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존성탄절 기념 특별기고 | 미래의 불교, 여러 전통에서 찾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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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존성탄절 기념 특별기고 | 미래의 불교, 여러 전통에서 찾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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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26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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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빈 선생(티벳불교 수행자, 현대불교신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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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가 종교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는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정각을 이루시고 불교가 세상에 탄생한지 2600여년이 다되어 간다. 그간의 불교의 역사는 수많은 철학적 사유와 수행적 경험이 쌓여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남방의 상좌부, 동북아시아의 선, 히말라야권의 밀교, 지금은 사라졌지만 고대 중앙아시아의 불교는 정토라는 굵직한 흐름을 만들어 냈다.


근 2천 여 년이 넘게 불교라는 종교는 아시아에서 독보적인 사상체계로 때로는 국가와 왕권의 비호아래 정신문화의 가장 뿌리가 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이를 두고 어느 학자는 “불교가 정복하였다”라고 까지 표현하였다.


그러나 근현대에 들어 새로운 종교전통들이 아시아에 들어오면서 불교의 위상이 예전만 못해지고, 새로운 학문적 해석법은 불교의 가르침에 대한 해석을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게 해준다. 이러한 현상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당장 불교라는 종교가 타종교들에 비해 열세가 되었다는 점과, 당장 젊은 층에 종교에 무관심하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


전자에 있어서는 어려웠던 사회 변화기에 그리스도교가 사회운동에 앞장서면서 '이웃과 함께'라는 종교의 핵심적인 가치를 가장 명확하게 보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과연 이때에 불교는 무엇을 하였는가? 라는 질문에서 당장에 떠오르는 불교계의 활동이 미비하다는 점에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다음으로 젊은 층에 종교에 무관심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서구식의 근현대 교육을 받은 세대들로서는 딱히 특정 공동체에 속해야하는 필요를 느끼지 않으며, 더욱이 종교라고 하는 사상체계는 접근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당장에 모태신앙 혹은 자라온 환경이 종교적으로 신실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종교'라고 하는 것은 역사책속에 등장하는 '문화사상'의 한 부분일 뿐이다. 그러다 보니 더욱 오래되었다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서구에서는 이러한 프레임이 그리스도교에, 동양에서는 불교에 적용되면서 종교에 대한 젊은 층의 신앙을 보는것이 어려운 일이 되었다.


근래 한국불교의 현황을 볼 때 젊은 불자로서 그 미래가 그리 희망차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당장 2, 30대 가운데 스스로를 불자라고 밝히는 이들이 드물다는 점에서 과연 '불교가 종교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는가?'라는 데에서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최근 불교계에 감추어져있던 여러 문제들이 폭로되거나, 불교계 내부의 여러 갈등과 투쟁은 불교의 사회적 위상을 재고하게 한다.


먼저 일반적으로 대중적으로 유명하다고 하는 불교계 인물을 들어보자. 법정스님, 법륜스님, 혜민스님과 같은 출가자를 예로 들었을 때, 이 글을 읽는 많은 독자들은 '아, 사회적으로 유명한 분들이지'라고 인식 할 것이다. 과연 그럴까?


당장 법정스님이 입적하신지 10년이 다 되어 간다. 그사이에 지금의 청소년은 과연 법정스님을 아는가? 라고 하였을 때 끽해야 '무소유?'라는 물음표를 단 답변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법륜스님에 대해서는 '광고는 여기저기서 봤는데, 뭐하는 분이에요?'라는 질문을 역으로 받는다. 혜민스님은 수행자보다는 '힐링멘토'의 이미지다. 시쳇말로 위로되는 말을 잘해주는 상담자인 것이다. 이렇듯 '사회적으로 유명한'이라는 수식어에서 그 사회는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 대중사회일까? 아니면 불교라는 신앙을 가진 사회일까?


대중적으로 노출이 많이 되고, 화제에 오르면 사회적으로 유명하다고 말 할 수 있다. 또한 이것을 현대 포교의 중요한 방법으로 말하곤 한다. 필자역시 대중사회와 그 문화속에 불교를 녹여 내야 한다는 것은 백분 동감하는 바이다. 그러나 불교 자체에서 방향성을 세우지 않고 그저 대중으로 뛰어든다면 그것은 단지 대중문화의 흉내에 불과할 것이다. 그렇다면 불교의 미래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필자의 좁은 소견에서 서로 다른 불교 전통과 타 종교의 모습을 각각 취하여 정제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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