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삶 나의 행복-박청수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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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삶 나의 행복-박청수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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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5.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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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인생 40년(25)
인도의 히말라야 설산 라다크에 우리의 겨울옷 보내기 운동은 봄에 산불 번지듯이 번져 나갔다. 설산 사람들을 위해 옷을 모으는 동안 참으로 많은 단체와 개인들이 참여했다. 그 중에서도 계성초등학교 최루시아 교장 수녀님이 ‘작아서 입을 수 없는 겨울옷을 히말라야 설산 어린이들에게 보내자’는 운동을 펼쳐 모은 옷이 더욱 고마웠다.
라이온스 K지구 여러 회원들도 옷을 현장에서 가려 포장하느라 북적댔고, 원불교의 은혜심기본부 최경도 교무님은 익산에서 서울까지 원정을 와 우리를 기쁘게 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임직원, 서초구 삼풍노인대학, 서울 농촌지도소 텃밭모임, 불이회, 삼성의료원 중견 사원, 삼성정관 여직원들, 한신공영 여직원들, 그리고 미아샛별어린이집과 원광샛별어린이집 학부모들의 정성도 합해졌다. 개인적으로는 강남교당의 오명조 교도님과 천주교 김기수 청량리 할머님의 정성이 놀라웠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부인 홍라희 여사께도 옷 보내기 운동에 도움을 청했다. 홍 여사는 농을 다 비워 보낸 것처럼 많은 옷을 보내왔는데, 역시 부자집에서 나온 옷들은 모두가 새 옷처럼 좋았다.
오늘날 원불교 여성회장인 한지성님은 친구들의 옷을, 이현재 전 총리 부인 김요한 여사는 집안 대소가 여러 집의 옷을, 정재문 의원 부인 박정완님은 사돈댁 옷까지 모아 오는 정성을 보였다. 원불교신문의 광고도 그 반응이 나타나서 전국 여러 교당에서는 옷을 고속버스편이나 철도편으로 보냈다는 소식이 빗발쳤다.
히말라야 설산 사람들에게 옷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던 무렵 10월 어느 날, 삼성그룹의 신경영 간부연수팀 27명이 미아샛별어린이집에 시찰차 내방했었다. 그때 어린이집 원장을 맡고 있던 나는 시찰차 온 손님들에게 히말라야 설산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에게 보낼 옷을 모으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 연수팀에는 제일합섬의 김상도 사업부장도 함께 있었다. 히말라야 사람들 소식을 알게 된 그분은 1만5000여점의 새 옷, 시가 1억300만원어치를 희사하겠다는 기쁜 소식을 알려왔다.
비가 구질구질하게 내리던 어느 날 제일합섬 임직원들은 1만5000여점의 새 옷을 여러 트럭에 싣고 와서 그 무거운 상자를 지하실까지 운반해 주었다.
히말라야 사람들에게 보낼 따뜻한 이불을 모을 때는 맨 먼저 강남교당 교도님들이 두터운 솜이불을 모두 챙겨왔고, 가톨릭의 엠마우스에서도 수백장의 새 담요를 보내와 침구류만으로도 한 컨테이너를 채웠다.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온정으로 모아진 옷은 컨테이너 6개 분량이 되었다. 그러나 그 많은 옷들을 히말라야 설산까지 보내는 데는 미쳐 예상치 못한 많은 송료가 필요했다. 그 송료는 고맙게도 삼성물산에서 기꺼이 협력해 주어 우리가 모은 따뜻한 겨울옷을 히말라야 설산까지 보낼 수가 있었다.
나는 설산 라다크에 지난 10여년 동안 쉼 없는 정성을 쏟았다. 마치 내가 아니면 누가 그들을 돌보랴 하는 심경으로 아까운 줄 모르고 우리나라의 넉넉함을 부족한 그들에게 퍼날랐다. 그리하여 이제는 산촌의 어린이 450여명이 초·중·고등 기숙학교에서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50병상의 종합병원도 생겨 설산 사람들도 현대 의료의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과 세월, 그 시간과 세월을 라다크 설산 사람들에게 바친 보람이 크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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