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상’의 2분법과 3분법
상태바
‘일원상’의 2분법과 3분법
  • 관리자
  • 승인 2018.05.18 1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길튼교무의 정전산책 (116) ㅣ 방길튼 교무(나주교당)

방길튼교무님.jpg

진리를 설명하는 방법으로 2분법과 3분법이 있습니다. 2분법은 체와 용 또는 진공과 묘유의 설명방식이라면 3분법은 체·상·용 또는 진공·묘유·조화의 설명방식입니다.


2분법의 설명은 「교리도」의 진공묘유의 수행문과 「무시선법」의 진공으로 체를 삼고 묘유로 용을 삼는 방식입니다.


「일원상의 진리」도 2분 또는 3분할 수 있습니다. 즉 “일원은 우주만유의 본원이며, 제불제성의 심인이며, 일체중생의 본성”이라는 포괄적 전제아래, “대소유무에 분별이 없는 자리며 ~ 언어명상이 돈공한 자리로서”를 체로, “공적영지의 광명을 따라 ~ 은현자재하는 것”까지를 용으로 2분하기도 하고, 또는 “대소유무에 분별이 없는 자리 ~ 언어명상이 돈공한 자리로서”까지는 진공의체로, “공적영지의 광명을 따라 ~ 시방삼계가 장중에 한 구슬같이 드러나고”까지는 묘유의 상으로, “진공묘유의 조화는 ~ 은현자재하는 것”까지는 묘유의 조화(묘용)로 3분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러한 분류는 한 자리를 여러 차원에서 바라본 입체적 관점입니다. 바라본 시각이 다를 뿐 존재 자체가 다른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진공·묘유로 2분하든, 진공·광명·조화로 3분하든 아니면 불생불멸과 인과보응으로 대별 하든 모든 구분의 단락 단락은 독립된 일단락이 아니라 각각의 단락이 주체가 되어서 나머지 단락을 머금는 하나입니다. 서로 떨어져 있지도 않지만 섞이지도 않는 자리입니다. 각 단락들이 호상침투하고 있으며 원융무애한 하나입니다.


# 삼분법으로 보는 일원상 서원문
『대승기신론』에서 심진여문(心眞如門)과 심생사문(心生死門)을 설명하는데 있어 '여래장'을 어디에 배속할 것인가에 따라 2분이 되기도 3분이 되기도 합니다.


법장은 여래장을 심진여문 자체로 본다면, 원효는 여래장을 심진여문 자체가 아니라 심생멸문에 갊아 있는 진여로 봅니다. 여래장은 무명에 가려진 생멸문 상의 진여라는 것입니다. 심진여문 자체와 심생멸문 상의 진여는 층위를 달리합니다. 심생멸문은 생멸 현상만이 아니고, 불생불멸의 본각을 포함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입니다.


원효는 불생불멸한 일심자체의 심진여문, 심생멸문에 갊아 있는 본각(本覺), 무명에 따른 생멸상으로 3분하여 설명하는 것입니다. 심생멸문에 생멸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멸문 안에도 일심의 체인 본각이 갊아 있다는 것입니다.


이 3분법을「일원상 서원문」의 내역에 대입해 보면, '일원은 언어도단의 입정처이요 유무초월의 생사문인 바'는 진여문 자체라면, '천지·부모·동포·법률의 본원이요 제불·조사·범부·중생의 성품'은 생멸문 안에 갊아 있는 일심인 여래장으로, 진여 자체인 본원과 성품을 내포한 천지·부모·동포·법률이며 제불·조사·범부·중생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진여문이 생멸문에서 '능이성 유상하고 능이성 무상하다'는 것입니다. 유상으로 보면 '상주불멸로 여여자연하여 무량세계를 전개한다'는 것으로, 이는 생멸문에도 진여가 갊아 있는 여래장이 있다는 것이며, '무상으로 보면 우주의 성주괴공과 만물은 생로병사로와 사생의 심신작용을 따라 육도로 변화를 시켜 혹은 진급으로 혹은 강급으로 혹은 은생어해로 혹은 해생어은으로 이와 같이 무량세계를 전개한다'는 것은 진여가 무명에 따라 생멸상으로 전개되기도 하고 진여를 회복하여 지혜와 보은으로 전개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일원의 진여법신이 생멸현상에서 무명에 오염되어 생멸상으로 전개되기도 하고 여래장을 회복하여 청정 진여로 전개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언어도단의 입정처이요 유무초월의 생사문인 바'와 '유상으로 보면 상주불멸로 여여자연하여 무량세계를 전개하였고'는 내용상 대차가 없는 한 자리입니다. 앞내용은 불생불멸한 진여의 절대계라면, 뒷내용은 생멸하는 상대계에 갊아 있는 불생불멸의 진여입니다. 앞은 진여자체라면 뒤는 여래장입니다. 어느 층위에 있느냐는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일원상 서원문」의 구조는 주렴계의 「태극도설」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며, 태극도설은 『대승기신론』의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노대훈 교무 주장) 이러한 흐름을 소태산 대종사께서 흡수하여 「일원상 서원문」의 체계에 녹여낸 것이라 추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