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사바이디, 라오!" (안녕하세요, 라오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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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바이디, 라오!" (안녕하세요, 라오스!) 完
  • 관리자
  • 승인 2017.11.1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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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롱삐우(longpiew)는굽이굽이
봉사단 일행이 의료봉사를 실시한 라오스 시엔쾅 주의 주도(州都) 폰사반에서 포장도로인지 비포장도로인지도 불분명한 길을 자동차로 한 시간 반 정도 달리면 나오는 산간마을 '롱삐우'.


주로 몽족(Hmong族)들이 살아가는 이곳에도 삼동인터내셔널은 교실과 기숙사를 지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700명이 넘는 아이들의 소중한 배움터인 롱삐우 중·고등학교가 바로 그곳이다.


몽족은 중국 남부와 베트남, 라오스 등지에 분포한 민족으로, 베트남전쟁 당시 북베트남 혁명정부(베트콩)에 반감을 가진 몽족을 미국은 전쟁에 이용했다. 미군은 이들에게 승전 후의 보상을 약속하며 자신들을 위한 비행장 건설과 북베트남에 대한 첩보활동 등을 시켰고 몽족들은 전쟁 내내 게릴라 작전을 통해 북베트남을 괴롭혔다.


자신들 만의 독립국가 건설에 대한 기대도 어느 정도는 있었을 터, 그러나 전쟁은 미국의 패배로 막을 내렸고 몽족은 이내 탄압의 대상으로 전락해 산간지역으로 숨어들 수밖에 없었다. 동남아시아의 강국인 베트남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었던 라오스 정부 역시 인구의 8% 정도에 해당하는 소수민족인 자국내 몽족을 은근히 차별하고 있는 현실이다.


일행들이 롱삐우를 방문하던 날 전통의상을 곱게 차려입은 몽족 아이들은 한국에서 온 손님들에게 꽃목걸이와 함께 민속춤을 선보였다. 출 듯 말 듯 수줍게 쭈뼛대던 것이 무색하게 음악이 흘러나오자 어느새 고운 몸짓(사진 1)으로 운동장을 작은 축제의 무대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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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낡은 교실을 조심스레 둘러봤다. 낡았다는 표현만으로는 헛간으로 쓰기에도 부족한 어두운 그곳에서 독서삼매에 빠져있는 한 소녀(사진 2)를 보면서 그들의 인고(忍苦)가 밝은 결실로 맺어지기를 발원해보았다.


# 이일하다죽어도여한이없다.
라오스교당의 화산 김명덕 교무(사진 3), 자신의 법호 '화산'은 드물게 벼 '화(禾)' 자라며 호탕하게 웃어 보인다. 이모작(二毛作)으로 찹쌀이 유명한 라오스와는 어느 정도 궁합이 맞는다고 해야 할까? 자신의 임지에서는 반드시 결실을 거둬들이는 성품이라 잘 맞는 법호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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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을 얼마 안 남긴 그가 이곳뿐만 아니라 네팔, 미얀마, 몽골을 종횡으로 누비며 이들에게 일원대도를 전하다 보니 어느덧 백발이 성성하다. 함께한 어느 후진들이 용돈 하라며 살짝 찔러준 봉투는 한 나절을 채 넘기지 못하고 롱삐우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흔적 없이 건넨다.


“이곳에서 지내시는 게 힘들지 않으세요?”라는 물음에 “마을에서 큰 소리 나는 걸 들어 본적이 없어. 이곳 사람들은 어찌나 순박하고 성실한지 그리고 아이들이 너무 예뻐”하며 웃어보이는 모습은 영락없는 이웃집 할아버지다.


삼동인터내셔널을 설립하고 이사장까지 역임한 그는 여전히 낡은 경차 한 대로 시엔쾅 일대를 누비며 쉼 없이 학교 시설을 돌보고 교사와 주민 그리고 지역 공무원들을 챙기며 교화의 못자리판을 짜고 있다.


“롱삐우에 왔다 가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 나는 이 일하다가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다니까!”


영생의 스승인 대산종사와의 인연을 전할 땐 눈가가 촉촉하고 목이 메다가도, 동남아시아 교화의 청사진을 전할 땐 뻗치는 기운이 장정(壯丁)을 능가 한다. “내가이럴땐화산(火山)이야! 하하하!”


어느새 일정을 마치고 시엔쾅의 하늘위로 다시 오른다. 이번 일정을 어떻게 한 문장으로 정리해야 하는지 고민하던 차에 봉사에 함께한 이원희 배우(서사극 '이 일을 어찌할꼬'의 소태산 대종사 역)가 자신의 페이스북(face book)에이렇게남겼다. “천국을 엿보다” 나 역시 그랬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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