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칼럼] 한미 FTA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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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한미 FTA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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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0.1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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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세 교도 (유성교당, 하늘교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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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주권과 자존심을 걸고 대미 외교전에 응원하고 있는데 무엇을 주저하는가?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무역협정)는 미국 등 선진국이 주도하여 자유무역주의에 바탕을 두고 다자국간 혹은 양국 간에 체결하여 '전 세계의 국경 없는 시장화'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근래 경기회복과 자국 산업보호라는 미명 하에 선진국이 오히려 보호무역주의를 들이대고 있다. 한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과 2012.03.15. 체결된 한미FTA를 트럼프가 북핵과 사드 문제를 거론하다가 돌연 폐기할 수 있다고 하더니 마침내 다시 협상한다고 한다.


물론 재협상 논의는 당사국이 동의하여 얼마든지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지도자의 언행은 도를 넘어선 강자의 일방적 횡포 정도가 아니라 속국을 대하는 황제의 태도다. 주권국가의 한국인에게 주종관계의 비애감과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한미FTA 체결 전 116억 달러의 무역적자가 2016년 말 230억 달러로 2배 늘었다. 미국은 농축산물이나 3차 서비스 분야에서, 한국은 자동차, 반도체, 철강, 전자제품 등 공산품 수출을 많이했다. 미국이 단순한 무역불균형 해소나 자국 산업의 보호차원에서 진행하는게 아니어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나라의 전반적인 종속관계에서 생명줄인 경제를 통해 한국 길들이기의 칼을 뽑은 것이다. 미국이 자국이익 우선으로 일방적 재협상을 강요하고 있으며 군사적 주종관계도 활용하여 사드배치 증강, 미군 주둔비 인상, 방위전략자산 판매확대를 도모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 새 정부의 대외 경제정책에 대하여 목줄을 거머쥐고 방향을 제시하자는 의도도 깔려 있다. 미국과의 FTA 재협상 결과는 기존 체결국에도 적용된다. 중국, 베트남, EU, 캐나다, 호주, 남미, 동남아 등 50여 개 국가들이다. 개성공단 사업 등 남북경협과 통일정책에도 발목을 잡고있다. 동북아질서 유지를 위해서도 한미일 시스템 하의 한미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함이다.


중국, 베트남 등과 교역 증가는 물론 밀접도가 급상승함에 따라 한미 간 경제적 결속을 강화하고 제어할 필요가 생긴것이다. 올해 상반기에 베트남이 중국, 미국에 이어 한국의 교역 3위국 지위에 올랐고, 작년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감소되었지만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이 미국, 베트남, 일본을 합친 액(각각 660, 320, 240억불)을 상회하는 1,240억불이며 수입액도 미국과 일본을 합친 액(각각 430, 470억불)의 근사치인 870억불이 되었다.


사드를 빌미로 미국은 대한국 무역수지 적자 230억불, 중국도 370억불 적자를 해소하는 방편으로 한국을 길들이기 위해 각각 다른 방식으로 보복을 하고 있다. 애당초 사드라는 불씨를 만든 것이 우리 자신의 책임이다. 균형외교를 하지 못해 혼쭐이 나고 있는 것이다. 이미 교역국의 다변화와 대중국 교역액이 미국과 일본을 합친 그 이상인데 국익을 위한다면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게다가 기대했던 새 정부가, 절대적으로 응원하고 있는 촛불민심에 부응하지도 못한 채 미국의 압력과 경제 사정을 빌미로 경제 기득권 논리에 끌려가고 있는 것이다. 적폐청산을 외치면서도 대기업 등의 대미의존 세력들에게 휘둘리고 있다. 온 국민이 주권과 자존심을 걸고 대미 외교전에 응원하고 있는데 무엇을 주저하는가? 솔직하고 결단력 있는 호소로 국민의 애국적 협력을 이끌어 내 국난을 타개해야 하지 않겠는가?


미국이 이토록 비신사적이고 야만적인 태도를 드러낸 적은 없었다. 부동산 사업 등의 수완으로 상대의 패를 먼저 파악하고 주도권을 잡으려는 트럼프 스타일을 오히려 능가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저자세가 이미 패를 읽히고 있지 않은가 반성해보자. 자주적이고, 균형적 사고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 상대의 패를 정확히 읽고, 자국이익의 합리적 주장과 상호간 이익 극대화의 타협점을 찾자.


올해 한국은 세계 수출순위 6위 복귀와 무역액 1조 달러에 재진입할 것이 전망되고 있고 상반기 중 세계 9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무역규모만큼이나 나라의 위신과 협상력이 높아졌음을 당당히 보여주고 주권의식 및 국민적 자부심도 한층 더 고양되길 바란다. FTA 재협상에서 새 정부가 비장한 결기로 나서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켜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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