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천재 최욱이 보여준 정직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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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천재 최욱이 보여준 정직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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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26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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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유행가」(42) ㅣ 조휴정(수현, 강남교당) KBS1 라디오 PD, '함께하는 저녁길, 정은아입니다' 연출

'이쁜이 꽃분이'

유행가(최욱).png

'온갖 역경을 딛고 드디어 성공했다'로 압축되는 휴먼스토리를 들으면 그 행간에 숨겨진 수많은 사연이 왠지 다 가슴으로 느껴집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좌절하고 포기하고 다시 일어서고 다시 앞으로 나아갔을까, 성공으로 규정되는 결과보다 저는 그 '과정'이 애처롭고 장해서 눈물이 납니다. 2월 부터 MBC에서 '에헤라디오(오후 8시 10분~10시 FM95.9)'진행을 맡게 된 최욱 역시 저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는 성공스토리입니다.


최욱, 아직 많은 분들이 낯설어할 이름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2011년부터 진심으로 끌어주고 빛나게 해주고 싶었던 방송천재입니다. 제가 연출을 맡았던 '즐거운 저녁길 이택림입니다'에서 퀴즈 코너를 맡았던 최욱은 그야말로 낭중지추(囊中之錐)였습니다. 아무리 작고 보잘것 없는 코너라도 그가 맡으면 반짝반짝 빛이 났습니다. 하지만, 공채출신도 아니고 특정 인맥이 있는 것도 아닌 최욱이 그 재능에 걸 맞는 무대를 만나기란 불가능해보였습니다.


질투, 견제, 무시 기회가 곧 생존이기도 한 방송가에서 그를 좌절시키는 복병은 너무도 많았으니까요. 게다가 거침없는 입담과 달리 신중하고 낯가림이 심한 그의 성격은 몇 번의 기회마저 놓치곤 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이 또 하염없이 흘러갔고 '인지도'가 중요한 캐스팅에서 최욱이 MC가 되는 것은 불가능해보였습니다. 그냥 이대로 끝나는 건가. 지인들의 안타까움이 커져갔고 '유머강의' 같은 걸로 외연을 확대해봐라, 사주를 한번 봐라, 조언 아닌 조언을 했는데요. 그때 최욱이 한 말은 참으로 인상적 이었습니다.


“저는 사주같은걸 믿지도 않지만 역술인이 다른 걸 하라고 해도 소용없어요. 저는 이 길만 갈 거니까요”


그랬습니다. 그는 정말 방송을 좋아했고 특히 라디오를 사랑했습니다. 사석에서도 유머가 넘쳤습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 때문에 웃는 것을 가장 큰 행복으로 여기는 사람이었으니까요. 그와 늘 방송을 같이 하고 친해지면서 저 역시 삶 자체가 변화되었습니다. 저에게 웃음의 힘과 가치를 알게 해줬고 아직 멀었지만 그를 흉내 내면서 약간은 웃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갔습니다.


그러자 제 마음이 점점 행복해지더군요. 방송인 최욱의 팬이었다가 예의바르고 속 깊고 지혜로운 그의 품성에 인간적으로도 팬이 되었습니다. 최욱의 주변에는 저와 같은 열혈 팬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팬들의 기원을 실망시키지 않고 그는 팟캐스트 '정영진 최욱의 불금쇼'로 어느 공중파 라디오 진행자 못지않은 인기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드디어 MBC 라디오의 메인 DJ가 된 최욱, 꼬박 7년간 그를 지켜봤기에 그의 첫 방송을 들으며 눈가가 뜨거워졌습니다. 그가 부른 정겨운 노래 '이쁜이 꽃분이(심따따 작사 작곡)'가사도 새삼 뜨겁게 들리더군요.


“흔들흔들 흔들리던 세상 속에 나의 곁을 지켜 주던 너. 아름다운 너의 모습 속에 내 마음은 항상 고마워. 철이 없던 나를 보면서도 나를 위해 기도 해주던 고마웠던 너의 마음속에 내 마음은 항상 미안해”


최욱에게 이쁜이 꽃분이는 청취자입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지난 시간, 최욱의 곁을 지켜준 이쁜이 꽃분이들, 숫자는 적었을지 모르지만 그의 재능을 알아봐준 팬들을 위해 그는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건 제가 보증합니다. 우리가 수많은 이유로 접어버리는 희망을 최욱은 정직한 자신의 실력으로 현실화시켰습니다. 상황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더군요. 왜냐면 어차피 갈 길이니까요.


어려서부터의 꿈이었던 라디오 진행자가 된 최욱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셈입니다. 팟캐스트, 유튜브 '최욱TV', 라디오진행 등등 그의 재능을 만나볼 장르가 많아져서 최욱의 열혈 팬인 저는 요즘 참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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