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셨어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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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셨어요, 여러분”
  • 관리자
  • 승인 2016.01.0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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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간다 간다, 개벽이가 간다」①



“재활용품 하나라도 우리를 위해 내놓아 주시고 신경 써 주신 거 하나하나 너무나 감사드려요.”세월의 무게가 가득 쌓여있는 거친 두 손을 곱게 모은 오정금 씨(앞줄 오른쪽 두 번째)가 말문을 열었다. “저희들은 (회관이 없어지고) 나가면 그만인데 끝까지 챙겨주시고이 고마운 마음을 글로 써서 알리고 싶었는데‘미화원’이라는 이름 때문에 감히 그렇게 못해서 아쉬웠어요.”


“저는 처음 이곳에서 근무하면서 원불교를 처음 알게 되었어요. 사회의 약자들은 작은 일에도 소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물 한 잔도 종이컵이 아니라 유리잔에 따라 주는 모습에서 참 많은 것을 느꼈어요.” 철도 공무원으로 정년을 마치고 회관에서 근무하게 된 김노춘 씨(뒷줄 왼쪽 두 번째, 관리주임)는 회관을 전체를 관리하며 팔방미인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서울회관에서‘경비원’과 ‘미화원’이라는 이름으로 근무하고 있는 7명의 직원을 첫번째 손님으로‘간다 간다, 개벽이가 간다’라는 제목의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게 됐다. 이름만 거명해도 알만한 사회적 인사를 모시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이들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 조금 더‘소태산’답지 않을까 하는 작은 고민이 스쳤다.



“이 세상 모든 이들이 다 저의 핏줄 같고 저의 마음을 일으키는 생명력 같은데 거기에 무슨 차별과 구별이 있겠습니다. 이것이 원불교에서 말하는 처처불상(處處佛像)인거죠. 야근하고 늦게 회관을 나설 때도 우리 때문에 못 쉬는 경비원께 죄송하기만 했습니다.”직원들에게는 창(唱) 잘하고 사람 좋은 교무로 기억되는 정상덕 교무(뒷줄 오른쪽 첫 번째,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 사무총장)가 진지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낸다.


은행지점장을 마치고 경비 근무를 시작한 정찬호 씨(뒷줄첫 번째), 귀찮을 만도 한데 늘처음 보는 사람처럼 반갑게 인사를 건낸다. “즐겁게 살자고 생각하며 일을 시작 했지요.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데 그런 점에서 황도국 서울교구장님은 참 존경스러웠습니다. 제가 미쳐 못 본 경우에도 먼저 오셔서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세상에 이런 분도 있구나’ 원불교를 다시 보게 됐죠.”


“근무하기 전에는 마음대로 살았어요. 사람한테도 함부로 하고요. 여기서 판단력과 대인관계 등 많이 배웠지요.”주차관리를 담당하는 전무일 씨(사진 뒷줄 오른쪽 두 번째) 시비가분분한 주차장에서 큰소리 하나 안 나도록 능숙하게 관리를 해왔다.


“헤어지는 게 참 서운해요” 선물로 받은「대종경」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던 최옥선 씨의(앞줄 왼쪽 첫 번째) 짧은 한 마디와 표정에서도 섭섭함이 뚝뚝 묻어 내렸다.


“내년까지 근무 하게 되면 10년을 채우게 되요”필자가 근무하는 4층의 담당인 배정금씨(앞줄 왼쪽 두 번째)가 살짝 귀띔을 해준다. 어떤 말로 받을까 하다가 그냥 그이의 잔등을 쓸어주었다.


‘정말 애쓰셨어요. 여러분’ 개벽이가 정신문명, 평화통일, 빈곤 난민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인물을 찾아 세상 속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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