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하나, 조약돌 하나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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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하나, 조약돌 하나 ③
  • 관리자
  • 승인 2016.01.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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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디오스(안녕 adios), 서울회관



‘원불교100년기념관’에 대한 많은 의견들은 원불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와 맞물려 있다. 무수한 공론의장이 열렸고, 개혁의 바람과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한데 어우러졌다. 원불교가 새로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재가 · 출가들은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 놓았으며 백주년을 맞아 교단 내외의 많은 이들의 눈길이 서울로 쏠렸다.


일찍이 소태산 대종사는 경성을 백여 차례 다니며, 초창기 인연을 모으는데 힘을 쏟으셨다. 그리고 그 법륜을 이어 굴리고자 했던 선진들의 노력이 지금의 원불교가 되었다.


다시금 그들의 뜻을 이어받아 제생의세의 꽃을 피우기 위해 공을 들이고, 한 축의 돌을 얹기 위해 교도들은 꼬깃 꼬깃 한 푼, 두 푼 정성을 모으고, 또는 묵직한 금액을 성금으로 희사했다.


한강변에 일원의 공덕탑을 쌓고자 이 시간에도 무수한 기도 정성은 켜켜이 쌓이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이웃종교에 못지않은 높고 멋들어진 건물을 서울에 짓기 위함이 아니라, 소태산 대종사가 경성을 통해 세계에 펼치고자 했던 경륜을 이어받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원불교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종교가 아니다. 기도만 하면 뭐든지 이뤄줄 전지전능한 신을 믿는 것도 아니다. 단지 사은에 보은하고 묵묵히 공부인의 삶을 살면서 하나하나 스스로 성장하고 만들어 가는 종교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영광에서 그린 회상의 밑 그림을 경성에서 채색하고, 다시 전 세계에서 꽃 피우길 바라셨다.


원불교가 이뤄 낼 일원의 열매는 이곳 흑석동에서 다시금 맺어질 것이다. 단순히 건물 하나 재건축 하는게 아니라, 초심으로 돌아가 선진들의 꿈을 펼치는 것이다.


지금의 서울회관을 세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고, 여전히 서울회관은 많은 사람들의 공심과 신심으로 이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이 회관의 건립을 위해 흑석동 터를 희사한 김정덕 교도, 그 선의는 비록 의도치 않은 부도로 무거운 짐을 교단에 안겨주었지만, 대중의 마음을 더욱 단단하게 결속시켰다. 골조만 앙상했던 모습은 빛바랜 추억이 되어 이 터전에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풍파를 견디며 38년의 세월을 견뎌 온 서울회관은 곧 새 몸을 받게 된다. 색동옷 곱게 차려 입고, 둥근 금빛 일원상이 하늘에 닿을 듯 높이 뻗으며, 교운의 문을 활짝 열 원불교100년기념관이라는 새 이름으로.


지하 3층, 지상 11층의 새로운 원불교100년기념관은 원만함, 영원성, 소통을 핵심으로 설계됐으며, 전체적으로 사람 인(人)자와 태극형태를 표현했다. 특히 교구청은 솥 모양으로 도시와 자연이 한데 어우러지는 형태로 지역교화와 더불어 주세교단을 나아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본동은 서울교구, 교정원을 비롯해 교육시설과 의료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10층에는 식당과 같은 편의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한강을 배경으로 조망권을 즐길 수 있고, 교통의 연계성과 접근성이 용이하여 서울교화의 중심거점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곧 있으면 서울회관에 함께한 사람들은 떠나고, 그들이 남겨놓은 발자취도 함께 사라질 것이지만, 가슴에 새긴 기억은 씨앗이 되어 새로운 터전에 뿌리 내릴 것이다. 올림픽대로를 수놓은 찬란한 불빛을 지나, 어두워진 거리에 드높게 새겨질 일원상의 진리는 사람을 하나, 둘 불러 모을 것이다.


앞으로 쓰여질 원불교의 두 번째 페이지에 어떤 기록이 쓰여 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나무 하나, 조약돌 하나 버리지 않고 쌓아올린 회관의 역사는 소중하게 남겨질 것이다.


“똑똑똑”,“ 안녕하세요, 여기는‘원불교100년기념관’입니다. 이곳의 기둥은 바로 여러분입니다.”오늘도 여전히 목탁소리, 죽비소리가 들려오면 사람들은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한다. 다시 백년이 지난다 할지라도 변함없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한 마음일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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