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칼럼] 송구영신(送舊迎新)과 새로운 가치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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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송구영신(送舊迎新)과 새로운 가치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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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07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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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세 교도 (유성교당, 하늘교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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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에 주인이 되어 자신을 넘어설 수 있도록

벌써 한 해의 끄트머리다. 연말이면 습관처럼 늘 뇌까리던 '송구영신'을 “기존의 가치를 전복시키고 새롭게 창조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새로운 해를 혁신시키자고 제안하고 싶다. 서구사회가 기독교적 사상에 지배되고 있을 때 “신은 죽었다.”고 하며 파란을 일으킨 위대한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말이 귓전에 울린다. 개인부터 우리 사회 전체가 변화해야 진정으로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사회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해주는 시의적절한 말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의 문제에 천착하여 통렬하게 꾸짖으면서도 처절한 성찰 속에 인생에 대하여 정곡을 찌르며 일갈하던 철학자가 왜 이 시대 우리에게 다가오는 걸까? 물질적 풍요만을 쫓다 “인간의 가치와 삶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고민을 미루어 오다 이제서 갈구하듯이 방향을 찾고 있다. 지식산업이 주도하는 과학기술이 전광석화처럼 변화해가는 오늘의 시대엔 더욱 정신을 차릴 틈이 없어 보인다.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가치 있는 삶을 살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니체의 대답은 간명하다. 이제까지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가치관이나 지배적 세계관에 물음표를 던지란다.


맹신하던 가치가 더 이상 가치가 없어지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전체주의적 사고에 내몰려 길들여졌고 인간의 가치, 개인과 사회, 삶의 주인, 국가권력 등에 대한 철학적 물음 없이 소홀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끊임없는 내우외환과 치열한 생존경쟁 시대에 국가는 어떻게 구성원들의 삶의 가치와 행복감을 증진시켜야 하는 걸까? 우리사회도 구시대적 가치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답이 나오게 된다. '개인'보다는'우리'를 우선시하며 삶의 주인으로 자유로이 살지 못하게 억압했던 가치부터 일상생활의 남녀차별, 장유유서, 가례 등에서 나타나는 폐습부터 바꿔야 한다. 또한 교육의 역할에서 대학을 가기위한 서열화 교육이 지속되는 한 사회의 건전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인성, 사회성, 창의재능, 직업, 법규등의 교육에서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 여기에 사회시스템 자체가 기득권과 결탁한 부정부패, 무능한 정치권력, 비효율적 집행 등으로 수많은 불공정을 배태시켰다고 할 수 있다.


개인이 사회나 국가의 운영방식을 걱정해야 했고 국가는 역사적 정통성 확립과 정의구현에 소극적이면서 가장 기본적인 인간다운 삶의 기반 구축에 실패한 측면이 있다. 물질적 기반에서 얻는 게 아닌 정서적 행복의 가치를 도외시 하였다.


반민족친일파들을 역사심판대에 올리면 바로 청산될 텐데 언제나 역사정의를 세울까? 국가보안법으로 왕래를 못하게 강제하고 인간의 자유권을 심히 속박하는 사회에서 통일하면 그만인 것을 분단으로 민족의 고통이 얼마나 지속돼야 할까? 노사 간 평등한 관계와 정규직, 비정규직이 따로 없는 노동의 기본권이 언제 바로 설까? 급성장을 위해 정경유착으로 키워진 대기업이 경제를 지배하는데 계속 유효한 논리일까? 미국적 사고와 영어능력이 출세의 지름길이며 한미동맹이 나라의 안전과 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방안일까?


대등한 주권국가로서 모든 나라들과 균형외교(중립노선)로 선린우호관계 속에 교류를 증대시키면 될 터인데, 계층간·도농간·기업간·업종간·학력간 소득불평등과 차별 등이 해소돼야 사회 안정과 통합도 이루어질 것이다. 복지와 삶의 조건이 분단극복이나 예산의 효율적 운영만으로도 선진국수준에 이를 수 있다.


과학 분야는 광속도로 혁신해야 살아남는다고 외치면서 사회는 지배적 가치나 시스템의 변화에 대단히 소극적이다. 니체는 세속적이며 대중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현재 상태에 만족하려 하는 '종말적 인간'에서 깨어나, 자신의 삶에 주인이 되어 자신을 넘어설 수 있는 가치를 끊임없이 창조하고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는 '초인적 삶'을 살라고 한다. 변화의 주인공도 개인이다. 세상에 함께 사는 사람들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위하여 새해엔 나부터 혁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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