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 오피니언] 사드와 성지는 함께 할 수 없다 하셨는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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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 오피니언] 사드와 성지는 함께 할 수 없다 하셨는데 (2)
  • 관리자
  • 승인 2017.05.05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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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 오피니언

한울안오피니언(정도성).jpg

정도성 도무(원경고등학교 교장)

성지를 잃게 생겼는데 좌고우면할 게 무어 있는지요?

수위단회에서 사드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망연자실했습니다. 모든 수위단원님들께서 사드배치에는 반대하지만 성명서를 내는 일에는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는 소식이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왜 성명을 내어서 원불교 최고의결기관인 수위단회가 당당하게
뜻을 개진하지 못하는 것인지. 도대체 무슨 원려를 그리 신중하게 하시는지. 지금 성지와 지근거리에 미군 기지가 들어서려고 하는것만큼 중차대한 문제가 어디 있는지. 사드 배치에 찬성하는 분들과 사회적인 시선을 걱정하시는 것인지. 정치적인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싫어서 그런 것인지.
그런 생각이 정말 아니시겠지만 만약 그런 생각이라면 그것이야말로 정치적인 것입니다. 종교가는 도리어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면 어떤 정치적인 고려보다도 그 가치를 지키고 실현하는 곧은 결기가 있어야 하지 않은지요. 그게 가치를 신봉하는 종교인 아닐까요.
저는 사드 배치를 막아내면 정말 좋겠지만, 배치가 되거나 안 되거나 하는 결과론적인 문제보다도 저는 과정의 참여가, 과정의 최선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얼마나 마음을 모았는가? 우리가 얼마나 일심으로 추구하였는가? 우리가 얼마나 평화 실현에 골몰하였는가? 우리가 얼마나 종교의 소임을 다하였는가? 얼마나 최선을 다하여 당당하게 선언하고 실천하였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표현하지 않는것이 중도라고 생각하실까 걱정입니다. 표현하지 않는 것이 신중함이며 심모원려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실까도 걱정입니다.
저는 이 때 해야 한다고 봅니다. 교단을 살리는 일이 지금의 실천에 있다고 봅니다. 대사회적인 메시지, 원불교 출가재가 교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평화를 구현하는데 마음을 모으고 뜻을 합하여 함께 평화 세상을 열어가자고 촉구해야 합니다.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선언해야 합니다.
어떤 지인은 저에게 원불교 전체의 의지를 보이는 메시지와 실천 의지가 나오지 않으면 동력은 떨어진다는 말을 했습니다. 몇몇 교무님들이 나선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로는 어렵다는 것이죠. 현장 교무님들의 헌신적인 노력도 매우 소중하지만 교세가 약한 원불교가 전체적으로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되며, 원불교의 헌신성은 곧 다른 종교, 시민단체의 연대와 언론의 관심을 얻어낼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성지를 잃게 생겼는데 좌고우면할 게 무어 있는지요? 달리 또 무엇을 잃을 게 있다고 주저하시는지요? 새롭게 특단의 결단이 없으면 아니 될 것입니다. 혼연일체 되지 않으면 도무지 아니 될 것입니다. 지금 모두가 원불교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과의 이치를 신앙하고 있다면, 평화의 씨앗을 심고 가꾸어가는 노력의 누적이 곧 우리가 받게 될 평화의 열매이며 사회 교화의 결실임을 우리 교도님 모두가 느끼고 알았으면 합니다.
때를 놓치면 늦은 탄식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종법사님과 수위단원님들의 혜안을 기대하며, 우리 사회에 평화의 메시지를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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