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응용 주의사항 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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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응용 주의사항 6조
  • 한울안신문
  • 승인 2001.07.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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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 김주원 교무"교정원 부원장


반갑습니다.
대종사님께서 내주신 교리 가운데, 우리 교단에서 아주 많이 쓰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훈련’이라는 단어입니다. 훈련법은 대종사님 법을 만나기 전의 ‘나’와 ‘대종사님 법을 만나 이렇게 살아야겠다 마음먹은 나’ 사이를 가깝게 좁혀주는 길입니다. 과거의 나의 습관을 고쳐 법으로 질 박은 삶, 훈련된 삶, 기질 변화된 불보살의 인격으로 고쳐가야 하는데, 그 방법이 바로 훈련입니다.
누가 여러분에게 “원불교에서는 어떻게 수련하느냐?”하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원불교의 수련법은 훈련법입니다. 훈련법이란 대종사님의 모든 교의를 실천해 나가도록 나의 몸과 마음을 연습시키는 것입니다.
훈련법에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정기훈련과 상시훈련입니다. 과거에는 주로 정시훈련을 위주로 했습니다. 그런데 대종사님께서 두가지로 훈련법을 주신 것은 시간과 장소를 정해 훈련하기도 하고, 우리가 일상생활 해나가는 중에도 마음공부와 마음단련을 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대종사님의 훈련법은 정기훈련도 해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시하고 중점을 두어 밝힌 것은 상시훈련입니다. 상시훈련하는 마음의 체가 잡히지 않으면 원불교에 들어와 마음공부를 한다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훈련으로 삼학실천
상시응용주의사항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처음 받든 뒤 정전을 공부해보니 원불교의 수행법은 단 한가지, 삼학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 어떻게 수양을 하고, 언제 어떻게 연구를 하고, 언제 어떻게 취사하여 마음에 삼대력을 얻어 내 인격화하고 법을 실현할 것인가하는 구체적인 방법이 바로 훈련법입니다.
우리가 좌선을 한다고 하면, 무엇에 근거해서 좌선을 해야 할까요? 정전 「좌선법」을 보고 그 법에 의해 선을 해야 합니다. 또 일기를 한다고 하면, 정전 「일기법」에 바탕해 일기를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생활에서 마음공부 한다고 하면 무엇에 바탕해서 해야 합니까? 일상생활에서 마음공부를 한다고 하면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합니까? 네, 삼학도 맞는 말씀이시고, 일상수행의 요법도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더 구체적인 대답은 바로 「훈련법」입니다. 「타력생활을 자력생활로 돌리자」고 하는 것은 공부의 방향이요, 공부길이지 수련법은 아닙니다. 돌리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삼학을 실천하는데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은 바로 훈련입니다. 일상생활 가운데서 수행하는 것은 바로 상시응용주의사항 6가지로, 이것이 바로 삼학을 실행하는 방법입니다.

