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과 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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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과 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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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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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튼교무의 정전산책 (104) ㅣ 방길튼 교무(나주교당)

방길튼교무님.jpg

염불은 아마타불을 염송하는 수행법으로, 아미타불은 서방정토에 거주하는 부처님으로 이 이름을 부르기만 하면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태어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아미타불의 이미지에는 극락세계가 따라붙어 아미타불이라 부르는 순간 극락이라는 이미지가 솟아오르게 됩니다. 마치 아미타불은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 품 같고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는 안락한 방과 같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구원의 이미지를 이용하는 수행법이 염불입니다.


# 미타-일념
이처럼 염불은 아미타불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아미타불 일성에 집중토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염불-일념이 되는 마음에는 아미타불이 염송의 대상만 되는 것이 아니라 염송하는 그 주인공을 자각하게 하는 매개가 되는 것입니다. 결국 저 밖에 있던 서방정토의 아미타불이 마음 안으로 가로지르게 되어 아미타불이 내 마음에 자리 잡게 되는 것입니다. 아미타불이라는 염송의 대상이 염송하는 마음과 하나로 통하여 자성불로 드러나게 됩니다.


성가 84장 <한 마음 한 소리로>에는 “한 마음 한 소리로 부처를 부르오니 부르면 부를수록 부처도 나도 없네. 한 마음 아미타불 이 몸이 부처일세. 한 소리 아미타불 여기가 극락일세”라는 염불가(念佛歌)가 있습니다. 즉 한 마음 한 소리로 아미타불에게 귀의하는 나무아미타불을 일념으로 부르면, 부르면 부를수록 아미타불이라는 대상도 아미타불을 부르는 주체도 사라지게 되어 저 밖의 서방정토 아미타불이 그대로 마음에 흐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한 마음 아미타불 일성에 자심미타(自心彌陀)의 원래마음이 드러나고 죄복과 고뇌가 청정한 자성극락(自性極樂)에 안주케 되는 것입니다. 극락정토의 부처님인 아미타불을 부르고 부르면 아미타불-일념만 역력해 집니다. 이렇게 아미타불 일성에 집주되면 자연히 마음은 고요해지고 청정 안락해집니다. 서방정토의 아미타불이 자심미타와 자성극락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염불-일념이 된 자심미타에는 아미타불 이외에 어떤 걱정이나 번뇌가 들러붙을 수 없고 침범할 수 없는 자성극락에 들게 됩니다. 이 자리는 없었다가 생긴 자리가 아니라 원래 있었던 것이 그대로 드러나는 생멸이 없는 여여(如如) 한 자리입니다. 이 염불-일념의 자리를 직시하면 그 자리는 항상 그렇게 아미타불 일성이 성성(惺惺)한 자리로 아미타불 일성만 오롯이 밝고 밝으며 아미타불 일성에 모든 잡념이 탈락된 안락한 지경입니다.(寂寂) 그 자리는 청정한 평화이며 광명한 지혜이며 죄악에 물들지 않는 힘입니다. 그리하여 서방정토의 아미타불이 자심미타로 드러나 자성극락을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 사은-일념
'사은님! 사은님! 법신불 사은님'(성가 131장)이라고 부르는 신앙-일념, 귀의-일념이 지극하면 어느새 사은님이라 부르는 그 마음(사은-일념)에 자성(自性)이 꽃피어 흩날리고 있는 것을 돌아보게 됩니다. 사은님이라 부르는 그 믿음-일념의 자리에 원래마음이 꽃향기를 풍기고 있는 것입니다. 눈앞에 있는 언어 명상의 분별이 떨어지면 우주만유가 그대로 드러나게 됩니다. 마음과 우주만유가 관통되어 우주만유가 마음인 그 본원자리가 드러납니다. 우주만유의 본원이요 천지영기아심정(天地靈氣我心定)이됩니다.


'천지하감지위 부모하감지위 동포응감지위 법률응감지위'라는 간절한 기원에는 사은님 이외에는 일체의 잡념이 다 떨어져 나간 청정한 자리로, 그 마음에는 사은의 도와 덕이 두렷하게 빛나고 있는 것입니다.


염불의 주문인 '나무아미타불'은'사은님! 사은님! 법신불 사은님'이라 하여도 상관없는 것입니다. 서방정토에 계신다는 보신불의 아미타불은 법신불 사은의 신화적 표현으로, 아미타불 대신 진리적 표현인 '법신불 사은이시여!'하여도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귀의-일념, 믿음-일념, 신성-일념이 되어서, 사은-일념의 마음에 자성불이 활활 타오르고 자성이 드러나는 자리에 사은이 환히 드러나야 할 것입니다. 일념에는 자력신과 타력신이 관통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염불-일념이든 사은-일념이든 한편으로는 타력신앙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자력신앙이 되는, 자타력이 한 자리에서 상통되는 자타력병진신앙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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