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 오피니언] 사드 때문에 갈등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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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 오피니언] 사드 때문에 갈등하십니까?
  • 관리자
  • 승인 2016.09.30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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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조 교무(독일 퀼른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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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문제를 계기로 해서 성주성지 수호와 사회참여에 대한 교단의 입장문제가 다양하게 논의되는 것은 다
행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대다수의 재가·출가교도들이 사회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소극적인 입장을 취
해왔기 때문에 이번 사드 문제에 있어서 교단적인 대응이 이루어지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를 풀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몇 가지 생각들을 정리해 봅니다.

1.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입장은 '님비'가 아닙니다. 누구라도 자기 집 앞마당에 사드를 배치한다고 할때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꺼이 수용 하겠다”고 나설 수 있는 자 있습니까?
예컨대 세월호 사고로 자식을 잃은 사람에 대해 “노란 리본이 지겹다”며 “내 자식과 남의 자식이 어떻게 같을 수 있냐”고 오히려 따지고 들던 사람, 구의역 사고 청년의 죽음에 대해 신분의 차이를 얘기하며 국민을 '개돼지'취급한 교육공무원의 사고방식 등을 볼 때, 제 발등에 떨어진 불덩이가 “뜨겁다”고 외칠 사람은 본인이듯, 우리 성지가 사드배치 예정지로 거론 될 때 이를 계기로 우리 성지 뿐 아니라 한반도, 나아가 세상의 평화를 위해 선두에 선 것이 너무 당연한 것 아닙니까?

2. 사드배치의 배경과 국제정세, 그리고 사드의 정체를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국가 전체에 대해 조금의 관심만 가졌다면 현재 대한민국이 얼마나 심각한 부패 상태인지, 사드가 실제로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세계 곳곳에서 정의의 사도인양 전쟁을 일삼고 나라를 파괴하는 미국의 실상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종교인이 정치를 하지는 않더라도 “방언 마치고 기도하자”셨던 대종사님의 말씀을 따르려면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원불교인의 본분이라 생각합니다. 더구나 엄부(嚴父)와 자모(慈母)의 두 수레바퀴에 비유한 정치와 종교를 생각할 때, 가정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그리고 가족을 위해 아버지가 잘못하고 있으면 어머니가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하지요.

3.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교단'이라고들 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것은 '교단이 아니라 우리 자신들 아닌가요?'라고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교화현장과 자신이 처한 현장에서 교단을 대표합니다. 따라서 자신의 교화영역 내에서 얼마든지 사회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활동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교당의 약세, 또는 교단의 약세에 스스로 위축되어 정작 나서야 할 자리에 나서지 못하고 살아온 것 아닌지, 제가 한국에서 교화와 동시에 사회참여를 하면서 느낀 것은 다른 종단에 비해 출가 뿐 아니라 재가들도 참 소극적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나마 몇 사람이 그 현장을 지켜왔기에 원불교는 4대 종단에 가까스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그 자리에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출·재가의 지원은 고사하고 지탄을 받는 것도 감수하면서 원불교가 탈핵과 평화로 한국사회의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할 수 있게 된 오늘이 너무 감사한 일이지요.
또한 자신은 정작 나서지 않으면서 교단이 뭔가를 하지 않는다고 비판만 하고 “이렇게 해야 한다”고 지시하면서 자신이 평생 몸담고 살아가는 교단과 동지들을 무시하고 살아온 건 아닌가요?

4. 미성년에서 성년이 되면 스스로 자기 일을 처리해야 합니다. 교단 100년을 오기까지 격동하는 세상에 적응하면서 우리 모두 쉽지 않은 시기를 지내왔습니다. 마치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듯이 교단 100년 안에 오만년 대운의 기틀은 마련해야 하고 실천을 하지 않으면 타인을 인도하기 쉽지 않은 새 시대의 교리로 해서 교화의 결실이 쉽지 않은 가운데 해외에 까지 교단이 확장되다 보니 우리 모두 힘겹게 살아온 세월이었습니다.
그런데 원기101년을 맞으며, 우린 이제 미성년에서 성년을 맞으며 그 성년식의 첫 과제가 바로 성지수호를 통한 평화의 세상 만들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자기가 자기를 지킬 수 있는 성년이 되듯이, 소태산 대종사 이하 역대 선진님의 호념 속에 100년을 지켜왔으니, 이제 전 교도의 합력으로 스스로 한국 땅에 굳건히 서서 세상을 위해 보은해야 하는 시기를 맞은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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