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삼매와 극락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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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삼매와 극락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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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07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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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튼교무의 정전산책 (105) ㅣ 방길튼 교무(나주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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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정기훈련법」의 11과목에 “염불은 우리의 지정한 주문(呪文) 한 귀를 연하여 부르게 함이니, 이는 천지 만엽으로 흩어진 정신을 주문 한 귀에 집주(集注)하되 천념 만념을 오직 일념으로 만들기 위함이요,”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염불법」의'염불의 요지'에서는 “염불이라 함은 천만 가지로 흩어진 정신을 일념으로 만들기 위한 공부법이요, 순역(順逆) 경계에 흔들리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공부법”이라 명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염불은 주문에 집주(集注)하여 일념과 안정을 얻는 공부입니다.


소태산 대종사, 21세 무렵의 귀영바위 주거 시절에 자신도 모르게 솟아오르는 주문을 주송하시는데, 하나는 '우주신 적기적기(宇宙神適氣適氣)'라는 주문인바 그 후 어쩐 줄 모르게 '시방신 접기접기(十方神接氣接氣)'라고 고쳐 불렀으며, 또 한 절은 '일타동공일타래(一陀同功一陀來) 이타동공이타래 삼타동공삼타래 사타동공사타래 오타동공오타래 육타동공육타래 칠타동공칠타래 팔타동공팔타래 구타동공구타래 십타동공십타래'라는 주문이었습니다.(『대종경선외록』 구도고행장 1절)


청년 소태산은 이 주문을 통해 일심통일이 되었으며, '시방신 접기접기'를 통해서는 시방과 하나가 되어 자타의 분별이 사라지는 불생불멸의 체험을, 또한 '일타동공일타래……십타동공십타래'를 반복 주송하는 과정에서 한 언덕(一陀)에 오르는 공(功)드림을 오롯이(同) 쌓으면 한 언덕을 넘는 일타래(一陀來)의 성과를 얻는 인과보응의 길에 드신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주송의 적공은 병진년 대각을 통해 생멸 없는 도와 인과보응 되는 이치로 발현되며, 이 체험을 『정전』 「염불법」으로 귀결하였다할 것입니다. 염불은 주송 수행인 것입니다.


원래 정토신앙은 사후에 현재의 이 더러운 예토를 떠나 고통이 없는 서방정토극락에 태어나 보신불인 아마타불의 설법을 듣고 수행하여 성불하는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즉 정토왕생은 정토에 태어나는 것 자체가 해탈은 아니고 해탈을 위한 방편이었으나 차차 해탈 그 자체의 세계가 됩니다. 아마타불의 신력에 의지만 하면 서방정토에 태어나 해탈된다는 것입니다.


염불수행은 이러한 정토신앙의 아미타불과 서방정토 극락을 자신의 마음에서 찾는 수행으로, 아미타불을 무량수각(無量壽覺)의 자심미타(自心彌陀)로, 서방정토 극락을 원래 청정하여 죄복이 돈공하고 고뇌가 영멸한 자성정토·자성극락(自性極樂)으로 돌린 것입니다.


이러한 염불법의 핵심은 천만 생각을 다 놓아 버리고 오직 한가한 마음과 무위의 심경으로, 오로지 아미타불의 원력과 마음과 실행을 염하여(경의편 28장), 염불 일성(一聲)에 집주하되 염불 구절을 따라 그 일념을 챙겨서 일념과 음성이 같이 연속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염불문구와 염송이 하나가 되면 염불삼매가 깊어지게 되는데, 이 삼매에 드는 순간 그 마음자체가 직시되어 삼매 당체가 반조(返照)됩니다. 삼매는 구름이 다 걷힌 상태라면 반조는 태양이 훤히 떠오른 상태와 같습니다. 그러니 구름이 다 걷힌 염불삼매 상태는 태양이 훤히 드러난 심성원래를 반조한 상태와 같은 것입니다. 염불삼매의 자리는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변하는 생멸심도 아니며,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는 거래심도 아닌 생멸 거래에 변함이 없는 '심성(心性)원래 자리'입니다.


고락과 순역 경계에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는 일념에는 일체의 고락과 순역이 들러붙을 수 없으며 오직 아미타불만 역력하게 됩니다. 이 염불삼매에 들면 그 순간 일체의 순역경계에 흔들리거나 고락경계에 물든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자리를 자각하게 됩니다. 이 자리는 원래 분별망상의 인위(人爲)가 없는 무위자연의 안락한 자리로, 무위자연의 자연(自然)은 짝할 분별이 없는 스스로 그러한 독존의 심성원래(自性) 자리입니다.


즉 '나무아미타불'에 일심 집주하면 생멸이 없는 마음에 근본하고 거래가 없는 한 생각을 대중하게 되어, 이 생각 저 생각으로 흩어지는 정신을 미타(彌陀)일념에 그치게 되며, 순역 경계에 흔들리는 마음이 무위 안락한 지경에 돌아오게 됩니다.

이는 자심미타의 심성 원래를 발견하여 자성극락에 돌아가게 하는 것으로, 분한 일을 당하거나 탐심이 일어나거나 또는 순경 역경에 끌릴 때에도 염불로써 심성 원래를 반조하여 마음을 안정시키는 공부입니다. 이처럼 염불은 염불삼매로 심성 원래를 반조하여 고락을 초월한 자성극락을 수용케 하는 주송수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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