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분석] 미군은 사드 배치 지역을 왜 하필 경북 성주로 정했을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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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분석] 미군은 사드 배치 지역을 왜 하필 경북 성주로 정했을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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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28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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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식(「민중의 소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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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미군기지도 방어 못하는 사드, 오스카 벙커 방어용?

지난 2월 15일,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THAAD)의 지역 배치 기준'에 관한 질문에 “군사적 효용성과 그다음에 우리 주민의 안전, 환경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배치지역을 선정하게 된다”고 답했다. 또 “군사적 효용성은 한국 기준인지, 미군 기준인지”에 관해서는 “미(군) 측의 기준을 가장 중요시 판단하게 될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사드의 지역 선정은 주한미군의 군사적 효용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 답변이 파문이 일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같은 날 국회에서 이 발언을 다소 주워 담기는 했으나, 지극히 상식적인 답변이었다. 하지만 한미당국이 사드 한국 배치를 '동맹 결정'이라는 용어로 포장하며 마치 한국이나 한국군에도 군사적 효용성이 있는 것처럼 광고(?)했는데, 국방부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모양새를 뒤틀리게 하고 말았다. 그리고 사드를 성주에 있는 성산포대에 배치하겠다는 결정이 발표됐다. 어쨌든 사드 배치 결정의 전부이든, 부분이든 성주 배치 결정 과정에서 미군의 군사적 효용성은 무엇일까하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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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사거리 200km를 근거로 수도권 방어용으로 사드 도입을 주장한 헤리티지 재단 도표

'사드 평택 배치' 애초부터 현실성 없는 주장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되짚어 봐야 한다. 지난 2015년 6월 12일, 미국의 보수주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한국은 사드 방어가 필요하다(South Korea Needs THAAD Missile Defense)'는 제목의 글을 발표한다. 이 글의 결론은 도표에서 보듯이, 사드의 사거리가 200km이기에 수도권 전체를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방어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보수적 연구기관이 늘 하던 방식이지만, 이 글 역시 한국의 미군 무기(사드) 도입의 정당성을 알리는 근거(?)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결과적으로 사드의 성주 배치가 결정되는 바람에, 이 글은 스스로 가짜였음이 드러나고 말았다. 하지만 성주 배치가 발표되자, 많은 기자들이'그렇다면, 수도권 방어는 포기하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관련 기사를 쏟아낼 만큼 이 보수 연구기관의 '바람잡이'글의 위력은 대단했다. 그런데 당시에도 조금만 눈여겨본다면, 이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임을 금방 알 수가 있었다. 사드포대를 대략 평택 근처 어디쯤 배치한 것으로 가정하고 거기에 사거리 200km의 부채꼴을 표시해 마치 수도권이 다 방어가 되는 것처럼 그린 이 도표는 그 자체가 현실성이 없는 주장이었다.

우선, 휴전선으로부터 약 200km 떨어진 지점에 사드 포대를 설치한다는 것은, 300km까지 나가는 북한의 신형 방사포가 수두룩한데, 1조 원이 넘는 무기를 그대로 공격하라는 말과 같은 것이다. 사드 한 개 포대 48기 미사일이 북한 신형 방사포를 다 요격한다고해도 남은 방사포는 막을 수 없는 것은 상식이다. 한미 당국도 성주 배치를 결정하면서 이 점을 자인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글의 가장 결정적인 결함은 그것이 아니다. 사드 사거리 200km 내에는 다 방어가 된다는 사기(?)를 친 것이 가장 결정적인 결함이자 하자이다.
사드는 적국의 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떨어지는 고도 150km에서 40km 이상의 단계에서 미사일을 파괴하는 요격 체제이다. 수도권 서울을 향하는 미사일이 고도 40km 이상 평균 잡아 100km에 위치하고 있을 때에 그 위치는 어디일까? 각종 미사일의 다양한 속도를 감안하더라도 수도권과 한참 떨어진 북한 지역에서 서울을 향해 떨어지는 단계이다.
그리고 사드 미사일은 그곳까지 날아가야 한다. 다시 말해 클링너가 그린 저 도표보다 사드는 훨씬 더 수도권 쪽에 배치되어야 그나마 그 거리까지 요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 신형 방사포는 고사하고 장사정포의 사정거리까지 와야 실질적으로 수도권 방어가 가능한 것이다.
즉, 사드의 사거리 200km는 방어의 거리가 아니고 그야말로 단순히 사드요격 미사일의 사거리일 뿐이다. 단순(피타고라스) 계산으로 사드가 최대 요격 고도 150km에 있는 목표물을 요격하고자 상공으로 발사돼 200km를 항해한 다음 목표물을 요격했을 때, 실제 사드 포대와 목표물 간의 거리는 132km에 불과하다.
결국, 사드 포대는 보호하고자 하는 군사 기지 등 전략적 자산 근처에 배치되어야 하는 것이고, 미군 괌 기지를 보호하기 위해 괌 기지에, 본토에는 미 육군 기지 내에 배치된 이유이기도 하다. 공격 미사일이 떨어지는 종말 고도에서 요격하는 요격 미사일이 보호하고자 하는 목표물 근처에 있어야 정확도가 높아지는 것도 기본적인 상식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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