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절 특집 : 한울안이 만난 사람] “과학시대의 성리와 깨달음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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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절 특집 : 한울안이 만난 사람] “과학시대의 성리와 깨달음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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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8.26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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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절 특집 : 한울안이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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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의 문에 성리를 밝히지 않는다면

성리가 부족한 종교는 진리의 본질을 밝히지 못한 아마추어 종교다. 인류의 문명에서 종교는 종합예술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철학, 예술, 문학, 심리, 수행 등을 고루 갖춘 백화점이다. 문화의 꽃이다. 그럼에도 결정적으로 종교가 성리를 밝히지 못하면 꿰지 못한 구슬 서 말로 끝난다. 꿰려면 성리를 밝혀야 한다.


성리는 무엇인가? 지금과 같은 과학시대에 맞는 성리는 사람 사용법 곧 휴먼 매뉴얼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만든 모든 제품에는 사용설명서가 따라 붙는다. 우리 인간은 누가 만든 줄도 모르고 설명서도 없이 태어난다. 그래서 몸과 마음과 감정이 빠르게 고장 나도 고치지 못한 채 윤회의 수레바퀴 속으로 끌려간다. 지구상의 어떤 존재도 스스로 매뉴얼을 만들 수 없다. 우리 인간만이 존재의 수수깨끼를 해결할 매뉴얼을 만들 수 있다. 그 증거가 바로 인류가 받드는 성자들의 존재다. 그들을 통해 성리의 퍼즐을 맞출 수 있다.


부처님이 '사문유관'(석가모니 부처님이 출가 전 태자로 있을 때 왕성의 사대문 밖을 나가 생, 노, 병, 사의 고통을 보고 출가를 결심하게 된 것)을 하면서 '나도 저렇게 되면 어떡하나'하는 심리적 · 정서적 불안과 공포가 생겼다. 보통 인간들은 이런 상태가 되면 그것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 분산시킨다. 그러나 부처님은 이때 자기 자신을 직시했다.


이것이 성리라는 수수깨끼를 푸는 시작이다. '질병(disease)'이란 단어에는 안락한 상태를 의미하는 'ease'에 반대를 의미하는 'dis'가 붙는다. 부처님은 몸과 마음의 편치 않은 상황을 경험하면서 그것을 직관적·통찰적 방법으로 면밀히 관찰했다. 물건 하나도 그것의 사용법을 알려면 가만히 관찰해야 체득할 수 있다.


# 견성한 과학자들이 인증할 것이다
불전(佛典)에 따르면 부처님은 32상을 나투셨다고 한다. 신체구조가 바뀌셨다는 것이다. 대종사님도 깨달으시고 온 몸에 종기가 사라지셨다고 한다. 신경계와 호르몬계가 바뀌면 신체가 바뀌고 용모가 바뀌게 된다. 이것은 내면의 변화가 육체적 · 물리적 변화를 일으키는 증거이다. 과거에는 신화적으로 해석을 할 수밖에 없었으나 현대에는 과학적으로 해석 할 수 있다.


병원에 가면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등으로 우리 몸을 찍을 수 있다. 이제는 뼈도 찍고 근육이나 호르몬, 신경전달 물질과 뇌도 찍을 수 있다. 우리 몸의 신경전달 물질을 통해 한 사람의 자성의 정(定)이 얼마나 세워져 있는지 신경계를 보면서 자성의 혜(慧)가 어느 정도 인지 살펴볼 수 있다. 진정한 도인과 무늬만 도인을 구별할 수 있는 과학적 시대로 돌입했다.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과거에는 '이뭣고'만 떠올렸지만 이제는 인간의 매뉴얼을 수행자와 과학자가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합력해 연구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우리 몸은 60~100조의 세포로 구성되었다. 이 세포들은 각자의 생존법이 있다. 이 세포들이 '나'라는 한 물건을 유지시켜주고 있다. 이것을 부처님이 '무아(無我)'또는 '인연법' 이라고 밝혀주신 것이다. 어느 한순간도 고정적이지 않다. 생각도 바뀌고, 경험도 바뀐다. 어제에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다. 6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름에도 같다고 착각을 하면서 살고 있다.


# 영성과 과학이 결합하는 시대
살다보면 위험에 처하는 순간이 온다. 순발력 있게 긴장하는 순간도 있어야 하지만 그 이외에는 이완해야한다. 그런데 현대인의 90% 이상이 비상사태 모드에 머무르고 있다. 불안, 초조, 긴장을 달고 산다. 그런 상태가 지속되어 면역체계 이상으로 병을 달고 산다. 그래서 종교는 이완의 운동, 영적인 운동을 가르쳐야 한다.


우리 몸에는 '편도체'(대뇌변연계에 존재하는 아몬드 모양의 뇌 부위이다. 감정을 조절하고, 공포에 대한 학습 및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는 것이 있다. 위험에 처했을 때 이를 지각하는 것이 편도체다. 쥐의 뇌에서 편도체를 없애면 너무 이완된 나머지 고양이 목에 올라타기 까지 한다. 고양이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비상사태에 꼭 필요하지만 평상시에는 필요하지 않으니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데 늘 작동을 하고 있다. 학생은 공부 때문에, 청년은 취업 때문에, 가장은 승진 때문에, 모든 여러 문제 때문에 편도체를 망가뜨린다. 종교의 수행, 기도, 명상, 경전, 성가는 우리를 이완시키고 불필요한 편도체를 안정시키고, 교감신경을 안정시키는 방편이다. 내면의 안정이 수행의 궁극적 목적이다. 과거에는 인간의 육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지만 이제는 성자들의 지혜와 과학적 지식이 결합된다.


최근 미국에서 「믿음의 생물학(Biology of Belief)」이라는 책이 나왔다. 신앙이 세포를 어떻게 바꾸는가를 다룬 책이다. '감사'의 신앙 행위가 우리 인체를 어떻게 바꾸는가에 대한 연구도 나왔다. 감사의 농도가 지극하면 몸이 이완된다. 우리 원불교의 감사생활과 통하는 연구다. 머지않아 학자들이 원불교의 신앙행위를 과학적으로 검증할 날이 올 것이다. 이런 연구가 서양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제 영성과 과학이 결합된 설교와 수행이 보편화 될 것이다. 그때는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인간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교법도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안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불교 교법이 과학과 결합 하지 않는다면, 수행이 검증되지 않는다면 미래 세상에 설 수 없다는 것이 점점 자명해진다.

- 김현오 교무는 플로리다주립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에서 공부했다.

- “관심 분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깨달음” 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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