불교가 세계적으로 나갈 걸 염두에 두었을 때 국악적 요소가 엄청난 도움을 줄 거예요. 세계인들도 국악적 요소가 드러날 때 저것이 원불교 음악이다 라고 알 거예요.”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음악을 흡수해서 지금 것을 기반으로 세련되게 발전시켜 나가야 하고 그랬을 때 세계적 종교의 음악으로서 확실한 힘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성가를 이렇게저렇게 불러달라고 요청이 들어올 때면 지휘자로서 여러 사람의 마음에 들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느낌대로 할 것인지 아직도 고민하는 조 교도. 그것이 생업을 가진 생활인과 예술을 하는 음악가사이에서 벌어지는 고민이란 생각과 함께 한편으론 오히려 그 점이 그를 음악가답게 만드는 요인이어서 역설적이었다.


이정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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