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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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성사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09.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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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문우답

8월 21일은 원불교 사축이재 가운데 하나인 법인절입니다. 3·1만세운동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들불처럼 번져가던 1919년, 소태산 대종사와 구인제자들은 3·1만세운동은 곧 개벽의 상두소리라며 원불교 창립정신의 기초를 다지기 위한 특별기도를 실시하는데, 원불교에서는 이 특별기도를 법인기도 또는 혈인기도로 부르며 매년 경축일로 정하고 기념해 오고 있습니다. 원불교에서 8월 21일을 법인절이라 부르며 경축하고 있는 것은, 소태산 대종사와 구인선진들이 도탄에 빠진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구원하고자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천지신명께 기도를 올려 무인(無印)으로 찍은 백지장에서 혈인이 올라오는 이적을 나툰 날이기 때문입니다. 천지신명, 즉 법계로부터 원불교가 창생을 구원할 새 시대 새 종교로서 인증을 받은 것을 기념하는 것이지요.


한 때 백지에 무인으로 찍은 손 도장에서 정말 혈인의 이적이 나타난 것일까 하고 의문을 가진 때가 있었습니다. 아무리 기도정성이 지극했다고 하더라도 백지에 찍은 손 도장에서 어찌 혈인의 이적이 나타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소태산 대종사와 구인선진들께서는 이미 열반에 드신지 오래여서 그날의 이적을 직접 확인할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와서 생각을 해보니 그날 법인성사의 이적이, 혈인성사의 이적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를 따지는 것은 하나의 호기심일 뿐 특별한 의미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차라리 소태산 대종사와 구인선진들이 원불교 창립정신을 다지기 위해 어떤 자세와 내용을 가지고 기도를 올렸느냐를 살펴보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병든 세상과 도탄에 헤매는 창생들을 구제할 큰 뜻을 가졌다면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천지신명께 온전한 마음과 지극한 정성을 바치는 기도를 올려 하늘의 뜻에 큰 감동이 있게 하여보라” 하시며 특별기도를 올릴 것을 주문하셨습니다. 그리고 구인제자들이 법인성사의 이적을 나투자 또 “그대들의 몸은 이미 시방세계에 바친 몸이니 앞으로 새 회상을 창립해 갈 때 비록 어떠한 고난이 앞을 가로 막을지라도 오늘의 사무여한의 마음을 변치 말아서, 진실한 생각과 진실한 행동으로 공부와 사업에 매진해 성불 제중의 대업을 성취하는데 더욱 노력하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들을 간단히 요약하면 사무여한 무아봉공으로 정리해 볼수 있을 것 같은데, 만약 우리가 지금 제2의 법인성사를 준비한다면 또 하나의 혈인의 이적이 아니라 사무여한 무아봉공의 정신을 이 세상에 구현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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