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 칼럼]온전한 단전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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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 칼럼]온전한 단전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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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5.01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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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관응 교무 (경남교구 신현교당)

육관응 교무님.jpg

실지로 행하고 정성스럽게

행하는 단전주선

며칠 전 선방에 참석한 선객들과 함께 주방 그릇장과 냉장고 위치를 바꾸는 작업을 했다. 벽걸이 에어컨을 설치하기에 적합한 위치를 잡기 위해서였다. 왼쪽에 있던 그릇장은 오른쪽으로 오른쪽에 있던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는 왼쪽으로 옮겼다. 처음에는 늘 보아오던 형태가 아니라 어색했으나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그런데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식사를 하기 위해 반찬을 꺼내려다 보면 무심히 예전 냉장고 위치로 가는 것이다. 그럴 때면'아, 위치를 바꾸었지'하면서 혼자 속으로 웃곤 했다. 습관 떼기가 쉬운 것 같아도 시일이 걸린다는 것을 체감했다. 오늘 아침에도 그랬다.
단전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단전호흡을 위주로 하던 공부인들에게 단전주를 지도하다 나타나는 현상도 이와 유사하다. 단전주를 한다고 하는데 호흡 위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릇장과 냉장고의 위치가 바꿔졌음에도 예전 상태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때 호흡이 부자연스러움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도 이전에 하던 그 호흡을 놓지 못하고있다. 설명을 하고 실증을 보여도 단전주는 어디로 가고 호흡으로 가는 것이다.' 호흡을 잊어라'하고 지도해도 그 호흡으로 간다. 다시 단전주를 강조하면 이내'아차'하게 된다.

정전 좌선의 방법 2조에서는“전신의 힘을 단전에 툭 부리어 일념의 주착도 없이 다만 단전에 기운 주해 있는 것만 대중 잡되, 방심이 되면 그 기운이 풀어 지나니 곧 다시 챙겨서 기운 주하기를 잊지 말라.”고 밝히고 있다.

단전주를 하면 들이쉬고 내쉬는 만들어진 호흡이 아니라 내면의 호흡은 자연 따라 온다. 보여주는 호흡이 아니라 깊이 있는 호흡이 무엇인 줄을 알게 된다. 이 이치를 알게 되면 좌선을 재미있게 즐겁게 할 수 있다. 즐거우면 모든 사물들이 새롭게 보인다. 정확한 인식을한다. 마음 흐름을 알게 된다. 병고가 감소됨은 물론 건강에 도움이 된다.

정전 단전주의 필요에서도“이 단전주는 좌선에만 긴요할 뿐 아니라 위생상으로도 극히 긴요한 법이라, 마음을 단전에 주하고 옥지(玉池)에서 나는 물을 많이 삼켜 내리면 수화가 잘 조화되어 몸에 병고가 감소되고 얼굴이 윤활해지며 원기가 충실해지고 심단(心丹)이 되어 능히 수명을 안보하나니, 이 법은 선정(禪定)상으로나 위생상으로나 실로 일거 양득하는 법”이라고 했다.

그래서 여여선방에서는 단전주에 중점을 두고 선객들을 지도하고 있다. 단전주를 통해 놀라운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몸과 마음이 충족된다고 한다. 사는 것이 즐겁다고 말한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선방에 참석하는 것만 해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친구들과 먹는 것에 시간을 보내기 보다 선방에 오면 정신이 상쾌하다고 전한다. 온 몸 구석 구석에 에너지의 진동이 전해진다고 한다. 건강이 예전에 비해 좋아졌다고 한다. 정전에 있던 좌선법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각자의 체험이지만 정성스럽게 하니 그렇다는 것이다. 이제는 말로 글로 아는 단전주가 아니라 실지로 행하고 정성스럽게 행하는 단전주선이되어야 한다.

정산종사께서도 한울안 한이치에서“수도인이 공부를 할 때 새벽 일찍 일어나서 단전을 붙잡고 단전주를 하면서'도령님 덕분에 양반 한번 되어 봅시다'하는 신념으로 부지런히 정진을 계속하면 누구나 부처의 인격을 이룰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지금 밖에 나가면 봄꽃이 완연하다. 그 봄꽃의 모습에만 취할 것이 아니라 내 꽃을 피워야 한다. 이 방법은 온전한 단전주를 통해서다. 주하고 주하다 보면 툭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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