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핵'으로 인류역사가 끝나버릴 우려
상태바
[특별기획] '핵'으로 인류역사가 끝나버릴 우려
  • 관리자
  • 승인 2016.08.22 22: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탈핵 할매에게 듣는 일본의 탈핵이야기

특별기획탈핵할매.jpg

김신우(이하 김) : 평생을 탈핵천사(또는 전사)로 살아오셨는데 핵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야 할까요?

사와무라(이하 사) : 1977년, 제가 사는 시모노세키에서 가까운 호호쿠 지역에 핵발전소 계획이 떠오른 것을 계기로 저는 반핵에 눈떴지만, 그 즈음 일본은 66년 핵발전소 첫 가동 이후 11년 동안 '핵발전소로 질주'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 이듬해인 1978년에 고리1호기가 움직이기 시작했지요.

그 후 쓰리마일 사고, 체르노빌 사고,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사고가 이어졌습니다. 올해는 '체르노빌 30주년', '후쿠시마 5주년'으로 여러 영상을 보고, 핵발전소와 대형사고의 관계를 새삼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 과제에 대응하면서 한 번도 흔들림이 없었으며, 지금도 강하게 '핵발전소를 없애고 재생가능에너지를 촉진하는 일이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재생가능에너지 또한 자본의 대규모 개발형이 아니라 시민참가형 지산지소(地山地消)형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집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2004년에 달았는데 이것도 재생가능에너지사용의 작은 공헌입니다. 국가와 대자본이 에너지를 장악한 상황에서 시민이 에너지 생산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은 평화를 구축하는 하나의 조건이겠지요. 그런 사회를 꿈꿉니다.
'전쟁과 평화'를 과제로 하는 운동에 일본 젊은이들의 참여가 적어 늘 한국을 부러워했는데, 최근에는 대도시 지역에서 젊은이가 일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이 문제는 독일 같은 선진국에서 배울 필요도 있겠지요.

: 한국 사람들에게 정신 번쩍 나는 충고 좀 해주세요.

: 1995년은 저에게 한국과 교류창구가 열린 해입니다. 그 후 21년간 반핵을 바탕으로 그리운 사람이 많이 생겨 인생이 풍요로워졌어요. 그 동안 한국 근현대사에 대해서도 조금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한반도 사람들은 일본 패전으로 식민지에서 해방되면서 동시에 남북분단이라는 쓰라림과 만나버렸지요. 그리고 '한국전쟁'에 이어지는 군사정권의 탄압, 그에 저항하는 인민의 민주화투쟁 등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을까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저는 일찍이 종주국 사람으로 '남북의 평화통일'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남북이 너무나 다른 사회체제로 고정화가 오래되다 보니 무리인 걸까요? 한국 국민의 총의는 지금 '남북통일'보다 경제대국으로 살아가는 길을 바라고 있는가요? 지금 경제가 조금 기울어진 느낌인데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더욱더 생활수준 유지를 요구하며 경제 제일주의가 되는 걸까요?
작년 '탈핵투어'에서 돌아와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한국은 '핵발전 대국'이 되었더군요. 1평방 킬로미터당 핵발전 한국이 설비용량 세계1위여서 놀랐습니다. 좁은 국토에 핵발전소가 너무 많습니다. 서울 야경(불야성)을 떠올렸습니다. '다른 나라 일이니 쓸데없는 소리 말라'고 할지 모르지만…. 요전에 대규모 한미군사훈련이 며칠이나 지속되었습니다. 중국과 북한이 의식하고 있겠지요. 북한은 더더욱 경색되고, 동북아시아 평화는 좀처럼 올 것 같지 않습니다. 거기에 또 일본이 동맹국(미국)과 짜고 '집단자위권'발동 따위를 하게 되면, 이것은 악몽입니다.
저는 '나라는 강해지지 않아도 좋고, 소박해도 좋다, 상냥하고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 또 다른 탈핵할매 미토 씨 근황 좀 알려주세요.

: 미토 씨는 엄청 바빠요. 미토 씨가 살고 있는 오사카와 시모노세키는 500km나 떨어져 있고, 게다가 이 친구는 피폭된 아이들을 구하는 재판과 핵발전소를 저지하기 위한 재판으로 도쿄와 후쿠시마를 날아다니고 있어요. 내가 전화하면 통화가 길어질까 봐 주저할 정도입니다.
5월 위성방송인 TBS방송에서 '소생하는 시민과학자 미토 이와오와 3·11'이 전국에 방송되었습니다. 미토 기요코상 배우자로 애석하게도 30년 전 겨울산에서 조난당한 반핵운동 리더, 미토 이와오 박사였습니다.

저는 미토 기요코상이 세상에 나와 활동하고 있기에 그의 남편 미토 이와오상이 전파를 통해 소생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름방학에는 미토상과 피폭아동들이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실현되길 바랍니다.

: 한국의 탈핵동지들과 원불교 교도님들에게 힘나는 한마디 해주세요.

: 인간은 이 지구에서 원시시대부터 자본주의 시대까지(한 때, 사회주의도 창출했지만) 변화해왔습니다. 그것은 진보라 생각하고 싶습니다. 어떤 것도 시작하면 끝이 있고 다음에 진보한 형태로 시작하게 되더군요. 그러니까 핵발전소도 반드시 없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핵'시대인 지금 핵발전
소가 없어지기 전에 먼저 잘못된 길을 가면 '핵'으로 인류역사가 끝나버릴 우려가 있습니다. '일찍이 여기에 인류라는 생물이 생존해 있었다'는 과거형이 되지 않도록 살아있을 때 분발합시다.

작년 9월 '탈핵투어'에서 여러분의 호의와 우정을 분에 넘치도록 받았습니다. 저는 우연히 이 나이가 되도록 자연에 대한 신기함은 있어도 종교는 갖지 않았습니다. 원불교 분들은 심지에 법가르침이 제대로 박혀서, 강함과 상냥함으로 사회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듯이 느꼈습니다. '권력'의 횡포에서 민중을 지키기 위해 더 진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