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바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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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바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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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0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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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서상보 교도 / 도봉교당


“누군가 내 옆에 서서 멀리서 들리는 플루트 소리를 듣는데 나는 아무것도 들을 수 없을 때 나는 크나큰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러한 일들은 나를 절망에 빠뜨리고 삶을 마감하고 싶은 생각마저 들게 하지만 나를 붙잡는 것은 오직 나의 예술이었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사명을 완수하기 전에는 이 세상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비참한 현실을 참고 있다.”(1802년 10월6일 베토벤)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라 불리는 글 중 일부로 1827년 베토벤 사후에 발견되었다. 1802년이면 그의 나이 32세로 창작열이 불타오르는 젊은 음악가에게 청각 상실이란 청천 벽력같은 충격이었고 삶과 죽음의 기로에까지 서게 했을 것이다. 베토벤은 결국 삶을 택했고 제3번‘영웅’을 시작으로 제5번‘운명’등 불멸의 대작들을 남기게 된다. 엄청난 정신적 위기에 정면으로 부딪힘으로써 자아를 극복하고 더 큰 삶을 실현해 나간 것이다.


1824년‘합창’교향곡을 끝으로 대곡 편성에서 손을 뗀 베토벤은 나머지 생을 현악 4중주 작곡에 쏟아 붓는다. 베토벤의 후기 현악 4중주는 (12번부터 16번까지) 전부 5곡인데 그중 두 번째 곡인 13번의 제5악장은 특이하게‘카바티나’로 명명되어 있다. 카바티나(cavatina)란 이탈리아어로 원래 2절 또는 곡의 반복이 없는 단순한 성격의 짧은 노래이다.



학자들에 따르면 청각 상실 외에도 베토벤은 여러 가지 병들을 앓았다고 한다. 그런데 작곡 도중 위중한 상태였던 베토벤이 기적적으로 몸이 나아지자 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작곡한 것이다. 서정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마음의 평화 그리고 경건함까지 느끼게 하는 곡으로 베토벤은 이 곡을 대단히 사랑했다고 한다.


이 곡은 1977년 8월 20일 미국의 우주탐사선 보이저 2호에 실린 클래식 음악 7곡 중 하나다.


또 하나 소개하고 싶은 카바티나는 영화‘디어 헌터’의 테마 음악으로 존 윌리엄즈의 기타 연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원기101년 올 한해 자의든 타의든 상처받은 많은 분들이 카바티나를 들으며 마음을 치유했으면 참 좋겠다.


추천음반: 1. 부다페스트 현악4중주단 (1950년도 ) 2. 알반베르크 현악4중주단(1980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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