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성요론 12조-최정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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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성요론 12조-최정풍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08.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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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정을 알아주세요.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잘 해줘라, 은혜를 베풀고 살라고 이야기 하면 철없는 아이들은 왜 꼭 그래야 하냐고 반문을 합니다. 그렇게 살면 손해 보는데 왜 그래야 하죠? 똑 떨어지는 대답 쉽지 않습니다. 부처님이나 예수님이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까? 윤리교과서에 그렇게 나와 있어서? 아니죠, 아닙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솔성요론(率性要論)은 거느릴 솔(率)자와 성품 성(性)자로 이뤄졌습니다. 성품을 거느리는 요긴한 방법입니다. 성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천만가지 마음의 어머니입니다. 마음의 뿌리입니다. 그 근본을 다스리는 방법인 것이죠. 그 뿌리의 관점에서 보아야 작은 질문에도 제대로 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다른 사람에게 잘 해주라’는 말에서 ‘잘 해주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오히려 핵심일 수 있습니다. 성품의 자리, 뿌리의 자리, 근본적인 자리에서 보자면 ‘다른 사람’은 ‘또 다른 나’일 뿐인 것이죠. 이 소식을 알아야 솔성의 참 뜻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12조‘정당한 일이거든 내 일을 생각하여 남의 세정을 알아줄 것’이란 내용을 봅니다. 다른 사람의 자세한 형편을 헤아려주라는 말씀입니다. 더운 여름 날 힘들게 짐을 옮기는 노약자를 보면 도와주어야 마땅합니다. 내가 만약 같은 처지라면 얼마나 힘이 들것이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얼마나 필요로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그 답이 나옵니다.


하지만! 만약 그 사람이 훔친 물건을 옮기는 중이라면, ‘정당한 일이 아니’라면 당연히 세정을 알아주면 안됩니다. 하나가 아니라 둘인 자리로 나눠봐야죠. 어떤 때 너와 나를 하나로 보고, 어떤 때 너와 나를 둘로 나눠서 봐야할 것인지를 제대로 알 때, 솔성의 도가 경전에 있지 않고 내 마음에 자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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