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특별기획] 「교법의 총설」을 구현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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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특별기획] 「교법의 총설」을 구현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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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8.31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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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2세기, 이제는 0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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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초기 교단의 이름이 '불법연구회기성조합'이었으며, 이후 불법연구회, 원불교, 심지어는 영어로 'Won-Buddhism'인가를 주목해야 한다. 교의에서 일원상의 진리로부터, 삼학팔조 사은사요, 처처불상 사사불공, 무시선 무처선, 생활시불법 불법시생활, 보통급으로부터 대각여래위까지 믿음과 깨달음이 중심이 되는 법위등급 등 모든 것은 불법을 전제로 하지 않고는 성립되지 않는다. 교학의 역할은 자명한 것이다. 교화, 교육, 자선의 교단 3대 방향도 이와 같은 근본을 성찰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재 교학은 이러한 중심을 바로 세워야 한다. 『대종경』「서품」의 말씀을 교학구축의 근본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명백한 역사와 교의를 더 이상 오도해서는 안 된다. 교학은 석가모니 부처님과 대종사님을 비롯한 성현의 혜명의 등불을 밝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대승의 정신을 구현하는 것이어야 한다. 깨달음과 자비의 실현이 교학의 최종목표인 것이다. 성불제중이나 제생의세 또한 같은 의미이지 않은가.

이를 위해 이미 주장한 것이지만, 다시 한 번 언급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교학의 연찬을 위해 학술원을 세우고, 교학의 연속성을 위해 교육원을 세워야 한다는 점이다. 시대를 파악하고, 시대에 맞는 교학을 제시하기 위한 노력이 학술원이며, 그것이 세대로 이어지며 역사와 문화적 정통성으로 정착해 가는 과정이 교육원인 것이다. 교단 2세기의 화두는 교학과 교육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단의 모든 역량을 여기에 쏟아야 한다.

인류문명의 근간은 도학(道學)이다. 동양의 종교인 불교, 유교, 도교는 이를 자신의 사상적 핵심으로 삼았다. 그리고 이들의 가치는 서진(西進)하고 있다. 이 가운데 불교를 보더라도 서구식의 불교를 제창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의 중도와 중용을 강조하는 원불교야말로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종교인 것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선언적인 것만으로는 세계의 보편종교가 될 수는 없다. 기독교는 지역종교로부터 벗어나 세계종교의 발판을 삼은 바울의 신학이 있고, 불교는 불타의 사상을 깊이 있게 확장시킨 용수의 공사상과 세친의 유식사상이 대승불교의 동진(東進)에 동력이 되었다.

궁극적으로 원불교 교학의 역할은 도학에 기반한 제2, 제3의 소태산이 탄생되는 것에 있다. 중국의 선종이 살불살조(殺佛殺祖)의 비윤리적인 언설을 선어(禪語)로 삼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종교의 생명이 여기에 있다고 본 것이다. 자신의 언어로 진리적 세계관을 표출하지 않는 자는 앵무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소태산이 배출되어, 도를 담은 말과 글이 생산되고, 극단과 극단을 중화시키며, 쓰러져가는 희미한 생명에게도 희망을 부여할 수 있는 제중의 실적을 나투는 성현들이 배출되는 것이 교학의 역할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언급하고자 한다. 교법의 총설에서는 “모든 종교의 교지도 이를 통합 활용하여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의 신자가 되자”고 한다. 그렇다면 이를 구현하기 위한 대장경(大藏經)을 편찬해야 한다. 대장경은 불교만이 아니라 이제 세계의 고유한 문화유산이 되었다. 깨달은 모든 부처와 조사들의 어록이 시대와 분야별로 종합, 편찬된 것이 이제는 세계의 보물이 된 것이다. 그것은 이를 담은 그릇의 기술만이 아니라, 그 안의 높은 정신적 가치를 인정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법신불 일원상의 진리가 세계 보편의 진리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교법의 총설을 구현하는 길로 가야 한다. 세계 구석구석에서 역사상 인류의 앞길을 밝혀준 종교를 비롯한 모든 정신문명의 유산을 조사하고, 이와 관련된 텍스트를 대장경화 하는 작업과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미래 인류문명의 방향을 제시하는 일은 어떤 종교도 해내지 못한 일이다. 교학의 방향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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