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년] 우리반 교생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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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년] 우리반 교생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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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8.2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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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 교도(안암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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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에 교생선생님 다섯명이 오시게 되었다. 교생이 오면 연구부장님과 교과지도교사, 그리고 학급담당교사 이렇게 세 명 정도가 직접적인 담당자가 된다. 내가 속한 3학년부에 배정된 교생 담임학급은 두 학급이었다.


처음에 교생선생님의 담임학급을 정할 때 3학년부 담임선생님들께서는 신경 쓰이는 업무가 생길까 싶어 선뜻 나서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나는 이제 2년차라 학급경영이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족하고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괜찮다면 제가 맡겠다고 먼저 손을 들었다. 물론 초반에는 조금 손이 가고 신경이 쓰일 수도 있겠지만, 분명 내가 교생선생님께 배우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또 아이들에게도 중학교시절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조금 고생하지 뭐….'하는 마음으로 '정당한 고(苦)'를 누리기로 했다.


1~2주정도 같이 조·종례시간에 아이들과 만나 전달사항을 전달하고, 어떤 식으로 학급이 운영되는지 알려주고, 아이들과 친해지는 방법이나 내가 했던 교생경험들을 전해주면서 3~4주차에는 교생선생님 덕에 오히려 내가 여유가 생겼다. 5월 중순부터는 교생선생님의 학급담당교사가 된 나와 옆 반 선생님은 조·종례시간 그 누구보다 여유로웠고, 다른 선생님들의 부러움을 한눈에 받았으며, 우리 반과 옆 반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담임선생님 바뀌었어요?”하며 어리둥절하던 아이들이 5월 한 달 동안 교생선생님과 재미난 추억 많이 쌓고,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준비한 선물과 편지도 받은 아이들을 보며 학급담당교사를 하길 참 잘했다 싶었다. 받기만 할 수 없어 실습 마지막 날 아이들에게 미리 언질을 해놓고 학급비로 케익과 풍선을 사서 마지막 파티를 하고, 사진도 찍어드렸다.


'은생어해'가 호리도 틀림이 없구나 싶었다. '해(害)'까지는 아니지만 남들이 기피하는 일을 한다고 하니 그대로 은혜로 돌아왔다. 교무님께서 공부방에서 당장에 고통이라도 그 일이 정당하고, 나중을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고 하셨던 그 말씀이 그대로 와 닿았다. 상황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고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 한다면 까짓 거 아직 젊고, 열정 있는 내가 해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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