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이 만난 사람] 인문人文, 인간이 그리는 무늬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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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이 만난 사람] 인문人文, 인간이 그리는 무늬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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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1.2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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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이 만난 사람

서 : 이번 특강의 첫 번째 주제가 '개벽과 노장사상'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개벽'이란 어떤 의미로 함축될까요?

: 우리는 언어를 사용합니다.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경제적이기 때문이죠. 꽃은 꽃인가? 아닙니다. 우리가 그것을 꽃이라 부르기로 한 것입니다. 내가 나로 존재하는 것은 나만의 고유한 언어, 고유한 꿈, 고유한 욕망이 있다는 것이며, 이 나만의 고유함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개벽'입니다. 우리나라는 중진국까지 그동안 익숙한 언어로 따라 하기를 통해 '우리'로 살았던 시대였습니다.
그동안은 지식을 생산하지 않고 수입하여 살았죠. 고려 멸망 후 주자학에 바탕 하여 건국된 조선은 200년 간 변화하는 이데올로기에 사회를 맞추고자 하다 200년을 멈춘 채 살았고, 결국 1592년 일본의 침입을 맞이했습니다. 우리가 새로워지는 방법은 우리가 새로워지면 됩니다.
새로워져야 합니다. 어떻게 새로운 세계를 열 것인가? 한 사람 한 사람이 개벽해야 합니다. 우리가 자식들을 어떻게 키웠나,' 친절'이 무엇인지, '봉사의 삶'이 무엇인지, 기도가 무엇인지 그것이 중요하다고 키웠는지, 인간으로서 사는 삶이 무엇인지 그렇게 키웠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이제 개벽하지 않으면 추락합니다. 노자사상의 핵심은 '우리'를 '나'로 바꾸는 것입니다. 진실은 '나'에게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내가 '별'입니다. 하늘에 있는 별, 바깥에 있는 별에 감탄하지 말고 나 자신이 별임을 인식할 때 그것이 비로소 개벽입니다. 부처를 닮고자 노력하다가 내 자신이 부처임을 인식하면 부처처럼 살게 되죠. 이것이 개벽입니다.


서 : 작금 우리나라는 정치적·경제적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특강 두 번째 날의 주제가 '인문적 성찰과 시대의식'입니다. 평범한 우리 개개인은 어떤 성찰과 어떤 시대의식을 가져야 이 시대를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최 : 먼저, 인문이 무엇인지 간단히 살펴보면 인문(人文)은 문학, 철학, 역사 사회학 등을 공부하는 분야입니다. 어떤 공통점이 있는가? 이 학문들은 인간이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 때 함께 사라지는 것들이죠. 즉, 인문은 인간이 그려가는 무늬입니다. 인간은 근본적 차원에서 문화적 존재입니다.
문화적 활동을 통해 남긴 결과가 바로 문명입니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가 무엇이냐면 선진국은 앞서가고 후진국은 뒤따라갑니다. 선진국은 어떻게 앞서나가는가, 선도력을 갖고 있죠. 선도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인간 중에 귀신같은 인간이 있습니다. 남이 안 보는 것을 보죠. 시대의 흐름, 방향은 그냥눈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읽혀질 뿐인데 이것을 읽어내고 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것이 지혜이고 지성입니다. 또한 인간과 사회가 움직이는 동선을 읽어내는 능력이 철학적 능력입니다. 한 나라의 인문학적 깊이를 보자면 그 나라를 대표하는 대학의 철학과가 무엇을 연구하고 무엇을 방향으로 삼는지를 보면 짐작이 됩니다. 우리나라 철학계의 박사 논문들을 보면 '~에 관한, ~에 대한 연구'들이 대부분입니다. 즉 창의를 받아서 훈고학적으로 따르고 있습니다.

학문만이 아닙니다. 정치도 따라하고 있고 경제도 따라가고 있습니다. 선진국은 생각을 '하는' 국가이며, 후진국은 생각을 '따라하는' 국가입니다. 개인은 어떠한가? 학생들, 청년들이 꿈이 없다고 합니다. 나는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가장 고품격의 장르가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꿈이 없다면 그 사람, 그 사회는 상상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따라서 창의성도 나올 수 없습니다.
꿈을 갖는다는 것은 인간이 움직이는 이 사회가 어디로 갈지 상상해보는 것이고, 이 사회가 어디로 움직일지 꿈꿔보는 것이죠. 없는 길을 열면서 가는 길인 것입니다. 그것이 인문적 통찰의 힘이죠.

서 : 교수님께서 강조하시는 이 시대의 '시민'들이 요즘 정치적 사건 등으로 인해 큰 상실감과 허탈감에 빠져있습니다.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힐링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 : 사실 그 말씀은 교당의 교감님이 더 잘 말씀해주실 것 같습니다. (웃음) 현재 우리나라는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길목에 서있습니다. 이 단계를 올라서는 것은 상당한 노력과 고통이 필요합니다. 가령 피아니스트가 뮤지션이 되기 위해서 5정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면 가장 높은 경지인 아티스트로 가기 위해선 50만 배, 혹은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아직 세계의 중심에서 본 일이 없습니다. 사람도 국가도 가장 높은 경지 즉, '탁월한 것'에 이르기 위해선 고통이 따릅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그 시기에 와있다고 보여 집니다.

이 시기를 딛고 '선진'의 단계를 가기위해 인문적 성찰이 필요한데, 지금 우리는 백성에서 '시민'으로 바뀌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시민'은 스스로 책임을 지는 사람입니다. 자기 책임성, 즉 자기 역할에 대한 자각이 있어야 하죠. 우리가 크고 작은 각성을 하게 되면 그것이 개벽을 이룰 것입니다.

정리 : 서소영 교도(강남교당)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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