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에 되새기는 법인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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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 되새기는 법인 정신
  • 한울안신문
  • 승인 2001.09.0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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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박정훈교구장


오늘 법인절을 맞이하여, 법인의 뜻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법인의 의미는 법계의 인증을오늘에 되새기는 법인 정신 받았다는 것입니다. 대종사님과 9인 선진님께서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기도를 올려 백지혈인(白指血印)을 나툰 것이 곧 법계의 인증을 받으신 것입니다.
우리가 학교나 회사를 세울 때, 관계당국으로부터 인·허가를 받아야 뜻과 같이 이룰 수 있
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부처님의 경륜으로 제도 사업 하는 일은 허공법계로부터 인가를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대종사님의 법은 허공법계로부터 인증을 받으셨기 때문에 대종사님의 법을 펴는 사업은 세
계, 우주 어디에서 한다고 해도 모든 사람들이 환영하기 마련입니다. 우리 회상에서 이 법인
의 날을 기념하고 이 정신을 이어 받아 대종사님의 일원대도를 두루두루 전하도록 합시다.

대신봉(大信奉)정신
법인정신이란 무엇인가?
첫째, 대신봉(大信奉)정신입니다.
스승과 법과 회상을 위해 죽어도 여한없다는 정신으로 살아야 합니다. 제가 전무출신을 서
원하여 원광대 교학과 1학년에 다닐 때였습니다. 백양사로 수학여행을 갔습니다. 백양사의
송만암 스님이 저희들의 인사를 받으시고는 “원불교를 창설하신 소태산 대종사님께서 아홉
제자더러 죽으라 하니 한 사람도 다른 뜻이 없이 다 죽겠다고 했다던데, 나는 상자 상손이
수십명인데 함께 죽자고 해도 죽을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대종사님이 얼마나
위대하신 분인지 알 수 있다. 원불교는 무궁무진한 발전을 이룰 것이다”라며 격려를 해주
셨습니다.
대산종사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출가 재가 동지 가운데 이 회상과 법을 위해 죽자고 하면
조금도 여한없이 죽을 사람이 누군가 적어봐라”하신 적이 있습니다. 우리도 이 법과 이 회
상 위해 죽자하면 지금 이 순간 여한없이 죽겠는가 생각해봅시다.
생각해보면 저는 “그러겠습니다”라는 대답에 토가 떨어졌습니다. 그것이 언제인가 하면,
약 25년전 제가 총부 교화부장으로 재직할 때였습니다. 대산종사님을 모시고 제주도로 대법
회를 보러 갔습니다. 하루 전날 도착하여 잠을 자는데 새벽에 누가 급히 문을 두들기는 것
이었습니다. 교화부장을 찾는데 이유인즉 대전보화당에 불이 나서 보화당 뿐 아니라 이웃집
까지 아홉 채나 불타버렸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전보화당은 교화부에서 교화사업을 위해 설
립한 업체로 교화부장인 제가 바로 대전보화당 사장이었습니다. 그 소식을 들이니 앞이 캄
캄하고 정신이 다 아득하였습니다.
배를 타고 대전을 향해 가는데, 휘영청 달은 밝고 홀로 갑판 위에 올라 생각하니 ‘중이란
세상일 다 놓고 한 생 일없이 살다 가는 것인 줄 알았는데, 중으로 나와 세상일 중에서는
이보다 더 큰일이 없을 만한 일을 당했구나’싶었습니다. 당시 문제거리이던 남한강 문제보
다도 대전보화당 문제가 더 큰 일이라 했습니다. ‘저 넘실거리는 검푸른 바닷물에 뛰어들
어 대전보화당 문제만 수습된다고 하면, 하나도 여한없이 열 번이라도 뛰어들겠다’는 생각
이 절로 들었습니다. ‘대도정법 회상을 위해 조금도 여한없이 죽겠는가’하는 질문에 토가
떨어져야 합니다.

대단결(大團結)정신
두번째, 대단결(大團結)정신입니다.
대종사님과 9인 선진님은 10인이 한마음이셨습니다. 한 분도 뒤로 후퇴한 분이 없었습니다.
서울원음방송국을 설립하는데, 남자 여자, 할머니 할어버지, 국내인 국외인, 출가·재가, 유
지지사, 어린이, 심지어 허공에 계신 영령들까지 ‘나도 한 몫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정·탄·백 사업을 하고 난 뒤 어려운 처지임에도 또다시 “이 일을 하자”하니 모두 일단
의 정성을 다 하셨습니다. 이것이 대단결정신입니다. 이렇게 하면 세상에 못 이룰 일이 하나
도 없을 것입니다. 그 결과 불과 몇 달 안에 누가 했는지도 모르는 사이 이렇듯 크게 이뤄
내신 것입니다.

