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두요목-최정풍
상태바
의두요목-최정풍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02.08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돈 안되는 의문


의문이 없거나 그 의문을 풀려고 고민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 의문을 보면 대개 돈이 되는 내용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의식주를 책임져야 할 어른이 되면서부터는 그 주제는 대개 의식주에 집중됩니다.


휴대폰을 만들며 통화품질에 대한 연구를 하든지, 줄기세포를 연구하든지 그 이면에는 경제적 이익이 있음을 우리는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의문들 덕분에 우리는 좀더 나은 삶을 살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실용적 고민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요즘 돈으로 연결되기 힘든 인문학은 위기라고 합니다. 이런 세태 속에서 과연 ‘마음이 곧 부처라 하였으니 그것이 무슨 뜻인가?’, ‘부모에게 몸을 받기 전 몸은 그 어떠한 몸인가?’와 같은 전혀 돈 안 되는 의문을 갖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부처님께 사업이 잘되기를 바라는 것은 모르되, 부처가 무엇인지는 알려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모습인지도 모릅니다. 내 한 몸의 건강은 걱정하지만 내 본래면목 찾기나 생사해탈 등의 근본적인 의문은 사치스러운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 우리의 모습인지도 모릅니다.


돈이 되지 않는 의문! 쓸 데 없어 보이는 질문! 그 해결을 위해 고민하는 것, 사람됨의 이유이고 특권인데…. 이런 의문, 고민 없이 살면 혹시 부유한 삶을 살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한 순간에 땅을 치며 지나온 일생을 후회 할 수도 있습니다. 뿌리 없는 삶이 될지도 모르는 것이죠.


정전에는 20가지의 대표적인 의두가 있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나 그 존재 증명을 하기 위해 돌파해야 할 관문들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돈 안 되는 고민을 할 수 있어서… 우리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