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울안 오피니언] 한국적 정신문화, 풍류(風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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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울안 오피니언] 한국적 정신문화, 풍류(風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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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0.19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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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후 교무(강남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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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는 화쟁 사상으로 상이해 보이는 다른 교리들을 좀 더 전체적인 입장에서 봄으로써 모순이 통합된 온전한 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불교 내에서 생겼던 교리적 갈등을 해결한 것이지 유교나 선도와 같은 다른 종교의 교리들까지 포함시켜 새로운 주장을 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원효는 풍류정신의 조화 이념을 불교 안에서만 적용시킨 것이라 말하고 있다. 이에 반해 소태산 대종사는 유불선 삼교 뿐만 아니라 과거의 통합적 정신 내지 사상을 받아 들이되 좀 더 합리적이고 좋은 방향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원효에 비해서 불교적 세계관을 중심으로 다양성을 통합해냈다고 제시한다.
이처럼 소태산 대종사는 한국적 정신문화인 풍류정신을 계승했을뿐만 아니라 종교적 승화로까지 이끌어 낸 근현대의 뛰어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원불교가 조화와 평화의 인류문명사회를 만들어가고, 종교적 영성을 바탕한 정신문화를 꽃 피워야 하는 소명의식이 바로 풍류정신에 담겨 있다.
풍류도의 신학자 유동식 교수는 '풍류정신'을 한국인의 근본 종교감정이며, 한국문화의 창조적 에너지원이라 보고 우리 민중의 삶의 원형을 '한, 멋, 삶'으로 그 성격을 표현하고 있다. 이는 크고 높고 바른 하늘의 뜻을 자유와 내실 속에서 조화로움으로 모든 생명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인간 삶의 사회적 속성을 담고 있는 것이다. 풍류정신은 한국 종교의 근간을 이루어 오고 있는 에너지이다. 이러한 풍류정신의 사상적 담론은 '다양성'을 '포함'함으로써 '사람 사는 세상(人間)이 더 사람다운 세상이 되도록 두루 도움을 주는(弘益)'민족고유의 정신문화를 평화 영성으로 구현해 내는 일이다.
원불교는 이제 새로운 2세기를 맞이하여 세계적 보편종교로서 나아가려 한다. 이를 위해서는 '풍류정신'을 계승해 온 한국의 민족종교에 대해 깊이 있고 폭 넓은 객관적인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 현재 '한국 신종교'라는 말이 비합리적 혹은 초자연적 실재를 신앙하면서 종교적인 역사와 정신에 바탕해 자생된 종교가 아닌 새롭게 태어난 종교집단으로 인식하는 선입견이 있다. 한국 민족종교의 사상들을 공론화하여 보편성을 가지는데 앞장서야 한다.
또한, 이 책에서의 표현을 빌리면 우리 민족은 신명神明안에서 다양성을 종합하고 꽃 피웠다고 한다. 이는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 할 창조적 에너지인 것이다. 원불교가 세계적 보편종교로서 미래시대의 정신문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종교적 정체성이 무엇인지 찾아가고 확립해 가야 할 필요가 있다.
정산종사는 풍류로써 세상을 구원하자고 하였다. 그리고 그 안에는 분명 신명과 진리성이 담겨 있다. 우리안의 신명을 깨워 진리를 떠나지 않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나보다 더 낮은 곳의 세상을 위해, 세상의 아픔에 공감하는 인류애의 마음으로 신명나게 살아가는 풍류의 삶이어야 하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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