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탐방 | 네팔 포카라교당 에너지자력의 시작 ‘햇빛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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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방 | 네팔 포카라교당 에너지자력의 시작 ‘햇빛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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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26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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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방┃포카라의 미래를 햇빛에 담다 (Ⅱ)

기획탐방(김재형).jpg

작년 본격적으로 네팔에 햇빛발전소를 위한 일들이 진행되었습니다. 비용문제로 한국에서 인력과 자재들을 보내지 않고 현지에서 준비되었습니다. 포카라 교당의 모시은 교무님이 많은 정성과 노력으로 직접 현지 업체를 찾았습니다. 발전소 위치 선정과 발전 용량도 한국과 협의 하에 진행되었다고 하지만 현지 사정에 잘 아시는 교무님이 도맡는 격이 되었습니다.


카카오 톡으로 보내주신 사진들을 보니 네팔 현지인들의 작업량에 비해서 작업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습니다. 태양광 모듈을 창고에 넣는데 하루, 자재들을 교당 옥상에 올리는데 하루, 구조물 위치 잡는데 하루, 한국에서는 반나절이면 될 일을 사나흘이나 걸쳐 진행했습니다. 현지 특성이라 이해해야 한다는 교무님의 말씀에 내가 가서 준공식은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한국보다 세 시간 반이 늦은 네팔에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현지 작업자들은 보통 열시가 넘어서 일을 시작해서 다섯 시가 못 되어 마쳤습니다. 또 작업자 한명에게 바른 작업방식을 알려주면 거의 논쟁이 되어 중간에 통역을 해주는 모 교무님도 긴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적을 받는 당사자만 지적받은 것을 수정하면 되는데 모든 작업자가 손을 놓고 논쟁을 지켜보며 일손 놓기를 수없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칼같이 다섯 시가 되면 작업을 철수했습니다. 속으로 '내가 일주일 후 귀국하는 것을
노리고 태업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네팔 스타일이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네팔인들이 '코리아스타일'이라고 하면 '코리아스타일이 세계표준(글로벌 스탠다드)이다'라고 응수하며 한국에서는 햇빛발전소 공사에 필수적인 누전차단기, 접지작업, 모듈 고정 방식, 휴즈 등등 많이 축소되었지만 어떻게든 작업을 진행 시켰습니다.

특히 볼트와 너트만으로 태양광 모듈을 고정하는 방식을 고수해서 바람압력과 진동에 모듈 알루미늄 프레임이 찢어져 '스프링 와셔'와 '평판 와셔'를 사용해야한다며 철과 알루미늄 특성까지 설명했지만 끝까지 네팔에는 없는 부품이라 할 수없는 작업이라고 강행 했을 때는 경계가 화가 되어 치밀어 올랐습니다. 교무님과 구글 검색으로 찾은 모양을 들고 직접 자재상가에 가서 태양광 설비와 전기 자재업체 십여 곳을 뒤졌지만 정말로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네팔인들이 게으르고 오늘 말과 내일 말이 달라도 악한 거짓말은 하지 않지'라며 자포자기 할 때였습니다. 자전거 수리점을 지나갈 때였습니다. 낯선곳에 갔는데 이상하게 반가운 기운이 있어 쳐다보면 그곳에 교당이 위치하고 있듯이 '교무님, 자전거 타면 진동이 많으니 분명 이곳에는 왠지 우리가 찾는 게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말하고 들어갔습니다. 딱 맞는 것은 찾을 수 없어 여기서 멈추고 유사품을 구매해서 가려는데 교무님이 '오토바이 수리점이 두 곳 더 있으니 찾아보자'고 했고 그곳에서 정확히 우리가 찾는 제품을 구 할 수 있었습니다.

네팔인들은 절대로 사과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지 작업자들의 불성실 그리고 주먹구구식 작업에 대해서 업체 대표가 직접 저와 교무님에게 두 손을 모아 'I am sorry(아엠 쏘리)'라며 사과를 했습니다. 이후 저는 잔소리꾼에서 전문가가 되었고, 작업자들은 지적하는 것에 고분고분 따라줬습니다. 작업자들을 처음 봤을 때는 다시 네팔에 와야 할 것 같았는데 사은님의 은혜로 준공식까지 잘 마치게 되었습니다.

기획탐방(9면).jpg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에서는 원기 100년을 맞아 100개 햇빛발전소 사업을 위해 전국을 동네처럼 뛰어 다녔습니다. 방언공사 100년을 맞는 원기 103년에는 운 좋게 네팔에 햇빛발전소를 준공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로 초기교단에서 일으켰던 방언공사를 연원으로 햇빛발전소를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네팔은 인도와 중국 사이 외교적 문제로 장기간 가스공급이 중단되기도 하며, 전기는 수시로 끊깁니다. 한국에서는 아주 당연히 공급되는 전기가 부족하여 난방이며 취사에 생활용수조차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사진은 빈민촌에 전기가 공급돼 생활용수를 나눠주는 모습)

포카라교당은 이제 햇빛으로 만든 전기에너지를 저장하여 필요할 때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일주일 이상 단전(斷電)이 되도 문제없습니다.


전기부족이라는 타력적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햇빛발전소라는 자력을 얻은 것입니다. 이로써 포카라교당에 자리잡은 네 개의 건물에 조명과 생활용수공급 그리고 숙소의 난방은 물론 현지 사업 중에 하나인 삼백 그루의 커피나무 재배에 필요한 용수 공급이 가능해졌습니다.


앞으로 커피나무에서 수많은 커피열매들이 자랄 것이며 로스팅 등도 가능합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에서 지속가능한 교화사업의 기반을 마련한 것입니다. 이번 포카라교당 햇빛발전소 준공 이후 통일 햇빛발전소 건립과 더불어 에너지가 부족한 국가의 교화를 위한 햇빛발전소가 속속 지어졌으면 하는 서원을 세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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