대봉공(大奉公)정신
셋째, 대봉공(大奉公)정신입니다.
크게 공을 받드는 정신입니다. 공이란 전체라는 뜻입니다. 가족주의 시대는 가족을 위하는
것이 대공심이었고, 부족주의 시대는 부족을, 민족주의 시대는 민족을, 인류주의 시대는 인
류를 위하는 것이 대공심이었습니다. 세계주의 우주주의 시대는 세계와 우주 전체를 위하는
것이 대 봉공 정신이 됩니다.
대종사님 법은 우주 만유 삼라만상을 다 위하는 정신입니다.
우리는 대신봉 대단결 대봉공의 정신을 그대로 체받고 실행해가야 하겠습니다.

작은 일부터 인증받아야
그런데 이 정신을 실행하여 법계의 인증을 받는데는 순서가 있습니다. 바로 이소성대로, 즉
작은일부터 차츰 차츰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자인연후에 인천인지(自認然後 人天認之)라. 스스로 인증을 받은 연후에 사람과 법계로부터
인증을 받게 될 것입니다. 지극한 정성은 감동을 주기 마련입니다. 스스로 감동되면 자기 눈
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우리 교무님들, 검정 치마에 흰 저고리 입고 무연지에 개척교화 나가셔서 간첩이라는 신고
를 받으면서도 참고 법을 펴 나가며 동지를 규합하여 마침내 법당을 짓고 봉불 낙성식을 하
게 됩니다. 그 때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복받쳐 법신불 전에 겨우겨우 봉고문을 올
립니다. 이 공부 이 사업하는데 일천정성을 다 기울인 결과입니다.
무슨일을 하든 자기 정성에 자기가 감동되어야 다른 사람도 비로소 거기에 눈물을 흘려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40여년전 대종경 편수사무를 볼 당시 점심시간에 라디오를 틀었는데, 마침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 오륜대회 마라톤 실황 방송이 중계되었습니다. 광복직후라 대일감정이 좋지 못한 때
였는데, “대한의 건아 이창훈 선수. 선두로 달리고 있습니다. 왼 발 오른 발, 역사적 발걸음
을 내딛고 있습니다. 2시간 32분 55초. 골인. 골인입니다. 지금 일본 동경의 하늘에 우리나라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습니다. 조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 기뻐하십시요”라는 아나운서의 목
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그 방송을 듣다보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룩 흘렀습니다. 그 때,
이창훈 선수는 골인을 하고 기절을 했습니다. 얼마나 정성과 힘을 다해 달렸으면, 골인하고
기절했겠습니까? 그랬기에 모든 사람의 뇌수를 자극하여 눈물을 자아낼 수 있었던 것입니
다. 이튿날 중앙지에 실린 기사 제목은 ‘골인 순간 라디오 듣던 사람 한결같이 눈물 흘리
다’였습니다.
또, 판소리 춘향전을 듣다보면 꼭 눈물을 흘리게 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몽룡이 거지가 되
어 나타나자 춘향모가 옥에 갇힌 춘향에게 “왔다 왔어, 서방인가 남방인가 거지가 다 되어
왔다”하자, 춘향이 말하기를, “아이고 어머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집에 가면 은반지도 있
고 금반지도 있으니 그것 팔아 뭣도 해주고 뭣도 해주고…. 저는 지금 죽어도 하나도 한이
없습니다”
이 대목에서는 다 울기 마련입니다. 춘향이가 도령을 사랑하되 거지가 되어 나타나도 변함
이 없습니다. 죽어도 내 사랑이요, 살아도 내 사랑입니다. 그러므로 스스로가 감동하고 남도
감동시키며 천하를 감동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탕 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 7년이나 가뭄이 계속된 적이 있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어찌
하여 비가 안 오는지 점을 쳐보라고 했더니 일관이 “천하 사람 가운데 한 명을 희생하여
제사를 올리면 비가 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탕 임금은 “무슨 소리냐, 짐이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천하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인데…. 과인
이 스스로 희생해야겠다”하고, 흰 옷을 입고, 흰 말이 끄는 흰 수레를 타고 상전으로 가
“제가 부덕하여 가뭄이 들어 천하 사람이 고통받고 있습니다”라고 자탄의 기도를 올렸습
니다. 기도를 올린 후 자결을 하려는 순간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하느님이 내려 주
신 비는 하느님이 감동해서 흘린 눈물이 비로 화한 것입니다.
대종사님과 9인 선진님께서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기도 올려 백지혈인(白指血印)을 나툰 것
은 허공법계에서 감응되어 흘린 눈물이 핏자국으로 어린 것이라 생각합니다.
공부 사업 할 때에 자기가 감응하고 사람이 감응하고 그 다음에 우주 허공법계가 감응하게
됩니다. 이것이 순서이기 마련입니다. 즉, 모든 일을 할 때 스스로 감응하는 것이 가장 선결
요건이 되는 것입니다.
9인 선진께서 허공법계의 인증을 받으신 날, 우리도 크게 허공법계 인증받아 광대무량한 낙
원세계 건설을 앞당기도록 노력합시다. 감사합니다.
<정리: 이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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