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 오피니언] 한국적 정신문화, 풍류(風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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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 오피니언] 한국적 정신문화, 풍류(風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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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0.1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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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후 교무(강남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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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우리 민족은 내외적으로 격변의 시기를 보냈다. 격변과 위기에 처한 역사적 상황에서 국가와 민족을 구원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민족운동이 일어났다.
민족운동은 민족정체성을 확립하고, 민족의 희망을 향해가는 운동이었다. 민족운동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미래시대의 희망적 메시지를 제시하는 후천개벽(後天開闢) 사상에 바탕한 민족종교의 발생이었다. 1860년 수운 최제우(水雲崔濟愚, 1824-1864)의 종교운동인 동학(東學) 또는 천도교(天道敎)를 비롯하여, 일부 김항(一夫金恒, 1826-1898)의 정역(正易), 증산 강일순(甑山姜一淳, 1871-1909)의 상제(上帝) 신앙 운동, 홍암 나철(弘巖羅喆, 1863-1916)의 대종교(大倧敎) 및 다양한 단군(檀君) 계통의 신앙 운동, 그리고 소태산 박중빈(少太山朴重彬, 1891-1943)의 원불교(圓佛敎) 등 새로운 사상과 종교운동이 전개되었다.
그렇다면 민족운동의 근간이 되는 한국 고유의 정신은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 과연 한국적 정신이라 할 만한 것은 있을까? 이러한 물음을 토대로 한국적 정신의 전개와 발현이 한국문화에 어떻게 작동해 왔고, 어떠한 양상을 띄어 왔는지를 담아내고 있는 책이 바로 '한국을 다시 묻다.'(이찬수, 최준식, 황종원, 신현승 공저)이다.
이 책에서는 한국인이 오랫동안 이질성과 다양성을 흡수하고 소화하는정신이면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 해온 심층적 생명력에 붙여진 이름을 '겨레얼'이라 말한다. 그리고 한국적 특징과 정신을 구체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오랜 언어는 최지원(857~, 신라시대 학자)의 사상을 빌려 '풍류風流정신'이라 표현하고 있다. 특히, 민족종교는 '겨레얼'의 종교적 변용들이고 민족의식이 결정적으로 구체화된 것 이며, 풍류정신 및 홍익인간의 자세가 민족종교라는 형태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처럼 민족종교는 한국의 정신문화와 사상을 토대로 오래된 민족정신에 뿌리를 두고 자생한 종교이다.
최지원이 '화랑난랑비'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사상이 '풍류정신'이다. 나라에 지극히 오묘한 도道가 있으니 이를 일러 '풍류'라 말한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유불선 삼교를 포함하고 만물과 접해 교화한다. 둘째는 충효를 숭상하는 것은 공자의 가르침과 같고, 지극한 자연스러움(無爲)을 추구하고 말 없는 가르침을 행하는 것은 노자의 가르침과 같고, 악을 행하지 않고 선을 받들어 행하는 것을 부처의 가르침이라 한다. 이는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다양성(삼교 三敎)을 화학적으로 융합(포함 包含)하고, 조화하면서(접화 接化) 당대의 민족문화를 꽃피웠다는 사실을 함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풍류정신의 맥은 한국의 민족종교에서 나타난 '삼교합일'사상에서 이어가고 있다. 이 책에서는 소태산 대종사를 '포함삼교'의 통합정신을 여러 사상에 걸쳐 비교적 합리적으로 구현한 대표적인 인물이라 말하고 있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근현대의 사상가로서 '소태산 대종사'와 신라시대의'원효'에 대해 삼교교리체계의 사상적 차이점을 특징 있게 기술한 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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