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상태바
부처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 관리자
  • 승인 2016.09.01 0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도상 작가의 ‘인문학으로대종경읽기’ 15-01 ㅣ 정법현 교도(북일교당)

크기변환_정도상작가.jpg
2007년, 김영사에서「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저자 리처드 도킨스는「만들어진 신」에서 수많은 과학적 논증을 통해 신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그는 신(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창조주 하나님'을 주로'신'이라고 지칭)에 대한 절대적 신앙이 참혹한 전쟁과 학살, 침략과 노략질, 빈곤과 기아를 발생시켰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에 대해 부정하는 것은 도덕적 타락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가치인 진정한 사랑을 찾는 일이라고 했다. 신이라는 존재가 없어도 인간은 얼마든지 열정적이고 충분히 영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리처드 도킨스의 이런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1883년에 프리드리히 니체는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빌려 “신은 사람이 만들어낸 작품이자 망상이었다. 신이라고 했지만 사람, 그것도 사람과 자아의 빈약한 일부분이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니체는 리처드 도킨스보다 124년 전에 이미 '신은 인간이 만든 존재'라고 진술했고 인간이 만든 그 '신은 죽었다'고 선언했다. 유럽의 기독교의 세계는 니체의 이 선언에 대해 격렬히 비난했고 니체를 왕따시켰다. 목사들과 신부들, 전근대적 철학자들의 격렬한 비난이 홍수처럼 쏟아졌으나 정작 신은 한 마디의 반박도 하지 않았다. 신이 반박했다는 증거는 지금까지도 없다. 그렇다면 부처는 어떤가?

부처는 창조주인 하나님도 아니고 니체나 리처드 도킨스가 말한 신이 아니다. 어떤 고승들은 부처란 우주가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있었고 우주가 멸망한 뒤에도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참으로 공허하다 아니 할수 없다. 석가모니 부처가 열반에 든 지 56억 7천만 년이 지나야 미륵부처가 이 땅에 온다고 했다. 그런데 석가모니 부처가 열반에 든 지 겨우 2559년 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미륵은 지구가 멸망한 뒤에 온다는 것인가?

석가모니는 고타마 싯다르타라는 인간으로 태어났다. 고타마(Gotama, 瞿曇)는 성이고, 싯다르타(Siddhrtha, 悉達多)는 이름이다. 후에 깨달음을 얻어 붓다(Buddha, 佛陀)라 불리게 되었다. 또한 사찰이나 신도들 사이에서는 진리의 체현자라는 의미의 여래(如來,Tathgata), 존 칭 으 로 서 의 세 존(Bhagavat, 世尊)·석존(釋尊) 등으로도 불린다.'(문화원형 용어사전) 결국 부처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 존재라는 뜻이다. 그래서 탄불(誕佛)이 아니고 성불(成佛)이라고 하는 것이다.

인간의 관념이 만들어낸 부처로 가장 유명한 부처로는 비로자나불, 아미타불, 미륵불을 들 수 있다. 부처가 만들어진 존재라는 것을 가장 먼저 확고하게 말한 사람은 달마이다.

“어떤 사람이 손으로 허공을 잡을 수 있겠는가? 허공이란 이름뿐이요 형상이 없으니, 잡을 수도 없고 놓을 수도 없다. 이렇게 허공을 잡을 수 없는 것과 같이 이 마음을 내놓고 부처를 찾는다면 끝내 찾지 못할 것이다. 부처란 자기 마음으로 지어서 얻는 것이거늘, 어찌 마음을 여의고 부처를 찾으랴! 앞의 부처와 뒷부처가 다만 마음 하나만을 말씀하셨으니, 마음이 곧 부처요, 부처가 곧 마음이다. 마음 밖에 부처가 없고, 부처 밖에 마음이 없다.

서로서로 속이고 미혹하여 본심을 알지 못하고, 무정물(無情物, 불상)에 얽매여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만약 자기 마음이 곧 부처인 줄 안다면 마땅히 마음 밖에서 부처를 찾지 말아야 한다. 부처가 부처를 제도할 수 없으니, 마음을 가지고 부처를 찾으면 부처를 알지 못 할 것이다. 다만 이는 밖의 부처일 뿐이니, 모두가 자기 마음이 곧 부처임을 모르기 때문이다. 또 부처를 가지고 부처에게 절하지 말며, 마음을 가지고 부처를 염송(念誦)하지 말라.(석해운 지음,「 중국선종사상사」, 한스출판사, 2006년, 69쪽)”

달마와 소태산의 말의 겉모양은 비록 다르지만 전하고자 하는 속뜻은 거의 완벽하게 동일하다. 달마는 마음이 부처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사람 밖의 허공중에 마음이 있는가?

마음은 사람의 몸에 깃들어 있다. 마음이 없는 몸은 그저 죽은 살덩어리일 뿐이고, 몸이 없는 마음은 부채가 일으키는 지극히 짧은 바람일 뿐이다. 사람안에 '우주만유로서 천지 만물 허공 법계가 다 들어 있다'고 소태산은 말했다.사람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우주만유로서 천지 만물 허공 법계가 바로 부처'라고 소태산은 말했고, 그 부처가 곧 마음이라고 달마는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