상시응용주의사항 6조
그러면 이제 그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교당 안에서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기 훈련입니다. 교당 문 밖을 나서면 바로 상시 훈련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공부는 어느 때 합니까? 정기와 상시, 즉 어느 때나 하는 것입니다. 지금 이 공부, 정기훈련은 참다운 공부를 하기 위한 공부입니다. 공부를 하기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이 곧 훈련이지요.
어떤 교도님은 사업이 잘 안되어서, 집안이 복잡해서 공부를 할 수 없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공부할 때가 따로 있습니까? 그 때도 역시 공부 중인 것입니다.
상시응용주의사항이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상시에 응용할 때 주의해서 하라는 말씀입니다.
응용이란 경계에 응해서 마음이나 몸을 쓰는 것을 이르는 말이요, 주의란 잊어버리지 말고 마음에 챙기라는 것입니다.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
「1. 응용(應用)하는데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를 주의할 것이요,」
6가지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1조입니다.
경계에 응해 마음이나 몸을 사용한 결과는 죄와 복으로 나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죄를 덜 짓고 복을 지을까요? 일을 당해 마음을 어떻게 썼느냐 하는 것이므로 취사가 핵심입니다. 마음을 잘 썼으면 진급과 은혜가 될 것이고, 잘 못 썼으면 강급과 해독이 될 것입니다.
마음을 잘 쓰려면 그 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이 ‘어떻게 쓰는 것이 잘 쓰는 것인가’라는 판단이 있어야 합니다. 내 마음에 바른 판단이 서 있어야 합니다.
어떤 상태에서 바른 판단이 나오기가 쉽겠습니까? 온전한 상태여야 바른 판단을 하기 쉽겠지요. ‘온전·생각·취사’ 이 세 가지가 함께 어우러져 ‘바른 취사’라는 결과로 나와야 합니다.
제가 선이 잘 안됐습니다. 기운이 잘 안 내려가더라고요. 나이 40이 좀 넘자, ‘금생에 선해서 힘 얻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스승님께 그 말씀을 드렸더니 스승님께서 이런 얘기를 해주시더군요. 어떤 사람이 밥을 먹는데, 밥그릇의 반을 먹어도 배가 안 부르고, 3분의2를 먹어도 안 부르더랍니다. 그래 계속해서 먹다가 마지막 숟가락까지 다 먹고나니 그제서야 배가 불렀습니다. 그 때 그 사람 하는 말이 “내가 잘못했다. 먹어야 배도 안 부른 윗 부분을 떠내 버리고 아래 부분의 밥만 먹을걸 그랬다”
한숟갈 떠 먹으면 우리가 잘 느끼지는 못하지만 이치적으로 한숟갈 만큼 배가 부른 것입니다. 한시간을 선을 하면 한시간 한 만큼 공부가 된 것이고, 30분을 앉아 있으면 또 그만큼 공부가 된 것입니다.
그 말씀을 들은 후로는 ‘된다, 안 된다’하는 생각을 안 하게 되었습니다. 하면 한 대로 된 것 뿐이지요. 되는 사람이나 안 되는 사람이나 대종사님께서 알려주신 방법대로 하고 또 하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좌선은 좌선법대로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경계를 당해 마음을 어떻게 씁니까? 그건 아마도 여러분들 마음대로 살고 있을 것입니다.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를 주의해야 하는데, 경계를 당하면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지요. 그 습관적으로 나오는 마음은 한번 쓴 기질이 뭉친 것입니다.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한번 그 길을 밟고 두 번 밟고 해나가다 보면 그게 힘이 됩니다. 그렇게 되려면 먼저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경계를 당하면 마음을 온전히 하고 바르게 생각하여 취사를 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 노력이 바로 공부입니다.
바르게 판단하려고 해도 자기가 갖고 있는 생각의 한계를 넘는 생각은 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첫째, 진리와 법에 표준을 두고 생각하고 판단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두번째는 단선적 생각을 돌려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궁글리는 공부라고 합니다.
세상에 전적으로 좋은 것이나 전적으로 나쁜 것은 없습니다. 단정된 것, 또 단절된 것도 없습니다. 인연이란 끊어질 듯 이어지고 끊어질 듯 이어지는 것입니다. 사물을 놓고 판단할 때 대체로는 나타난 현상만 보고 판단합니다. 나타난 현상보다는 그 근본 바탕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나타난 현상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전체적인 본질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생각을 깊고 원만하게 해나가면 근본 바탕을 보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을 당해 취사를 해나가는 근본에는 영생의 문제와 인과의 문제에 대한 내 마음의 믿음과 판단이 있어야 잘 하려는 노력이 있기 마련입니다. 내가 지은 것이 반드시 내게 돌아온다는 것을 안다면 가벼이 생각할 문제는 아닙니다. 내 마음을 쓰는데 마음을 안정시키려 노력해보고, 바른 판단을 하려고 노력해보고, 바른 실천을 하려 노력해보는 것 그것이 곧 공부입니다.

형세보아 미리 연마
「2. 응용하기 전에 응용의 형세를 보아 미리 연마하기를 주의할 것이요,」
일을 당해 ‘온전·생각·취사’를 잘 하기 위해서는 일을 당하기 전에 미리 그 형세를 봐서 준비하라고 하셨습니다. 준비할수록 여유가 생기는 것입니다.
일의 준비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하루 앞, 또는 한달 앞 등으로 구체적으로 정해진 일이 있지요. 그러면 그 일에 대해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물심예축(物心豫畜)이란 말씀이 있듯이, 경제든 마음이든 몸이든 앞으로 닥칠 모르는 일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어떤 한 일에 진력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공부인은 항상 뒷날의 여지를 남겨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것 역시 준비 공부의 하나입니다.
대종사님께서 교법을 짜신 것은 장차의 회상을 준비하신 것입니다. 준비 공부를 참으로 잘 하는 이는 내생에 닥칠 일까지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경전법규 연습 주의
「3. 노는 시간이 있고 보면 경전·법규 연습하기를 주의할 것이요,」
3조와 4조는 미리 연마 공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3조 말씀은 일을 당해 취사하기 전에 미리 공부 방향길을 경전을 통해 찾으라는 말씀입니다. 또 하나 시간적으로 허송세월하는 것을 방지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면, 노는 시간이 없을 때는 당연히 1,2조로 복을 짓는데 주력을 해야 하고, 여유가 생기면 지혜를 장만하는데 그 시간을 쓰라는 말씀이지요.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24시간이 주어집니다.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인생이 크게 달라집니다. 죄짓거나 무명 쌓는 데 시간을 보내며 허송세월 하지말고 복과 지혜를 장만하며 가치 있게 시간을 쓰는 교도님들 되시길 바랍니다.

