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만든 독특한 기독교 영화 '산상수훈(山上垂訓)' 예수의 가르침을 영화로 풀어냈다는 참신한 시도에 박수가 쏟아졌다. 원불교, 개신교, 불교, 천주교 성직자들은 7일(월)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 모여 대해스님이 감독한 '산상수훈'을 관람한 뒤 '4인 4색 토크시사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권도갑 교무(교화훈련부)와 천주교 김용해 신부, 개신교 최일도 목사, 불교 마가스님이 참석했다.
극중에서 신학생 역할을 맡은 백서빈 배우와 친구들은 '하나님은 먹지 말라고 할 선악과를 왜 창조 했나',' 천국에 가는 게 목적이라면 얼른 죽어야 하는 것 아닌가'등 질문을 주고받는다.
최일도 목사는 “영화는 너와 내가 남이 아니라는 불교의 '불이(不二)사상'으로 성경을 재해석해 인간과 하나님이 하나라는 결론을 낸다. 보수적인 신자들이라면 난리가 날 대목이다. 저는 비교적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이는데도 당황스럽다”고 평가했다.
권도갑 교무는 “우리가 선악과를 먹지마라하고 분별을 내려놓으라고 한다. 그러나 스스로 선악과를 먹고 있는 줄을 모른다. 인생에서 고난과 아픔을 겪지 않고 행복을 얻을 수 없다. 선악과를 먹은걸 자각하면 죄인이라는 고백이 나온다”고 밝혔다.
대해스님은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성경을 읽으면서 어떤 감회를 느꼈느냐는 질문에 “성경공부를 찾아서 한 건 아니다”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어 “제가 성경을 찾기는 어렵다. 시간도 없고”라고 웃으며 “종교가 생긴 뒤 가르침이 생기고 성경이 있는 것 아니냐. PD에게 성경에서 '인간과 하나님이 둘이 아니다'라는 부분을 찾아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구상한 뒤 성경에서 관련 구절을 찾는 귀납적 방법을 썼다는 얘기다.
권도갑 교무는 “나는 '피조물이다', ' 죄인이다', ' 열등하다'라는 생각이 선악과를 먹는 것이다. 지금 이대로 대단한 존재라는 자각, 자기 존재를 새롭게 발견하는 것이다”라고 정리하자 관객들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영화 '산상수훈은'지난 6월 세계 4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인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의 비경쟁부문인 '스펙트럼' 부문에 초청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