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오피니언] 감사와 회고와 미래를 위한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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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오피니언] 감사와 회고와 미래를 위한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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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8.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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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를 본 감상, 하상의 교무(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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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5월 1일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전국의 재가·출가들과 소태산 대종사의 법음이 전해진 세계 곳곳에서 참석한 교무님과 교도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더욱이 대통령의 축사와 지난 선거 이후 처음으로 여·야지도자들이 함께한 자리는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일련의 행사들 가운데 가장 의미심장한 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 종단 대표들을 비롯하여 세계종교인평화회의 및 세계불교도연맹 등 종교지도자들이 함께하여 원불교의 활동과 모습을 음미하는 중요한 자리이기도 했다.

월드컵경기장을 가득히 메운 그 모습은 참으로 장관이었다. 재가·출가들이 정해진 자리에 앉아 행사 진행 동안 엄숙하고 질서정연하게 진행을 하는 모습도 참으로 원불교인의 모범적인 모습으로 돋보여졌다. 조금 일찍 퇴장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질서정연하고 뒷자리까지 말끔하게 책임지는 모습과 행사에 동원된 모든 스텝들의 헌신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총부와 서울교구 및 교육기관들이 함께 합심하여 아름답게 진행을 해 준 것도 마음공부가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을 것이다.

전무출신 정신으로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교무들의 활약으로 말도 문화도 낯선 땅에서 한국을 찾아와 서툰 한국말과 풍물 등 한국문화를 함께하는 모습도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경산 종법사님을 위시하여 모든 교역자들과 교도들의 합심과 합력으로 만들어 낸 기적 같은 대회였다. 직접 진행을 맡고 행사를 총괄한 모든 분들의 노고가 컸던 만큼 참으로 감동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보면서 내내 아쉬움이 있었고 이렇게 크고 뜻 깊은 모임을 만들어 놓았는데 사회적 메시지에 대한 부분이 없어 많이 아쉬웠다. 제대로 원불교의 가르침을 세상에 보여주고 세상이 원불교의 교법과 활동을 보고, 믿고, 의지하고, 희망으로 삼고 싶을 사회적 영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못내 아쉬웠고 이렇게 큰 공을 들인 장소에 핵심이 너무 약해서 들인 공에 비해 아깝다는 안타까움이 많이 들었다.

물론 물질개벽에 대응하는 정신개벽을 다시 한 번 드높이자는 법문과 선언문이 있었지만 일반인들에게 피부에 닿기보다 종교적 행사에서 신앙적 메시지로 들렸을지 않았나 싶다.

4월 28~30일에 익산에서 개최한 원불교100주년·원광대학교70주년 기념학술회의에서 현대의 사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들이 있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10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팀과 학술연구와 사회적 영성을 고민해 온 원불교학 연구자들과의 협력이 많이 모자랐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대중 행사와 학술회의 내용이 함께하여 좀 더 현 시점에서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피부로 느끼는 최고의 이슈인 평화통일과 민족의 재통합문제,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삶의 희망을 가지고 살만한 사회경제적 토대를 마련하지 못하는 문제, 사랑을 받으면서 건강하게 자라야 될 아동들의 문제, 세월호 같은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 사회안전망 시스템을 만드는 일 등을 여·야 정치지도자와 각 종교지도자들과 국내외에서 참여한 재가·출가 교도들이 함께하고 해외 교도들이 지켜보는 그 자리에서 정치계 종교계 경제계 등 모두가 힘을 합쳐서 해결해서 모든 사람들이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세상을 건설하도록 촉구를 해 줬더라면. 더 많은 사회문제들이 있지만 그 가운데 현재 한국사회에서 핫 이슈인 그 사안들을 들어서 언급해 었어야 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힘써온 많은 분들의 노고가 느껴졌지만 다소 낡은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현 사회의 뜨거운 이슈에 대한 언급을 더해서 정계, 재계, 종교계, 교육계 분위기를 쇄신하도록 하는 촉구하면서 백주년 기념행사가 그냥 잔치가 아닌 원불교의 새로운 시작을 선포하고 결의하는 출발이 되었을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온 교도들에게 참
여의 보람을 느끼게 하는 행사가 되었다면 큰 감동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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