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 세력을 확장하고 물질의 세력을 항복받아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는 것'이 「개교의 동기」의 결론입니다. 그러므로 정신에 대한 논의가 요청됩니다.
# 정신의위상(位相)
정산종사는 『수양연구요론』의 「정정요론」을 설하실 때 성품과 정신과 마음과 뜻에 대해서 분석해 주십니다. 즉 “성품은 본연의 체요, 성품에서 정신이 나타나나니, 정신은 성품과 대동하나 영령한 감이 있는 것이며, 정신에서 분별이 나타날 때가 마음이요, 마음에서 뜻이 나타나나니, 뜻이 곧 마음이 동하여 가는 곳이니라.”(원리편 12장) 해설해주십니다.
성품은 '무엇'라 규정할 수 없는 자리이면서 신령한 자리라면, 정신은 성품과 대동하나 영령한 감이 있는 경지입니다. 마음(心)과 성품(性)의 관점에서 보면 마음은 성품의 작용(用)이요 성품은 마음의 바탕(體)입니다. 이 마음과 성품을 통괄하는 지점이 바로 정신입니다. 마음으로 작용하는 초동(初動)이면서도 성품의 근원에 바탕해 있는 영령한 감이 있는 시동(始動) 자리입니다. 초동과 시동은 시간적인 첫 움직임이 아니라 정신이 성품과 마음 사이에서 작동되는 논리적인 전개입니다.
비유하자면 청정한 공기가 각자의 호흡을 통해 몸 안에 들어온 격입니다. 이 공기는 청정한 공기자체인 성품을 떠나있지 않으면서도 몸 안에서 혈관을 타고 작용하는 마음입니다. 몸 안에서 작용하는 공기 즉 심(心)이면서 공기자체인 성(性)을 내포하고 있는 그 분계점입니다. 그 자리를 정신이라 한 것입니다.
정신은 내면으로는 '근본심의 성품'을 품고 있으면서 외면으로는 '분별심의 마음'과 관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분별심을 떠나서 결코 근본심에 이를 수 없고 분별심 그 자체가 근본심을 여의지 아니합니다. 그러므로 정신은 마음의 어떤 경지로 근본심과 분별심을 가로질러 통괄하는 자리입니다. 정신은 맑을 정(精)과 신령한 신(神)으로 사람의 맑고 신령한 마음의 경지입니다. 즉 정신은 주객미분(主客未分)이면서 경계라는 대상에 깨어있는 자리입니다.
# 정신과마음공부
정신에 대해 소태산 대종사는 『정전』 「정신수양의 요지」에서 “정신이라 함은 마음이 두렷하고 고요하여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는 경지”를 이름 한다고 개념정의하십니다. 마음이 두렷한 것이 정신의 신(神)이며, 마음이 고요한것은 정신의 정(精)입니다. 정신은 분별하고 집중하는 그 자체가 없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분별하는 습성인 분별성과 이러한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의 분별성이 강화되는 주착심이 없는 경지입니다.
정산종사는 “분별성이란 예쁘고 밉고 좋아하고 싫어하는 마음들이 잠시잠시 일어나는 것이요, 주착심은 그 분별성이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는 때가 정신이다.”(『한울안한이치에』)라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정신의 세력이 확장된 마음은 분별하는 습성(習性)인 분별성이 없고 주착하는 식심(識心)인 주착심이 없는 경지입니다. 성품을 떠나지 않으면서 경계에 끌리지 않게 됩니다. 정신은 깨어있는 마음ㆍ정신차린 마음ㆍ각혼(覺魂, 원리편12)으로, 물질을 잘 선용하는 구하는 정신이요 사용하는 정신(경의편 2장)이며 유념ㆍ주의심ㆍ공부심ㆍ챙기는 마음으로 변주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