의두연마 주의
「4. 경전·법규 연습하기를 대강 마친 사람은 의두 연마하기를 주의할 것이요,」
대강 마쳤다는 것은 어느 정도를 말하는가 하면, 처음 경전공부를 시작하면 경전에 쓰인 단어 뜻도 잘 모르고 전체 법문 말씀도 왜 그렇게 하셨는지 모릅니다. 그러다가 차츰 경전공부를 해나가며 단어 뜻도 알아지고 이 법문을 왜 하셨는지 대체로 그 대의가 짐작이 됩니다. 이렇게 경전의 뜻이 어느 정도 알아지기 전까지는 단어 하나, 의미 하나 공부를 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 경전의 대의가 알아지면, 의두 연마 즉 진리의 깊은 경지까지 공부를 하라는 말씀입니다. 이 경지는 분석해서 다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원상 서원문에 ‘유무초월의 생사문’이라 되어있는데, 단어 뜻을 찾아 해석한다고 해서 그 실제를 다 안 것이 아닙니다.
대체로 추리와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는 공부를 어느 정도 마치면 더 깊이 진리의 의미를 알도록 내 속에 담아두고 연마해야 합니다. 계속 연마하면 확실히 알았던 것도 그 의미가 더 명료해지고 지혜가 깊어지게 됩니다.
의두연마는 진리에 대한 확실한 표준을 세울 수 있게 합니다. 경전 법규를 통해 진리 공부를 하고 의두 연마로 깊이 진리를 깨쳐가야 합니다.

염불 좌선하기를 주의
「5. 석반 후 살림에 대한 일이 있으면 다 마치고 잠 자기 전 남은 시간이나 또는 새벽에 정신을 수양하기 위하여 염불과 좌선하기를 주의할 것이요,」
5조는 수양공부를 하라는 말씀입니다. 대종사님께서는 3학으로 수행길을 열어주시고 생활속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생활 속에서 공부해나가되 수양에만 전념하는 시간을 언제로 하느냐? 아침과 자기전에 하라는 말씀입니다.
수행의 요도는 인생의 가장 필요한 길입니다. 수양을 하게 되면 신령스러운 힘이 길러집니다. 진급되고 정신이 맑아지게 됩니다. 내생에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바란다면 수양을 해야 합니다. 또, 수양을 하게되면 업력이 녹아납니다. ‘동기상응(同氣相應)’이라, 업이 생기면 또 다른 업을 끌어당기기 마련입니다. 선과 염불로 항상 수양을 하는 사람은 좋은 기운이 일어나서 주변의 좋은 기운도 끌어들입니다.

처리건 실행대조
「6. 모든 일을 처리한 뒤에 그 처리건을 생각하여 보되,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에 실행이 되었는가 못 되었는가 대조하기를 주의할 것이니라.」
6조는 위의 5가지를 주의해라, 주의했는지 대조해라 하는 말씀입니다.

이 6가지 공부가 생활하면서 수양하는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대산종사님 말씀을 전해드리며 마칠까 합니다.
“수신은 천하의 근본이 된다, 각자의 마음을 잘 쓰게 하는 용심법이라야 사주팔자를 뜯어고쳐서 인간을 다시 개조하게 된다, 대종사님 말씀하시기를 ‘과거 천생에 할 공부를 이 회상에서는 단생에 할 수 있고, 평생에 할 공부를 정성만 들이면 쉽게 이룬다고 하셨으니 이 공부법이라야 천여래 만보살이 배출하게 될 것이다’”하셨습니다. 대산종사님께서는 “만약 상시응용주의사항 6조로 이루지 못하면 내가 죽은뒤 무덤을 파헤쳐서라도 내게 그 책임을 물으라”고 하실 정도로 이 법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이 6조항은 대종사님께서 평생을 통해서 하신 공부길이요, 영생의 공부표준이니 누구나 스스로 성불하여 영겁에 불퇴전 되도록 하신 법입니다. 이 법대로 공부해나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이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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