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칼럼] 인간의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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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인간의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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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07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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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담현 교도 (마포교당, 원불교인권위원회 운영위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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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구성원들이 타인의 고통과 재난을 기꺼이 분담해야

롱패딩,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물품 중의 하나로 판매된 외투로 가볍고 따뜻하면서 가격도 특별히 저렴하게 나와 엄청난 인기리에 완판 되었다. 외투가 무릎아래까지 감싸도록 길어서 롱패딩이라고 불리는 것 같다. 이것과 같은 종류의 롱패딩이 올 겨울 패션의 아이콘이 되었다. 대학가를 가면 너도나도 롱패딩이다. 중고생도 이에 합류하였고 초등생들도 롱패딩을 원한다.


유행의 원인이 평창 동계올림픽의 영향인지 어떤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올 겨울 롱패딩열풍을 예상한 의류업체는 많지 않은 듯하다. 작년 스타일을 기본으로 화보 촬영 및 디스플레이를 하였다가 최근 급히 화보도 만들고 유행하는 롱패딩을 서로 베끼기에 여념이 없다. 옷가게에서 사람들이 주로 찾는 사이즈는 한달이나 기다리라고 한다. 예상치 못한 수요로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인간의 미래에 대한 예상이나 예측은 이처럼 어긋날 때가 많다. 그 결과가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도 있고 인간의 한계로 예측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예측할 수 없었던 결과나 현상에 대하여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롱패딩은 사주면 끝난다. 안 사줘도 아이들이 좀 섭섭해 하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포항 지진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그것도 다수의 사람들의 생계와 직결된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언론에서는 포항지진피해에 대한 복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며, 지진 피해로 손상된 건물에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며 정부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보도하고 있다. 정부의 발빠른 대응과 대처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일까. 실제 포항지진보다 조금만 더 큰 지진이 나서 피해상황이 대규모라면 아무리 정부가 재난대응 매뉴얼을 잘 준비하고 신속하게 대응한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피해를 입지 않은 일반시민들이 이를 도울 준비를 갖추고 아픔을 함께 하여야 할 것이다. 현장에 공무원 뿐 아니라 시민들도 달려가고 집을 잃은 이들을 위해 자신들의 공간을 내 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하지만 실제 상황이 벌어지면 우리 국민들중 자신의 집과 공간을 피해자들을 위해 기꺼이 내 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의료보험 확대, 학교무상급식 등 우리나라는 복지정책이 확대되고 있으며 해외원조도 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내 공간과 나의 시간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복지정책과 원조로 어려운 이들에 대한 지원과 도움은 국가나 공공기관의 업무로 전환되어 내 공간 내 시간은 보다 보장되면서 남이 나의 사적인 공간이나 시간에 침투하는 것을 막는 사생활보호는 강화되고 있다. 그 결과 도심한복판에서 고독사의 방치가 늘고 있다.


우리사회가 보다 아름답고 살기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복지정책의 확대도 중요하지만 사회구성원들이 타인의 고통과 재난을 기꺼이 분담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현세에서 낙원세계를 건설하고자 하는 우리 원불교인들은 교도로서 더욱더 타인의 고통과 재난을 내 것으로 받아들여 같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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