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처럼 되살아난 불멸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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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처럼 되살아난 불멸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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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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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마시다 17 / 은덕문화원 부설 '마고까페' 운영위원 / 서상보 교도 (도봉교당)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1685-1750)는 칸타타, 관현악모음곡, 무반주 첼로 모음곡,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등 1100곡이 넘는 작품을 작곡하여 불멸의 탑을 쌓은 위대한 음악가다.



독실한 개신교도로 교회의 오르간 연주자로, 그리고 작곡가로 일생을 보냈으나 처음부터 대음악가로 추앙받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당시 바로크 시대에는 비발디 등 이탈리아 출신 음악가들이 더 유명했다.


그가 대음악가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사후 50년이 지난 19세기에 이르러서이다. 음악 사학자인 J. N. 포르겔이 바흐에 대한 최초의 연구서“바흐의 생애와 예술, 그리고 작품”을 발표(1802)함으로써 전 유럽에 바흐가 재조명 되었다. 그러나 세상을 뜬 지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잊혀진 곡들이 적지 않다. 오늘날 종교음악의 최고봉이라는 ‘마태수난곡’과 첼로의 구약성서라는‘무반주 첼로 모음곡’도 특별한 인연 덕분에 세상에 다시 그 얼굴을 내밀게 된다.



그러나 무려 164페이지에 달하는 거대한 이 곡은 단 3차례만 연주되고 잊히게 된다. 가족들이 그가 남긴 악보를 헐값에 팔아넘기는 과정에서‘마태수난곡’이 수난을 당하게 된 것이다. 멘델스존이 3년을 찾아 헤맨 끝에 163장의 악보를 찾을 수 있었는데 마지막 한 장은 우연히 푸줏간에서 발견되었
다고 한다.


지극한 정성에 감응해서일까? 뜻밖에 푸줏간에서 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을 하게 된 멘델스존은 1829년 바흐 초연 백년 만에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를 지휘함으로써 그 진가를 인정받게 되었다.


‘무반주 첼로 모음곡’ 역시 원본조차 전해지지 않던 작품이었다. 1720년경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곡은 170년이 지난 1889년, 13살의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의 어린 소년 ‘카잘스’가 판본을 발견한 후, 초연하기까지 무려 35년간 수련을 거듭하여 비로소 그 존재를 세상에 알린 작품이다. 카잘
스를 만나지 못했다면‘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오늘날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첼로의 다양한 음색과 독주악기로서의무한한 가능성을 열었던 곡이 기적처럼 발견된 것 또한 어쩌면 바흐와 카잘스의 선연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천 음반 : 파블로 카잘스(https://youtu.be/KX1YtvFZOj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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