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too(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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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too(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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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1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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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교무의 '유림산책’(儒林散策) ⑭ | 박세웅(성호)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HK교수)

박 교무의 유림산책.jpg

사회각계 각층의 미투(MeToo)운동, 전직 대통령들의 구속 등 요즘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이슈를 보면 과거의 잘잘못들이 더욱 밝게 드러나는 시대임을 실감하게 된다. 밝은 세상이 오면 올 수록 자신의 잘못을 숨긴다는 것은 어쩌면 부질없는 짓이 될지도 모른다. 여기서 말하는 밝은 세상이란 바로 인과(因果)에 대한 인식이 밝아져서 속일 수 없는 세상을 말한다. 그 누군가에겐 정말 무서운 세상이 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누군가만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느 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하는 것을 보며, 그 이유를 살피며, 그 편안히 여김을 살펴본다면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을 숨길 수 있겠는가? (『논어』 「위정」: 視其所以(시기소이)하며 觀其所由(관기소유)하며 察其所安(찰기소안)이면, 人焉?哉(인언수재)리오 人焉?哉(인언수재)리오.)


'그 하는 것을 본다.'는 말은 선을 행하는 사람은 군자가 되고, 악을 행하는 사람은 소인이 됨을 안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이유를 살핀다.'는 말은 행동은 비록 선하다 할지라도 그 마음의 동기가 선하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그 편안히 여김을 살핀다.'는 말은 그 동기가 비록 선할지라도 마음에 즐거워하는 것이 선에 있지 않으면 또한 거짓이 되기 쉽다는 의미로, 이는 마음이란 오래 지나면 변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한 순간의 선한 동기가 아니라 그 복덕성(福德性)을 갖췄는지를 살핀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자는 사람을 볼 때 이 세 가지를 살펴보면, 결국 그 사람에 대해서 알 수 있으므로 가히 속이거나 숨길 수 없음을 거듭 말하여 밝히고 있다.


『대학』의 성의(誠意)장에는 '誠於中(성어중) 形於外(형어외)'라는 구절이 있다. 마음 가운데 정성스러움은 결국 밖으로 드러난다는 말이다. 그것이 선을 향한 즐거움으로 정성을 다했다면[福德性] 부지불식간에 선으로 드러나겠지만, 만약 악을 향한 즐거움으로 정성을 다했다면[罪性] 결국 악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 만고불변의 인과이다. 이 『대학』의 구절을 보다 자상히 이해할 수 있는 대종사의 법문일화가 있다.


대종사 여러 제자에게 “사람이 마음 가운데 은밀히 악한 마음을 품으며 또는 은밀한 가운데 죄를 지어 놓고도, 천지 만물을 대면하기가 스스로 부끄러운 마음이 없지 아니하니, 그것이 어떠한 이유 때문인가?”한 제자의 대답을 듣고 대종사는 다음과 같이 부연하여 답한다. “자네의 말이 그럴듯하나, 내 한말 더하여 주리라. 가령, 악한 일을 하는 사람이 저 혼자 마음으로 가만히 결정한 일을 누가 알리요 하지마는 제 마음에 이미 결정한 때에는 곧 세상에 베풀어 쓸 것이요, 세상에 베풀어 쓰면 곧 세상이 알게 되므로 비록 은밀한 죄과라도 부끄러운 생각이 나는 것이니, 그러므로 사람의 가만히 한 일을 알고자 할진대 그 일에 나타남을 볼 것이어늘 사람들은 공연히 다른 사람의 비밀을 미리 알고자 하나니라.”


공자와 대종사는 결국 '마음 지닌 대로 행하고, 행한 대로 거둔다.'는 인과의 이치를 우리들에게 전해주려고 했던것이 아닐까! 여기에서 우리는 마음공부에 대한 철저한 자각이 살아나야 한다. 내 마음속에 무엇을 지니고 있는지가 결국 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대종사는 “내가 알고는 죄를 짓지 아니하려고 공을 들인지 이미 오래이다.”라고 말씀한 적이 있다.


이 말씀이 그저 가볍게 들린다면 그 인생 또한 가벼울 수밖에 없으리라. 그렇다고 인과의 이치를 두려워만 하는것은 또한 인과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것이다. 인과가 있기에 우리에게는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꿈을 꿀 수 있다. 이제는 너도 나도 본래 부처이고 성인임을 확인하는 새 시대의 새 미투운동이 일어나길 바래본다.


“Me, too. 나 역시 부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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