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법칙
상태바
만남의 법칙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05.14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정도연 교무의 7분 명상 6

스승은 제자들이 서로 화합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같이 좋은 인연이 혹 낮은 인연이 될까 염려되는구나.”


제자들은 의아했지요. 스승은 “낮은 인연 일수록 가까운데서 생긴다”고 하셨습니다.


“그럼 어찌해야 합니까”라고 묻자 “친해질수록 더욱 공경하는 마음을 놓지 말아야 언제나 좋은 인연이 된다”고 당부하셨습니다.


인연과 경외심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저는 평소 좋은 인연을 만나는 것이 저의 복이고, 좋은 인연을 만나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간혹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인연이 생길 때면 ‘나의 복이 이만큼인가?’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생각이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좋은 인연을 생각하기에 앞서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서 주위를 보니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가장 좋은 인연이었습니다. 좋은 인연 낮은 인연, 그 어떤 만남도 전부 제가 선택한 것이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인연간의 갈등으로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상처가 계속 쌓여서 가슴에 응어리로 뭉치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눈빛이 차가워지고 눈가에 긴장과 분노가 서리게 됩니다.


왜 이처럼 인연간의 갈등이 끊임없이 계속되는 걸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만남이 갖는 고유한 법칙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 만남의 법칙은 ‘선택’과 ‘경외심’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인연을 만납니다. 이들이 모두 내가 선택한 만남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모릅니다. 그리고 인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고 필요로 해서 만나는 인연이 아니고서는 그 어떤 만남도 성립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를 모르고 살기 때문에 만남에 대한 책임을 잊고 상대를 원망하고 탓하게 됩니다. 모든 인연의 갈등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또 그 선택한 인연에 대해서도 경외심으로 만나지 않기 때문에, 아주 사소한 일로도 행복을 놓치곤 합니다. 그래서 가까운 사이일수록 꼭 예(禮)를 지켜야 된다고 말씀하셨나 봅니다.


모든 만남에는 특별한 뜻이 숨어있는 것 같습니다. 나에게 가장 적합한 사람을 내 스스로 선택해서 만난다는 사실을 확실히 믿는다면 모든 인연이 얼마나 경이로울까요?


그가 누구이든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을 소중히 생각하고, 함께하는 인연을 사랑하는 공부, 그것이 선(禪)이고 명상이겠지요.


원광대학교 대학교당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