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에너지 개벽, 세계를 가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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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에너지 개벽, 세계를 가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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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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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2011년 후쿠시마 사고는 각 나라의 에너지 정책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당시 핵에너지에 매우 우호적인 입장이었던 메르켈 총리는 그해 독일 연방의회 연설을 통해 2022년까지 핵에너지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우리는 경제 선진국 중 에너지 전환을 이룬 첫 국가가 되는 기회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원자력에 의존하지 않고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매우 어려운일'이라고 말하면서도“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를 위한 윤리적인 책임성과 경제 성장을 조화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파리 기후변화총회에 참석한 원불교환경연대 기후여정팀은 12월 2일 파리일정을 마무리하고 독일의 CO2감축의 노력과 에너지전환사례를 살펴보기 위해 독일로 향했다. 국경을 넘어 도착한 쾰른역은 파리보다 습기를 머금은 추위로 싸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독일은 광열비가 높은 편입니다, 필요한 만큼 편하게 사용하지만 낭비하지는 말자”는 교무님의 당부를 받으며 독일 쾰른교당에서 4박 5일 독일의 일정을 시작했다.

다음날 일찍 기차로 출발한 곳은'태양의 도시'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독일 남서부 프라이부르크였다. 이곳은 1970년대 초 핵발전소가 건설될 예정이었던 곳이었지만 시민들이 일찍이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에너지의 중요성을 깨닫고 핵발전소 건설을 막아낸 곳이다.

환경문제를 중시하는 독일에서도 환경수도로 선정될 만큼 태양열과 태양광을 적극 활용해 친환경적인 도시를 만들어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역에서 내려 바라본'태양의 도시'는 태양이 보이지 않았다. 태양광패널이 올려 진 건물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지만 한국보다 발전효율이 딱히 더 좋아 보이지 않았다. (하단사진)

거리 곳곳에는'도시 내부의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도심에서 발생하는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베히레'라고 불리는 폭 30Cm 가량의 작은 수로가 놓여있고 차보다 많은 자전거와 빠르지 않지만 편리하게 도심을 연결해 주는 트램이 조화로워 보였다.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줄이는 것을 목표로 2007년부터 시작한 프라이부르크 CO2다이어트 프로그램은 체계적인 교통시스템이 뒷받침되어 사람과 환경이 공존하며 빠르지 않은 속도로 소박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후 파리기후변화 메신저 방에서 들려온 각국 정상들과 기후변화협상을 논의해야 할 환경부장관이 돌연 귀국했다는 소식은 한국정부의 에너지전환의지를 의심케 만들며 독일탐방 내내 답답증을 일으켰다.

핵 발전의 폐쇄를 위한 독일의 노력은 함부르크에서 만난 독일 녹색당 의원인 페터씨를 만나면서 더 명확해 졌다. 독일은 2020년까지 전체 전력소비의 10퍼센트를 줄인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화는 매우 중요한 에너지 절약 대책으로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각종 세제 해택과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페터 씨는 새로 이사 간 집을 안내하며 정부지원금을 받아 설치한 창문과 창문을 열지 않아도 마늘냄새까지 완전히 없애주는 환기시스템을 소개 해주었다. 집안 곳곳에는 난로와 LED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태양열과 태양광을 구분하지 못하는 비전문가지만 자신의 집에도 2개 태양열 패널을 달아놓았다고 자랑하는 페터 씨 부인 홍숙희 씨는“독일 사람들은 태양광발전소를 지붕 위 돼지저금통이라 부른다”며 “한국은 햇빛이 좋고 바람도 좋다”며 원불교의 100개 햇빛교당사업에 엄지 손가락을 척하니 올려 보인다.

“후쿠시마는 원자력에 대한 나의 입장을 바꾸었다.”는 메르켈총리처럼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정하는 지도자가 부러울 뿐이었다.

전기중독시대라고 한다. 파리협정 타결로 화석연료에 기반했던 성장중심의 사회가 수년 안에 재생가능에너지 100%시대를 향해갈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보다 더 중한 것은 경산종법사님이 말씀하셨던'덜 개발하고, 덜 만들고, 덜 쓰자'는'3덜운동'의 가치이다. 이제 3덜운동으로 에너지개벽을 실천하는 일이 남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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