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 초를 공양하는 까닭은?
상태바
부처님께 초를 공양하는 까닭은?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05.13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현문우답

사월초파일은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날입니다. 해마다 이맘 때면 전국 방방곡곡을 오색연등이 아름답게 수놓습니다. 예전 같으면 이 등 하나를 밝히기 위해 불자들이 몇날 며칠을 꼬박 품을 팔아야 했을 텐데, 요즘에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된 연등을 많이 사용하는 까닭에 그런 광경을 찾아보기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등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등 하나를 켜기 위해 꽃잎 한장 한장에 정성을 다하던 그 모습 자체가 신앙이요 수행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하튼 이 연등과 관련해 오늘은 부처님 전에 촛불을 공양하는 의미를 살펴볼까 합니다. 요즘이야 일상에서 초를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전기가 없던 시절에는 어둠을 밝히는 도구로 이 초만한 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종교가에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일찍부터 스스로 자신을 불살라 세상을 밝혀주는 초를 각종 의례에 많이 사용을 해 왔습니다. 특히 불가에서는 지혜를 밝혀주는 반야등(般若燈)이라 하여 육법공양 중 하나로 꼽아 왔습니다.


이처럼 불가에서 초를 으뜸 공양물로 여겨온 것은 바로 자신의 몸을 태워 밝은 빛을 발산시킴으로써 남을 이롭게 하는 초의 모습이 바로 신앙인의 참 모습이라 여겨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초를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의 등불을 밝혀 부처님의 반야 지혜를 얻도록 까지 수행 정진을 계속하겠다는 약속이며, 나를 희생시켜서라도 남을 이롭게 하는 일에 앞장서겠다는 사무여한 무아봉공의 다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독오욕과 번뇌망상을 촛물과 같이 녹여내 성불제중의 길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겠다는 다짐의 의미로도 해석을 할 수가 있겠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부처님 전에 촛불을 공양하면 어떤 공덕이 있을까요? 물론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크게는 성불제중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지만, 불가에서는 초를 공양하면 첫째 장차 성불을 할 것이란 수기를 받고, 둘째 부처님과 같은 지혜의 눈을 가질 수 있게 되며, 셋째 재앙을 물리치고 소원을 성취하는 공덕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온갖 무명에 가리운 우리들 마음에 촛불 하나 밝히는 것이 더 시급한 일 아닐까요? 중생들에게 설법을 하러 오가는 길을 밝히고자 길가에 달아놓은 등불에서 유래가 되었다는 연등, 이번 부처님 오신날 우리 마음 속에도 연등 하나 밝히면 어떨까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