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칼럼] ‘1코노미 새대’와 1인 가족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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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1코노미 새대’와 1인 가족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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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19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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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기 교무 (교화훈련부 청소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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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감당하기보다는 나누어 같이 풀어가는 앞으로의 교당

저물어가는 2017년은 '싱글'과 '1인 가구'에 대한 관심이 한껏 치솟은 해입니다. 통계청 집계 국내 1인 가구 수는 전체 가구의 27.9%인 539만에 이를 만큼 가장 보편적인 가구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소비에 있어서도 이들을 위한 가정간편식, 소포장 식품, 소형 가전 및 가구가 등장하는가 하면 '혼밥' '혼술' '혼행'등이 빠른 속도로 확산됐습니다. 자연스레 신조어도 우후죽순 격으로 탄생했습니다.


이제는 익숙한 용어가 되어버린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라는 신조어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며 트렌드의 중심에 섰습니다. 올해 가장 화제였던 프로그램 중 하나가 '김생민의 영수증'이었습니다. '짠돌이'방송인 김생민이 일반인의 영수증을 분석, 평가해 주는 이 프로는 '현명한 소비'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면서 기존 '욜로'와 '재테크'가 결합한 '욜테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습니다.


'욜테크'는 자신을 위한 소비를 지향하는 욜로족이 꼼꼼하게 따져서 현명한 재테크를 한다는 뜻입니다. 지난 주 코엑스에서 진행된 2017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역시 이런 최신트렌드를 반영하여 '1코노미(1인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혼자만의 소비 생활을 즐기는 사람을 일컫는 말)'를 주제로 삼았습니다.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사회, 문화의 흐름을 바꾸는 거대한 현상으로 평가되는 '1코노미'에 대한 국내외 디자이너와 전문 기업들의 다양한 시각의 전시와 마케팅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욜로족부터 1코노미까지 채 다 정리하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트렌드용어들이 생겨나는 가운데 이제 더 이상 1인 가구가 선택이 아닌 필연이 되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럼 그것들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결국은 '일과 삶의 주도권'을 찾고 싶음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각자의 처지와 환경에 따른 현실의 고단함이 누구에게나 내재된 지금, 자기 돌봄이 필요한 한국의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과 삶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더 나은 나의 '삶'과 '일'을 탐색 중인 30,40대가 늘어나고, 제3섹터로 커리어 전환을 고려 중인 청년들과 직장인이 늘어나고, 다양한 삶의 형태와 지속가능성 또는 새로운 활력과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1코노미'를 주제로 반영한 2017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재미있었던 점은 이런 거였습니다. 1인 식당이라고 해서 반드시 단독식탁으로 꾸미지 않고, 오히려 커다란 공유 식탁을 놓고 나홀로족들이 혼자서 편안하게 와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식당 안에 들어서면 1인용 작은 테이블은 없고 오히려 1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큰 테이블이 놓여 있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과 함께 식사할 수 있습니다. 아예 큰 테이블을 만들어놓고 다른 사람과 함께 자연스럽게 식사하도록 해서 혼자 가도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1인 가구 시대 에 편안하게 '따로 또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커피숍에 대형 공유 테이블이 많아지는 것도 같은 이치 입니다.


앞으로의 교당을 고민하고, 교화구조 개선 및 미래교화모형개발에 많은 노력과 관심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가족교화에 대한 고민과 대응의 노력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많은 결실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교단의 많은 곳들에서 1인 가구에 대응하는 교화전략도 더욱 다양해지길 기대합니다. 일과 삶의 주도권을 회복하고자 하는 많은 1인 가구를 위한 가족이 되어주는 교화력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퇴근 후 교당을 찾아 무언가를 할 수 있고, 법회나 선방에서 나를 돌아볼 수 있고, 일-삶-쉼 속에서 같이 공부하는 도반들과 함께 자신의 몫을 혼자 감당하기보다는 나누어 같이 풀어가는 앞으로의 교당이 되었으면 합니다.


일과 삶의 균형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필요한 것인지 고민하게 되는 교당, 나의 삶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삶의 방식은 없는지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교당, 왜 일하고 있는지 삶에 대한 문답을 나누며 삶의 관계 속에서 나를 마주치게 되는 교당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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