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자제도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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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자제도②
  • 관리자
  • 승인 2017.08.07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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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원불교의 새 시대를 전망한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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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교무를 지원하던 때가 1974년이었는데, 그 당시만 하더라도 항상 여자지원자가 월등히 많았던 때였는데 그 해만은 남녀 비슷한 숫자가 되어 원로님들이 남자지원자가 많아진 것에 대해서 많이 기뻐하기도 하였다. 교육계에서 평생을 보낸 필자의 경험으로 현재 원불교 교역자 지원현황을 보면 여자 지원자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여자 교무 지원자에게만 의무화되는 정녀 지원서에 대해서 불평등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다. 그 동안 교단에서 정녀 교무들의 활약으로 발전을 해 오면서 여자 교무들이 결혼을 하게 되면 지금까지처럼 완전한 헌신을 기대하기 힘든 것에 대해 교단 미래에 대한 우려를 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점점 남녀평등 의식은 높아지고 독신이든 결혼이든 그 결정권을 중요시 여기는 현대사회에서 여성들이 차별을 생각하면 벌써 부정적인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과거 특정시대에 머문듯한 여자 교역자의 제복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하여 여자 교무 지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렇게 여자 교무의 수가 감소되고 교화 인력에 영향을 미치면서 남자 교무의 부인인 정토는 남자 교무를 보좌 하도록 교육을 시켜 '정무(正務)'제도를 만들어 양성하고 있다. 처음 정무제도 발의를 할 때부터 문제제기 많았지만 전문적인 연구와 검토가 충분하지 않고 교단적 공감대도 만들어 지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진행하는 감이 있다. 문제는 정무라는 지위가 남자교무의 부인이라는 것에 한정되어 있고, 만약에 이혼할 경우 자격도 문제가 되는 등 남자에 예속된 지위라는 것이다. 왜 여자 교역자의 결혼을 막아 놓고, 정토도 교무를 지원할 수 있는 길을 막아놓고 새로운 남녀 불평등을 상징하는 정무를 만들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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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는 부부가 성직자가 되는 일이 그리 낮 선 일도 아니다. 이미 기독교에서는 여성 목사 안수가 허용되어 있고 결혼여부는 상관도 없으며 부부 목사도 얼마든지 가능하게 되어있다. 또한 현대사회가 점점 더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인생의 후반기에 전무출신을 할 수 있는 길도 모색할 수 있다. 자녀들을 다 키우고 인생의 후반기에 좀 더 여유 있게 보람된 일을 찾는 사람들이 교단에 봉사할 수 있다면 그들도 새로운 삶으로 전무출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시대 변화를 외면하고 소태산 대종사의 뜻으로 이루어진 원불교의 남녀평등 이념을 사회적으로 내세우는 원불교에서 남녀불평등을 거스르는 잘못된 길을 가서는 안 될 것이다.


원불교의 교역자 제도는 혁신론에 나타난 소태산 대종사의 뜻과 원불교 교법정신대로 남녀평등의 이념에 바탕 하여 정남 정녀, 남편이 있는 여자 교무, 아내가 있는 남자 교무, 그리고 부부 교무가 모두 가능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교무 지원자가 훨씬 더 늘고 더 나은 인재 선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원불교 2세기에 들어오기 까지 교역 제도 문제에 해결을 보지 못한 유감스러운 일이다. 하루빨리 소태산 대종사의 원안대로 그리고 교법 실천으로 교역자 제도를 바로 세우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 선학대학원을 만들어 미국인 인재 발굴과 양성에도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인 여성이 교무가 되고자 하는데 정녀 지원서를 의무화 한다든지 남편이 있어서 교무를 못 한다든지 하게 되는 일이 일어나면 아마도 미주선학대학원은 위기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영향은 미국인 교화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사회가 평등을 주요가치로 내세우고 모든 학교에서도 그 법을 수용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원불교의 남녀평등 이념과도 어긋나게 되므로 가르침과 실천이 다른 원불교의 민낯이 미국 사회에 들어날 때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될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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