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상의 신앙」의‘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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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상의 신앙」의‘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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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0.26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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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튼교무의 정전산책 (103) ㅣ 방길튼 교무(나주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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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일원상의 신앙」에는 '믿으며'가 11번나옵니다. 「일원상의진리」의 내용을 11부분으로 나누어 '믿으며'로 귀결 짓고 있습니다.


믿는다는 것은 어떤 대상을 무조건적으로 믿는다는 뜻과 그 믿는 행위 그 자체를 직시하는데 진의를 두는 관점이 있습니다. 즉 절대자(神)를 믿어 안심을 추구하는 사고와 믿는 행위 그 자체에 직면하여 깨달음을 추구하는 사고가 있습니다.


「일원상의 신앙」에서의 '믿으며'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수행을 해서도 깨닫지만 믿는 신앙을 통해서도 깨닫는 것입니다.


의심에 오롯이 하나가 되어 의심하는 마음을 직시하는 의심-일념처럼, 믿음-일념도 그 믿는 마음 자체에 직관하게 되면 의심-일념과 똑 같은 경지가 되는 것입니다. 귀의-일념, 발원-일념, 서원-일념, 기도-일념도 마찬가지입니다. 믿음의 행위를 통해 그 믿는 마음 당체를 돌이켜 직관하면 이 믿는 마음에 일체의 흔적과 규정이 원래 없으면서(寂寂) 믿음의 행위가 역력하게 그대로 드러나 있는(惺惺) 공적영지의 마음자체를 깨닫게 됩니다.


# 신성 일념과 깨달음
『대종경』 신성품 10장에 구정(九鼎)선사가 신성을 통해서 법을 받는 모델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구정 선사는 처음 출가하여 몹시 추운 날 솥을 걸라는 스승의 명을 받고 밤새도록 솥을 아홉 번이나 고쳐 걸고도 추호의 불평이 없으므로 드디어 구정이라는 이름을 받게 되고 승려로 입문하게 됩니다.


그 후 별다른 법문을 듣는 일도 없이 여러 십년 동안 시봉만 하되 스승을 믿고 의지하는 정성이 조금도 쉬지 아니하였고, 스승의 병이 중하매 더욱 정성을 다하여 간병에 전력하다가 마침내 홀연히 마음이 열려 '자기가 스스로 깨치는 것' 이 곧 '법을 받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소태산 대종사는 법을 구하는 사람이 이만한 신성이 있어야 그 법을 오롯이 받게 된다 하십니다. 신성-일념이 되면 바로 마음자리를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구정 선사는 스승을 모시는 한 마음에 일심 집중되어 일체의 사량 분별을 떨구어 마음을 바로 직관하는 경지에 듭니다. 즉 구도에 대한 열정과 서원으로 스승을 모시는 것이 바로 화두-일념과 같은 경지가 되었던 것입니다. 구정 선사에게는 '스승에 대해 일체의 의심이 없이 오롯이 모시는 신성'이 바로 화두의 역할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 믿는 신성이 하나로 가득하여 신성 밖도 없고 안도 없는 신성-일념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신성-일념에 일체의 사념이 다 떨어졌고, 이렇게 믿고 있는 그 마음이 눈앞에 역력하게 드러난 것입니다. 이 믿는 마음을 돌이켜 비추어(廻光返照) 그 믿고 있는 마음자리를 직관한 것입니다. 그 자리는 텅 비어 공적하면서도 두렷한 영지가 구족해 있습니다.


이처럼 스스로 자기가 자기를 깨닫는 것이 법을 받는 것이라는 믿음이 확고하게 되면, 이것이 견성이요 또한 진정한 신뢰요 확신이요 믿음인 것입니다. 진정으로 바치고 헌신하는 그 마음에 직입하면 그 자리가 바로 텅 비고 광명한 공적영지의 자리이며,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진공묘유의 자리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일념 즉 신(信)은 법을 담는 그릇이 되며 의두를 해결하는 원동력이요 계율을 지키는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 (신성품 7장)


기도나 독경을 믿음으로 하는 일념에 성품이 드러납니다. 믿음-일념이 역력한 자리에는 일체의 사념이 녹아납니다. 눈앞에서 분별주착의 형상(形相)이 다 떨어지어 그렇게 기도하고 독경하는 청정한 모습만 확연히 드러나는 것입니다.


믿음-일념이 되면 마음과 우주만유에 계한이 없게 되어 우주만유가 그대로 마음이 되고 마음이 우주만유가 됩니다. 그러므로 믿음-일념이 되면 믿는 그 마음에 맡기게 됩니다. 우주만유와 마음이 뚝 터진 일원상 자리에 맡기어 믿고 따르게 됩니다. 이것이「일원상의 신앙」의 '믿으며'의 참 뜻이라 할 것입니다.


「일원상의 신앙」에는 'A를 믿으며'라는 11 단락이 있는데, 각 단락의 A를 믿는 마음 당체에 직입하면 그 마음에 A의 내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믿으며'에 11 단락의 내용(A)이 통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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